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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다운사이징과 우수한 연비는 자동차 산업의 도도한 흐름이다. 이를 무시하고선 명함 내밀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볼보가 S60 D2의 명함을 새로 팠다. 크기가 작은 1.6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했고, 고속도로연비가 무려 20.2km/L다. 다운사이징과 우수한 연비 공식을 충실히 따르는 차다. 볼보가 새로 선보인 S60 D2를 시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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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60은 볼보 라인업에서 가장 스포츠성이 강한 차다. 볼보는 S60을 지칭할 때 다이내믹 스포츠 세단이란 말을 빠짐없이 넣고 있다. 스포츠세단인데 1.6리터급 D2 엔진이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지난해 출시한 V40에 D2 엔진 조합은 쉽게 수긍할 수 있었다. 차체가 작고 비교적 가벼운 모델이어서 작은 엔진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체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볼보가 자랑하는 다이내믹 스포츠 세단 S60과 V60, 심지어 기함인 S80에까지 1.6리터 D2엔진을 올렸다. 둘 중 하나다. 회사가 미쳤거나 엔진이 미쳤거나.

S60은 볼보 라인업에서 중심에 위치하는 만큼 스포티함과 품위를 동시에 갖춘 디자인이다. 늑대의 눈빛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헤드램프는 볼보 라인업중 가장 강한 앞모습의 시작점이다. 그릴의 상단이 수평으로 길어 졌는데, 헤드램프와 어우러져 당당함과 강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그릴의 상단 수평라인은 뉴 제네시스의 그것과 흡사한 느낌도 든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멋진 디자인 요소다. 보닛에는 6개의 수직선이 그릴에서 앞 유리 양쪽으로 그어져 있는데, 차가 서있을 때도 달리며 바람을 가르는듯한 착시현상을 일으켜 다이내믹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매우 매력적인 디자인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릴 중앙에는 어김없이 볼보마크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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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디자인요소들이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정면과 전측면이 매우 멋있다. 볼보는 일반적으로 뒷모습이 매력적인데 이 차는 앞모습이 멋있다. 측면과 후면은 멋진 앞모습에 비해 조금은 아쉽다. 앞모습은 사진으로 볼 때 더 멋져 보이고, 뒷모습은 실제로 볼 때 더 멋져 보인다. 앞모습은 매우 포토제닉 하고 뒷모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실내 디자인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그 자체다. 단정함과 세련된 고급감을 느낄 수 있다. 크롬재질의 센터페시아가 가장 눈에 띠며, 역시나 그 뒤로 공간을 갖추었다. 도어 안쪽에 디귿자 모양의 크롬장식이 세련미를 더한다.
터치 조작 가능한 다기능 중앙모니터는 ‘센서스 시스템’으로, 주행 외의 거의 모든 정보를 표시하며, CD/DVD, FM/AM, iPod/iPhone, USB, 내비게이션 등 모든 미디어를 통합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고 핸들에 스크롤로도 조작할 수 있다. 지니맵을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은 사용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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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계기판은 엘레강스, 에코, 퍼포먼스 세 가지 모드로 변경이 가능한데, 계기판 모드를 변경하면 운전하는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 엘레강스는 전형적인 아날로그 계기판 느낌이고, 에코는 미래적인 느낌이 나는 연한 옥색바탕에 에코가이드가 표시된다, 퍼포먼스는 둥근 계기판 가장자리로 개기일식처럼 붉게 표시되며 그 위로 RPM바늘이 움직이고 둥근 계기판 중심에 속도표시가 숫자로 크게 표시된다. 파워 게이지도 함께 표시되는데 다이내믹한 느낌을 한껏 느낄 수 있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질주 본능을 자극하여 스포츠 주행을 하게 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모드만 바뀔 뿐 차의 성격 변화는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천연가죽소재의 시트는 푹신하고 소파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허리를 잘 지지해줘서 장시간 주행에도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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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직렬4기통 1,560cc 터보디젤 115마력 27.5kg/m의 최대토크가 1,750-2,500rpm에서 나온다. 1.6디젤엔진이 장착된 수입차 중엔 가장 높은 출력이라고 한다. 변속기는 6단 자동 듀얼클러치다. 핸들에 패들시프트를 달았고 변속반응이 빠르다.

예상보다 잘 나간다. 엔진 힘이 남는 건 아니지만 6단변속기가 역할을 잘해줘서 의외로 부족함이 없는 가속력을 보여준다. 0-100은 12.3초. 고속도로 본선으로 진입을 위해 가속하거나 추월 가속할 때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느껴 지지 않고, 패들시프트를 활용해 추월 가속시 왼손의 패들시프트를 두 번 당겨 6단에서 4단으로 변속하면 변속반응도 빨라 다이내믹한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 그것이 귀찮으면 그냥 밟아줘도 괜찮다. 배기량을 감안할 때 놀라운 주행능력이다. 스포츠 주행을 위해 변속기를 왼쪽으로 옮겨 D모드에서 S모드로 변경하면 RPM이 500 상승한다. 승차감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다. 모든 속도에서 휘청거림 없이 올바른 자세를 잘 잡아준다. 고속주행 안정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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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소음과 진동 차단이 잘 된다. 스탑 엔 고 기능이 있어 차가 정차 중에는 시동이 꺼진다. 정적 그 자체다. 옆의 대형트럭의 엔진음도 잘 들리지 않는다. 외부 소음차단은 차급을 넘어선다. 고요함을 느낀다. 아쉬운 것은 너무 빠른 스탑기능인데, 연비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설정해서 그런지, 신호대기하려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멈춤과 동시에 시동이 꺼지다 보니, 정지할 때 차가 울컥 거린다.
타이어는 미쉐린 프리머시 3, 고급 세단용으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매우 만족스러운 성능으로 잘 알려진 제품이다. 초고속주행보다는 일반적인 중장거리 주행에 적합하다. 고급스러운 승차감에 최적화된 제품, 저 소음과 핸들링성능이 우수하다. 젖은 노면 코너링을 강화한 제품으로 시속 90km/h로 달릴 때 경쟁제품보다 3km/h속도 증가가 가능한 제품이다. 대형 세단에 OEM으로 납품된다. 사이즈는 215/50R 17로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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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운 점은 연비다. 80km정속주행시 1,300rpm이고, 100km일 때 1700rpm , 120km일 때 2000rpm이다. 각각의 속도에서 엔진의 회전수가 매우 낮다. 그런데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름을 적게 소비한다. 정차 시엔 스탑 엔 고 기능으로 시동도 꺼져 기름을 아끼고 출발 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린다. 기름을 가득 넣고 시승 이틀째인데 유량계가 한 칸도 줄지 않았다.
발표된 복합연비는 17.2km/l인데, 이틀 동안 시내 간선도로를 주행 후 연비가17.9km/l 다. 유량게이지는 눈금이 8개가 있는데 이틀 주행하고 한 칸이 줄어든 상태에서 주행가능 거리는 925km에 달한다. 이때부터 고속도로를 주행했는데, 연비 주행을 하다 보니 주행가능 거리가 점점 늘어 1000km를 넘겼다. 이때도 유량게이지는 한 칸 줄어든 상태 그대로다. 기름이 잘 줄지 않는다. 탈수록 돈 버는 기분이다.

주행에 도움을 주는 기능으로 코너링을 좋게 하는 코너 트랙션 컨트롤(CTC)과 고속주행 시 후미의 흔들림을 방지하는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트랙션 컨트롤(DSTC)이 장착되었다.
안전시스템으로는 시티세이프티2, 핸들 돌리는 양방향으로 헤드램프가 15도 회전하는 액티브 밴딩 라이트, 어두운 골목길 진입 시 도움을 주는 LED코너링 라이트, 경추보호 시스템, 커튼과 사이드에어백이 차량 바디와 함께 측면충격을 흡수하는 측면보호 시스템 등 볼보차 답게 최고수준의 첨단 안전장비가 기본적용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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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스템도 주목할 만한데, 차량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여 일산화탄소, 이산화 질소와 같은 유해 물질이 차량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IAQS)’과 리모컨 키의 문 열림 버튼을 누르면 1분안에 내부의 공기를 외부로 자동 배출시키는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CZIP)가 적용되었다. 볼보차는 지난해 6월 스웨덴 천식 알레르기 협회로 부터 건강한 환경을 구현한 차로 선정되었으며, 협회는 이 클린존 인테리어 패키지 적용을 추천 하고 있다. 호흡기가 약한 자녀들 둔 집에서는 관심 가질만 하다.

볼보 S60 D2 는 편하고, 충분히 만족스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준다. 훌륭한 연비를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 가격은 4180만원이다.

시승/ 사진=박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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