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기본’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두 개의 모델, 제네시스와 쏘나타를 통해서다.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현대차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다. 지금까지의 역사가 쏘나타라면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미래다. 현대차 라인업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 차종을 발표하면서 ‘기본’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세계 5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화려하게 발돋움한 지금, 기본을 돌아보며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이다.
멋진 디자인, 잘 달리는 성능, 그리고 승객을 지켜주는 안전성. 현대차는 이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한다. 바로 자동차의 본질, 즉 기본을 이루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7세대 신형 쏘나타의 디자인은 가장 절제된 모습이다. 화려하고 의욕이 넘치는 6세대 디자인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직선을 적절히 사용하면서도 절도 있는 모습에서 6세대의 화려함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자신감을 바탕으로한 절제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에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 것. 단정하면서도 힘 있는 디자인은 쏘나타에 앞서 제네시스에서 선보인 바 있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2.0 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간결한 선처리, 현대차 패밀리룩으로 자리한 헥사고날 그릴 과장되지 않은 견고한 라인 등으로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힘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주행성능이야말로 기본이 중요한 부분이다. 현대차는 저중속에 중점을 둔 엔진으로 승부를 걸었다. ‘신형 쏘나타’는 가솔린 엔진인 ▲누우 2.0 CVVL과 ▲세타Ⅱ 2.4 GDi, LPG 엔진인 ▲누우 2.0 LPi 등 총 3개의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며 엔진 성능의 개선을 통해 ‘저중속 중심의 주행성능 최적화’를 이뤄냈다.
실제 주행상황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저중속의 실용영역에서 높은 힘이 발휘되도록 함으로써 가속 응답성을 향상시키고 체감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형 쏘나타’는 배기 캠샤프트 구조 개선, 흡기 포트의 성능 강화 등을 통해 1,500rpm에서의 저속 토크가 누우 2.0 CVVL 엔진과 누우 2.0 LPi 엔진 모두 기존 모델 대비 각각 1.9% 향상됐다.
‘신형 쏘나타’에 탑재된 누우 2.0 CVVL 엔진은 최고출력 168마력(ps), 최대토크 20.5kg·m의 동력성능과 12.1km/ℓ의 연비효율을 확보했다. (자동변속기, 16/17인치 타이어 기준)
12.1km/ℓ의 연비는 기존 모델보다 1.7% 향상된 것. 차량 중량이 증가(1,415kg→1,460kg)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더 커버 확대 적용을 통한 차체 하부 공력 개선 ▲저마찰 오일씰 ▲가변 오일펌프 등 다양한 연비 개선 기술을 적용해 연비를 소폭 향상시켰다.
아울러 고배기량 선호 고객에 대한 대응 목적으로 새롭게 탑재한 세타Ⅱ 2.4 GDi 엔진은 최고출력 193마력(ps), 최대토크 25.2kg·m, 연비 11.5km/ℓ의 성능을 갖췄으며, 누우 2.0 LPi 엔진은 최고출력 151마력(ps), 최대토크 19.8kg·m의 동력성능에 기존 대비 3.2% 증가한 9.6km/ℓ의 연비로 우수한 경제성을 달성했다.
신형 쏘나타는 부서지는 모습을 먼저 보여줬다. 신형 쏘나타를 언론에 사전 공개하는 자리에서 콘크리트벽에 차를 부딪히는 충돌 테스트를 연출한 것. 정식 발표를 앞둔 차가 무대 위에서 제대로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전에 충돌 테스트로 망가지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의 가장 기본인 ‘안전’을 보여주고 싶었던 현대차는 금기를 깨고 쏘나타의 망가진 모습을 먼저 보여줬다.
시속 64km로 스몰오버랩 충돌 테스트를 거친 쏘나타는 실내를 거의 완벽하게 보호했다. 엔진룸은 완전히 찌그러지고 차축도 뒤로 밀렸지만 사람이 타고 있는 실내, 즉 캐빈룸은 완벽하게 형상을 유지하며 탑승객을 보호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본 중의 기본, 안전에 충실한 차임을 실제로 증명해 보인 것이다.
자동차의 기본중 최고 덕목은 안전이다. ‘신형 쏘나타’는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차체 구조를 전반적으로 개선해 충돌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7에어백 시스템 등 첨단 안전사양의 적용으로 차량의 전반적인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먼저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AHSS: Advanced High Strength Steel / 인장강도 60kg/㎟급 이상)을 기존 모델 대비 대폭 확대 적용해 차체 강성을 강화, 차량의 안전성과 주행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신형 쏘나타’에는 기존 모델의 21% 대비 2.4배 향상된 51%의 초고장력 강판이 적용됐으며, 특히 대부분의 초고장력 강판이 승객의 탑승부 보호를 위한 부품에 사용돼 전방위적인 충돌 안전성을 달성했다. 차체 구조간 결합력 강화를 위한 구조용 접착제를 기존 11m 대비 10배 넘게 확대된 119m를 적용했으며, 차체 주요 부위에 듀얼 멤버형 보강 구조를 적용해 차체 연결부의 강성을 크게 높였다. 이외에도 핫 스탬핑 2중 보강 구조가 적용된 B-필라 등 핫 스탬핑 공법이 적용된 부품 수를 기존 5개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6개로 늘려 차량 충돌시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탄탄한 차체를 만들어냈다. 핫 스탬핑(Hot Stamping) 공법은 900℃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한 소재를 프레스 성형과 동시에 급속 냉각시켜 성형 전에 비해 강도가 3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인장강도 150kg급 이상)을 제조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신형 쏘나타’는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과 굽힘 등에 대한 강성이 각각 41%, 35%로 크게 향상됐다. 비틀림강성은 자동차의 주행성능, 코너링, 고속주행안정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 즉 비틀림강성이 좋으면 여러 주행상황에서 훨씬 더 안정적인 자세를 확보할 수 있어 승차감과 성능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형 쏘나타’는 운전자의 하체를 보호하는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7에어백(운전석, 동승석, 운전석 무릎, 운전석/동승석 사이드 및 전복 대응 커튼) 시스템을 기본 적용해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