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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톤 거구의 호쾌한 질주, 닛산 패스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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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코리아가 라인업에 새 SUV를 추가했다. 패스파인더다. 로그와 무라노로 구성된  단촐한 SUV 라인업에 지난해  소형 쥬크와 올해 대형 패스파인더가 추가되면서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패스파인더는 닛산의 대표적인 SUV중 하나로 한국 시장 출시가 늦은 감이 있다. 닛산이 2014년에 선보이는 첫모델로 등장한 패스파인더를 시승했다.

패스파인더는 닛산이 1986년 미국 시장을 위해 개발한 모델이다. 일본의 닛산 브랜드로 만들어졌지만 일본보다는 미국 소비자들이 타깃이다. 차의 성격을 짐작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강인한 모습은 아니다. 거친 길을 돌파는 정통 SUV의 얼굴이라기보다 도시에 순화된 세련된 모습이다. 강렬한 첫인상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친해지는 부드럽고 세련된 디자인을 택했다. 패스파인더만 그런 건 아니다. 거의 모든 SUV들이 보이는 비슷한 흐름, 트렌드다. 앞모습은 우직하고 옆모습은 볼수록 날렵하다. 전체적으론 세련미가 느껴진다.
SUV의 기본적인 비례를 갖춘 모습이다.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중앙에 크게 자리 잡은 닛산 브랜드 마크, 양쪽에 넓게 자리한 헤드램프가 우직한 느낌으로, 정통 사륜 SUV의 느낌을 준다.
차의 크기는 5,010×1,960×1,770mm로 차체 길이가 BMW X5와 포르쉐 카이엔보다 길다. 차체가 길어 덩치에 비해 옆모습은 날렵해 보인다.

차 안을 살펴보니, 센터페시아의 버튼과 노브들이 인피니티의 그것과 같다. 실내의 부품들은 닛산의 고급브랜드 인피니티와 많은 부분을 공유했다. 부분적으로 우드그레인을 적용했고, 가족용 SUV로서 필요한 만큼의 고급스러움은 갖췄다. 실내는 넓고, 1, 2, 3열 모두 앞뒤 간격에 여유가 있다. 다만 3열의 경우 아래쪽으로 시트와 바닥의 간격이 좁아 오래 앉기에는 불편함이 있다.

패스파인더 인테리어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3열 승하차 시 2열의 움직임이다. 2열 등받이 측면의 레버를 위로 올리고 시트를 앞으로 밀면 방석부분이 위로 올라와 등받이와 밀착되며 1열 쪽으로 바짝 붙는다.
3열 쪽으로 타고 내리거나 큰 짐을 실을 때 무척 편하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덕분이다. 실내 공간은 매우 넓고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바닥이 평평해져 다리를 쭉 펴고 누워도 될 정도다. 아웃도어 라이프를 편하게 즐기기 위해, 뒤쪽 범퍼 아래 견인장치 연결부분과 뒤쪽 트레일러 등화장치 전원 연결 단자도 마련해 놓았다.

7인승의 넉넉한 공간, 배기량 3.5리터의 V6가솔린 엔진이 장착되어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낸다. 승차감은 부드럽고 가속력은 호쾌하다. 가솔린 SUV이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프레임바디와 모노코크 바디의 장점을 살린 유니바디 플랫폼을 쓴 패스파인더는 기존대비 227kg을 감량하는데 성공했다. 이 유니바디는 닛산 무라노와 인피니티 JX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플랫폼이다. 같은 플랫폼을 쓰는 무라노와 견줘보면 패스파인더는 아웃도어 성격이 강한 패밀리 SUV로 포지셔닝했다.

엔진은 3.5리터 V6 DOHC VQ35DE 엔진이다. 263마력, 토크 33.2kg.m 엔진에 변속기는 무단변속기(X-tronic CVT)를 장착했다.
중형세단 알티마와 바로 아래급 SUV 무라노에도 같이 쓰는 조합이다. 닛산이 자랑하는 엔진과 변속기는 그 명성만큼이나 탁월하다. 차는 부드럽게 움직이고 넘치는 파워에 힘입어 가속은 어떤 속도에서도 원하는 만큼 이뤄진다. 충분한 가속감을 보이면서도 가속페달에는 여유가 있다. 엔진은 부드럽고 조용했다.

정차시엔 시동이 꺼지는 줄 착각할 정도로 조용했다. 가솔린 엔진의 장점이 극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디젤 엔진보다 차가 훨씬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변속기도 힘의 손실을 느낄 수 없이 만족스럽게 가속된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가속을 유지하면 부드럽게 속도가 높아지는 무단변속기의 특성이 나타난다.
엔진회전은 6500rpm까지 올라가서 머무르고, 변속단의 변동 없이 속도 상승만 이루어 진다. 무거운 차체를 거칠게 몰아붙여도 주행 안정감은 흐트러짐이 없다. 고속주행중 차선변경도 불안하지 않고 핸들의 유격도 승용차와 비슷한 느낌이다. 높은 차체임에도 고속주행 안정감은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운전자가 느끼는 불안감이 덜했다.

공차중량 2,060kg의 무거운 몸을 브레이크가 잘 제어한다. 운전자의 의도에 맞게 제동되는 반응이 믿음직스럽다. 변속기에 수동기능은 없다. 의외다. 오직 D와 L모드 두 가지 뿐이다. 응답하라 1994 시절에나 어울릴 변속레버다. 수동 변속 기능이 없어 처음엔 허전했으나, 가속페달로만 신경 써서 운전하니 더 편하다는 생각도 든다. 적응하기 나름이다.

패스파인더는 주행모드를 2륜구동, 4륜구동, 4륜 LOCK 등 3가지로 바꿀 수 있다. 2륜은 앞바퀴 굴림이고, 4륜 LOCK은 험로 주행이다. 4륜이 특징적인데, 상태에 따른 구동력을 차량이 알아서 배분해주고, 그 상태를 실시간으로 계기판에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차를 빠르게 출발시키면 계기판에 후륜구동력 그래프가 올라가고 어느 정도 탄력이 붙으면 앞바퀴의 구동력만 그래프에 남는다. 재미도 있고 주행상태를 알 수 있어 편리하다.

도심에서의 체증, 교외에서의 고속주행을 하며 시승을 하는 동안 연비는 7.5km/l로 나왔다. 메이커에서 발표한 복합연비는 8.9km/L다. 연비에 신경을 쓰고 운전을 하면 메이커 발표연비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디젤에 비해 떨어지는 연비, 비싼 연료비는 가솔린 엔진의 약점. 하지만 힘 좋은 가솔린 엔진이 주는 탄력적인 주행, 조용한 실내가 빚어내는 고급스러움은 디젤엔진 차에서는 느끼기 힘든 가솔린 차의 매력이다. 인테리어를 고급으로 꾸며서 느끼는 고급감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

패스파인더의 매력은 하나 더 있다. 동급 경쟁차종에 비해 저렴한 5,290만원이란 가격이다. 이 정도 차 값이면 기름값은 감당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닛산코리아의 길잡이로 패스파인더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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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사진 박창완

pcw2170@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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