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부대를 아시나요.

012부대는 자동차 영업사원 중 월 판매 실적이 전혀 없거나 한 두 대에 불과한 이들을 부르는 말이다.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은 없지만 “영업소당 한 두 명씩은 꼭 있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자동차 업계 전체로 볼 때 어림잡아 적어도 1,000명 전후가 012부대원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매달 실적을 마감하는 말일이 다가오면 자동차 영업 현장에서는 치열한 판매전과 함께 신경전이 벌어진다. 단 한 대라도 더 판매하려는 영업사원들 중에는 단 한 대만이라도 판매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판매대수 0을 기록한 사원이 나오면, 해당 사원은 물론 영업점도 본사와 지역본부에서 질책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선 영업점에서는 많이 파는 직원의 실적에서 1대를 떼어내 012부대원에게 ‘꽂아주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물론 나중에 실적이 좋을 때 되갚아야 하는 조건이다. 가끔은 ‘꽂아주기’를 거부하는 경우도 생긴다. “내 실적인데 왜 남에게 줘야하는가”며 반발하는 것. 관리자들도 어쩔 수 없는 경우다.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은 본인들의 마음고생과 별도로 회사 측의 따가운 질책과 관리를 받는다. 점소장 면담, 경고, 교육 등을 받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고의 위험에 처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강력한 노조가 버티고 있는 경우 판매부진을 이유로 해고까지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 한 대도 판매하지 못하는 이에게도 기본급과 일비는 지급된다.

경력 3년차 미만인 경우는 012부대를 성공적으로 탈출할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판매가 부진해도 본인이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순간부터 판매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3년차 이상이면서도 제대로 판매하지 못하는 영업사원들.

업계에서는 “3년차 실적이 계속 간다”는 말이 있다. 영업을 시작해서 3년차에 이르면 판매 스타일도 자리를 잡고 다시 찾아오는 고객들이 생기면서 선순환 되기 시작한다는 것. 3년이 넘어도 012부대원 신세를 면치 못한다면 영업사원으로 가망이 없다는 얘기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