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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 등장으로 車 통계 뒤죽박죽 어쩌나.


르노삼성차가 스페인에서 만든 QM3를 들여와 팔면서 국내 자동차 판매 통계가 심하게 왜곡될 위험에 처했다. 해외에 만들어 국내로 들여온 수입차지만 판매실적은 르노삼성차로 집계돼 국산차 통계에 편입돼서다. 이렇게 되면 수입차가 국산차로 둔갑해 국산차 판매량이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착시효과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당장 12월 판매 실적 집계부터 문제다. 르노삼성측은 7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는 QM3 사전 계약분 1,000대가 12월 중에 모두 소비자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실적은 국산차 메이커인 르노삼성차의 판매실적에 포함된다. 수입차 1,000대가 팔렸지만 국산차가 팔린 것으로 집계되는 것이다. 
 
르노삼성차는 연간 1만대~1만5,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국산차 판매량의 1%, 연간 수입차 판매량의 10% 정도가 된다. QM3가 국산차로 통계에 반영되면 국산차 판매량이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지는 착시효과를 피할 수 없다. 시장 점유율 계산도 복잡해진다. 당장 통계를 접할 때 QM3가 포함된 통계인지 아닌지, 이를 넣고 봐야할지, 빼고 계산해야할지 혼란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수입차 판매량에 편입시키는 게 맞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현재 수입차 판매량은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서 집계해 발표한다. 수입차협회 회원사가 아니면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금까지는 수입차협회 회원사가 아닌 업체들의 판매량이 많지 않아 통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연간 1만대 전후의 물량이라면 문제가 간단치 않다. 산업의 가장 기본적인 정보에 심각한 왜곡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동차 통계 시스템을 손봐야 하는 이유다. 
현재 자동차 판매 통계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두 곳에서 집계해 발표한다. 국산차는 KAMA가, 수입차는 KAIDA가 담당한다. 판매량을 집계하는 기준도 다르다. 국산차는 각사가 자체 발표하는 그달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다. 수입차는 자동차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판매량을 집계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이제 시장이 변했다. 국산차 메이커가 차를 대량 수입해 국내에 파는 상황이다. 길게 보면 현대기아차가 해외 생산차를 역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자동차 판매통계 시스템도 이에 걸맞게 변해야 한다. 통계는 가장 기초적인 정보다. 정확하게 집계해야 한다. 수입차는 수입차로, 국내에서 생산된 국산차는 국산차로 제대로 분류해 통계에 반영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자동차 생산도 이제 곧 문제가 불거진다. 르노삼성차가 닛산과 미쓰비시의 자동차를 위탁생산하게 되면 통계상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문제다. 국내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하는 이 물량을 르노삼성이 생산했다고 국산차 생산량에 포함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선은 KAMA와 KAIDA가 함께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기준으로 같은 기간에 생산되고 팔린(혹은 등록된) 차를 함께 집계하고 이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사람이 쉽고 편하게 시장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변하는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통계를 어떻게 만들어 제공할지 정부와 관련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QM3는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이미 늦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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