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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독일 본사와 싸우겠다”

“폭스바겐 코리아에 대한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독일 본사와 싸우겠다”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의 말이다. 본사에서 파견된 외국인 사장의 입에서 나온 “본사와 싸우겠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9월 한국에 공식 부임해 한국생활 10주차를 지내는 그를 만났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의 오찬 형식으로 진행된 자리에서다.

그의 입에서 나온 첫 얘기는 “전기차”였다. 한국의 전기차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기자들에게 묻고, 탄소제로섬을 만들겠다는 제주도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에 부임한 이후 그가 처음 한 일은 조직개편이다. 기존 3개팀을 5개팀으로 확대하고 부서간 교류를 강화했다. 2주에 한번씩 한나절을 타부서 업무에 참여토록했다. 아니면 자기가 평소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했다. 이 시가을 이용해 차를 시승해 볼 수도 있다. 창의적인 업무환경을 만들고 부서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한 조치였다.

폭스바겐코리아 방실부장은 “놀라운 것은 불과 3개월만에 이 모든 일이 정착됐다는 사실이다” 며 그의 강한 추진력을 추켜세웠다. 이 회사의 또 다른 직원은 “모두 놀랄만큼의 무한 체력”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독일 청소년국가대표 축구선수였다는 사실은 이미 업계에 알려진 사실이다. 축구선수 출신 답게 그는 톱 플레이어보다 팀워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첫질문은 서비스 문제였다. 차 가격은 국산차와 비슷한데 수리비용은 국산차보다 서너배 비싼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지적을 겸한 질문이었다. 그는 “양적인 성장보다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가장 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수입차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위해 자동차 업계 뿐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서비스 우수사례를 벤치 마크하고 있다고 답한 뒤 삼성을 예로 들었다. “많은 분들이 삼성의 서비스를 거론하는 것을 경험했다. 삼성의 서비스 프로세스 및 장점을 보고 배우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에버랜드 동물원의 구성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견, 서킷에 대한 칭찬 동 삼성에 대한 예찬도 한동안 이어졌다.앞으로 그가 어떤 대책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서비스의 양적 확대와 질적 향상에 대해서도 그는 언급했다. “서비스 센터의 양적인 확대를 위해 기존 딜러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딜러 영입을 통한 네트워크 확대도 추진해 나갈 것”이며 “질적인 강화를 위해 기술자를 양성하고 지속적으로 훈련 시키기 위해 평택에 대규모 트레이닝 센터를 설립해 가동하고 있다. 덕분에 트레이닝 센터의 역량이 2배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그는 밝혔다.

신입 사장으로 목표는 확실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가격 대비 성능 및 총 소유비용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브랜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 규모로 봤을 때 폭스바겐 브랜드내에서 한국은 25위권 내외다. 하지만,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해 본사로부터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싸우겠다”고 그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한국에서 중고차 사업도 시작할 계획임을 밝혔다.

인터뷰는 통역을 대동해 영어로 진행됐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한국어로 말하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주말 두 시간씩 한국어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고 기회가 되면 한국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싶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한국을 제대로 알고 싶어하는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어 잘하는 외국인 CEO가 한 명 더 늘어나는 셈이다. 반가운 일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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