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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라이벌은 미니” 영리한 쏘울

“라이벌은 미니다”

기아자동차는 쏘울을 출시하면서 경쟁상대로 미니를 정조준했다.

강한 개성을 드러내는 유니크한 스타일을 갖춘 쏘울을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미니를 잡겠다는 것. 미니와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 비교 우위를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기자단 시승회에 쏘울과 미니쿠퍼를 나란히 전시해 미니와 경쟁할 것이란 의도를 분명히 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의 미니가 매달 500대 전후를 파는 상황이 기아차로서는 유쾌하지 않았던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비자가 봉”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기아차가 꼽은 쏘울의 강점은 승차감, 편의장치, 가격 등이다. 이런 점에서 쏘울이 결코 미니에 뒤지지 않는다고 기아차는 강조했다. 쏘울의 편안한 승차감은 미니를 앞서고, UVO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장비 또한 미니를 압도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2,000만원대 전후로 미니보다 훨씬 싸다며 쏘울을 치켜세웠다.

실제로 그랬다. 쏘울은 미니보다 훨씬 편안했다. 장거리 운전을 한다면 그 차이는 훨씬 극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플렉스 스티어, 다양한 기능을 갖춘 텔레매틱스 시스템 등 편의장비에서도 쏘울이 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미니를 살 사람들이 쏘울을 살까?

문제는 소비자들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다. 미니 쿠퍼야 그렇다치고, 클럽맨, 쿠페, 컨트리맨, JCW 모델들, 컨버터블 등등 다양한 보디 스타일을 갖춘 미니를 쏘울이 넘어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니의 경쟁력은 차 자체의 성능과 상품성에 더해 독특하고 유니크한 ‘문화’를 충성도 높은 고객들과 함께 만들어내는데 있다. 기아차는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다. 차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둘러싼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느냐를 봐야 한다.

사실 미니의 승차감이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왜 미니에 열광하는지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당연히 국산차인 쏘울이 수입차인 미니보다 더 많이 팔린다. 쏘울이 미니보다 더 많이 판다고 쏘울이 경쟁에서 이겼다고 할 수는 없다. 결국 미니를 살 소비자가 쏘울을 사야, 즉 신형 쏘울의 등장으로 미니의 판매가 줄어야 의미있는 승리라 할 수 있다. 과연 그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분명하고도 강력한 상대를 지목하고 경쟁을 벌이는 건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모두가 이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기아차는 영리하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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