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비가 오면 변한다. 조금 더 부드럽고 조용해진다. 내리는 비를 보며 낭만에 빠지는 사람처럼 자동차도 비를 맞으면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 심리적인 요인이 아니다. 실제로 자동차는 비 내리는 날 승차감이 더 부드러워지고 실내에서 들리는 소음도 확 줄어든다.왜 그럴까.
비가 내려 노면이 젖으면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는 물기가 끼어든다. 평소에 거친 노면도 비가 내리면 매끄러워진다. 도로 표면의 거친 틈새 사이로 물기가 스며들어 거친 노면을 평평하게 해주는 효과가 생긴다. 이 때문에 같은 길이라고해도 평소에 마른 길과 비가 와서 젖은 길은 승차감에 차이가 생긴다. 젖은 노면에서 조금 더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는 것.
NVH 역시 마찬가지. 소음과 진동 잡음을 말하는 NVH 역시 마찬가지다. 비내린 젖은 길에서 자동차는 잡소리가 확 줄어들고 진동도 미세하게 줄어든다. 역시 노면에 남아있는 물기 덕분이다.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스며든 물기가 노면의 잡소리들을 없애준다. 같은 이유로 차의 진동도 줄어든다.
물론 노면에서 튀는 물이 차체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이는 평소 마른 노면에서 들리는 자잘한 소리들보다 부드럽다.
이때문에 비가 내리는 날에 신차 로드 테스트를 하면 승차감이 조금 더 좋게 평가된다. 자동차의 서스펜션을 만드는 만도의 조기행 R&D 담당 상무는 “비가 오면 차의 특성이 조금 더 부드럽게 변한다”고 설명하고 “이 때문에 비오는 날에는 승차감 테스트를 하면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힘들어 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