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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모드에서 발기하는 렉서스 IS

렉서스 IS가 풀모델 체인지를 거쳐 한국 상륙을 알렸다. 3세대 모델이다. 지난 4월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소개됐고 6월 26일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풀체인지 모델이지만 판매가격은 10만원 더 낮아졌다. 신차출시는 가격인상이라는 공식을 보기 좋게 깨버렸다. 엔화 약세에 힘입은 조치다. 단돈 10만원이지만 가격을 내림으로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토요타의 의지가 읽힌다.

IS는 IS 250 수프림, 이그제큐티브, F 스포츠 3가지 트림으로 라인업을 짰다. 막 문을 연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과 인근 국도에서 IS250을 탔다.

앞모습은 강인하고 측면은 세련됐다. 착 달라붙는 옷처럼 새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 스핀들 그릴 디자인이 IS에도 어김없이 적용됐다.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시작해 보닛을 거쳐 뒤로 넘어가는 라인이 매우 공격적이다. 하지만 거칠지 않고 안정적이다.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강렬한 디자인이다.

렉서스의 수퍼카 LFA의 특징을 반영해 만든 F 스포츠는 훨씬 더 강렬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크롬 코팅한 매시 타입의 그릴을 훨씬 더 크고 공격적으로 배치해 한 눈에 ‘별종’임을 말하고 있다. 계기판도 다르다. rpm 중심으로 만들어진 계기판은 우측으로 이동하며 필요한 정보를 보여준다. F 스포츠 전용 시트를 적용해 드라이버의 몸이 시트와 밀착할 수 있게 했다. 손으로 직접 제작 된 스티어링 휠, 발포 가죽으로 마무리 된 기어 시프트 노브, 메탈 필름의 3D 장식, 검은색 시트 스티치, 알루미늄 페달, 스커프 플레이트 등이 F 스포츠만이 가진 특징이다.

신형 IS는 길고 넓어져 훨씬 안정적인 비례를 확보했다. 길이가 85mm, 너비가 10mm 확장됐다. 휠베이스 역시 70mm가 늘어 2,800mm이다. 70mm 늘어난 휠베이스 중 50mm는 뒷좌석 공간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20mm는 트렁크 용량을 늘리는 데 배분됐다. 휠 베이스를 늘리고 앞 시트를 얇게 만들어 뒷좌석 공간은 더 넓어졌다. 실제로 뒷좌석에 앉으면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놀라게 된다. 뒷좌석 한 가운데에는 센터터널이 솟아올라 5명이 타기엔 좁다. 네명이 타면 가장 편하게 탈 수 있다.

센터 페시아에서 변속레버 센터 콘솔로 이어지는 공간이 운전석과 조수석을 완전히 구분하고 있고 뒷좌석은 센터터널이 역시 좌우를 정확히 나누고 있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공조스위치는 ‘슬라이딩 터치 컨트롤’이다. 손가락을 대고 밀면 온도가 조절된다. 정전기를 이용한 터치 슬라이딩 방식이다.

보닛에는 팝업 후드(PUH)가 적용됐다. 전면 범퍼에 설치된 센서를 이용해 보행자가 부딪혔을 때 후드를 70mm 가량 열어 보행자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주는 장치다. 7인치 모니터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구현된다. 마우스처럼 편하게 각종 멀티미디어를 제어할 수 있는 2세대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도 자리했다.

시동 버튼을 눌러 엔진을 흔들어 깨웠다. 엔진음이 가볍고 경쾌하다. 배기량 2.5리터 자연흡기 방식의 가솔린 엔진은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차를 끌고 갔다. 적당한 굵기의 핸들은 손에 쏙 들어온다.

엉덩이를 바짝 집어넣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엉덩이는 물론 옆구리까지 딱 잡아주는 느낌이 좋다. 몸에 맞는 시트는 코너에서 진가를 보여줬다. 180도를 돌아가는 헤어핀 코스, 아래쪽 과녁을 향해 내리꽂히듯 달린 뒤 코너를 돌때에 드라이버의 몸은 시트를 통해 차와 하나가 된다. 운전자의 몸이 안정되면 차의 움직임 역시 부드럽고 안정되게 마련이다.
이 차가 코너에 강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차의 강성이다. 렉서스 IS는 레이저 용접부위를 확대하고 접착제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각 패널의 접합 강도를 향상시켜 차량 전체의 강성을 크게 높였다. 차체의 강성이 좋으면 고속주행이나 코너에서 차의 안정감이 훨씬 좋아진다. IS가 그랬다.

IS에는 ‘드라이빙 모드 셀렉트’가 있다. 에코, 노멀, 스포츠 등의 운전모드를 통해 운전자가 경제성, 승차감, 성능, 핸들링의 각 요소를 각자 취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스포츠 모드를 택하면 IS는 발기한다. 엔진 소리는 커지고 단단해진 차체는 조그만 터치에도 신음소리를 토해내며 질주를 시작한다. 에코 모드는 반대다. 팽팽했던 긴장감은 사라지고 여유 있고 부드럽게 변한다. 화끈한 정사를 끝낸 뒤의 여유로움이라고나 할까.

2.5 리터 V6 DOHC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춰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힘을 낸다. 이전 모델보다 10kg 가벼워진 공차중량 1,640kg의 차체를 끌고 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힘이다. 엔진 1마력이 감당하는 무게인 마력당 무게비는 7.9kg으로 스포츠 세단으로 손색없는 수준이다.

특이한 것은 킥다운 반응이 없다는 것.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마지막 순간에 한 번 걸리는 느낌이 들며 한 번 더 밟힌다. 이때 변속기는 아래 단으로 강제변속이 이뤄지며 강한 구동력을 발휘하게 된다. 거의 모든 차에서 이 같은 킥다운 반응이 일어난다. 하지만 IS 250에서는 이 같은 반응이 없었다. 가속페달의 킥다운 버튼도 없고 끝까지 가속을 해도 강제 시프트 다운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엔진 회전수가 증가하며 힘을 낼 뿐이다. IS의 매우 특별한 반응이다.

귀는 호강했다.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이 주는 호사다. 15개의 스피커와 총 835 와트를 출력하는 D12 채널 앰프를 사용했다. 렉서스 최초로 도입한 오토 볼륨 시스템은 재생하는 곡마다 일정한 볼륨이 유지된다. 소리가 작은 부분도 충분히 들을 수 있도록 시스템 볼륨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것이다.

IS 250 전 모델에는 성능, 마찰 제어, 차량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렉서스의 독자적인 최첨단 기술인 차체 역학 통합 제어 시스템(VDIM, Vehicle Dynamics Integrated Management) 이 장착됐다. VDIM은 차량 전체에 위치한 센서들로부터 전송되는 전반적인 상태 데이터를 이용, ABS, EBD(전자식 제동력 분배 장치, Electronic Brakeforce Distribution), TRC(구동력 제어 장치, Traction Control), VSC(차체 자세 제어 장치, Vehicle Stability Control)는 물론 EPS(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Electronic Power Steering)까지 통합 제어한다. 안전을 위해 매우 유용한 전자장비다.

IS는 기존 렉서스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좀 더 공격적이고 재미있는 차로 변했다. 에코 모드에서 렉서스 특유의 조용함이 남아 있지만 스포츠모드에서 보여주는 공격적인 사운드와 예리한 핸들링, 강력한 가속력을 갖췄다. 한 마디로 훨씬 더 재미있다. 편하지만 심심한 렉서스의 이미지를 벗기에 충분했다.

복합연비는 10.2km/L. 도심 8.9km/L, 고속도로 12.3km/L로 메이커측은 밝혔다. 판매가격은 수프림 4,790만원, 이그제큐티브 5,530만원, F 스포츠 5,33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헤드램프 워셔가 꼭 필요했을까. 범퍼 위, 헤드램프 앞에 돌출되어 있는 헤드램프 워셔가 눈에 걸린다. 필요한 것이라면 범퍼 안에 숨겨놓고 전동식으로 작동하는 방식이 좋겠고, 이런 방식을 하지 않을 거면 과감히 생략하는 게 좋겠다. 미끈하게 빠진 앞모습, 헤드램프 앞에 볼록 돌출된 이놈이 마치 눈곱 같아 자꾸 걸린다.
오종훈 yes@autodia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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