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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토요타 친환경 경영 현장을 가다. 2 바이오녹화연구소

농업을 연구하는 자동차 회사
프리우스를 만들며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 시대를 연 토요타자동차의 환경에 대한 집착은 집요하다. 회사 이름을 딴 숲을 대규모로 조성해 조림사업에 나서는가하면 농업 바이오분야에도 진출해 농작물과 수목에 대한 연구를 담당하는 바이오녹화연구소를 운영한다. 주택사업을 통해서는 저탄소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 그리드에 대응하는 스마트하우스를 만들기도 한다. 토요타의 친환경 경영 현장을 둘러본 르포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1. 친환경 철학이 깃든 츠츠미 공장
2. 바이오녹화연구소, 농업을 연구하는 자동차 회사
3. 토요타는 왜 숲으로 갔을까. 시라카와코 자연학교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시 인근 미요시시 쿠로자사마찌에 자리한 토요타 바이오녹화연구소. 자동차 회사의 연구소지만 이들이 연구하는 건 자동차가 아니다. 꽃, 잔디, 나무, 바이오 연료 등 식물과 농업에 관한 부분을 파고든다. 자동차 회사라는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편안한 분위기의 연구소이지만 그 배경에는 미래를 대비하는 자동차회사의 위기감이 스며있다. 


석유자원의 고갈과 식량부족, 지구 온난화, 대기 수질 오염, 삼림 면적의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만든 이 연구소는 미래를 위한 토요타의 포석이다. 자동차 회사로서 피할 수 없는 미래의 위기를 내다보고 어떻게 이를 극복할 것인가를 앞서 연구하는 곳, 즉 미래를 준비하는 자동차 회사의 치열한 연구개발 현장인 셈이다. 
토요타자동차의 신사업기획부에 속한 바이오녹화연구소는 1999년 5월 정식으로 출범했다. 80여명의 인력이 5개 분야로 나눠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연구소는 세계 곳곳에서 나무를 심는 식림사업을 벌여 지구온난화와 사막화를 막는데 힘쓰고 있다. 
호주에서 1,763ha의 땅에 유칼리 나무를 심어 식림사업을 벌이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열대작물을 키우고 재배하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네피어그래스. 사탕수수보다 발육이 빠른 네피어그래스는 에탄올 연료를 만드는 주재료가 된다. 중국에서는 허베이성에서 사막화 방지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나무를 심는 식림확동에 나서 10년간 3,000ha에 나무를 심었다. 필리핀에서도 5년간 2,400ha에 나무를 심었다. 
바이오녹화 연구소가 힘을 쏟는 또 다른 분야는 바이오 연료 개발. 인도네시아에서 재배한 네피어그래스를 원료로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에탄올을 개발하는 것이다. 에탄올 같은 바이오 연료는 미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이 같은 추세를 따라 바이오 연료 도입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어 미래전망이 밝은 분야다. 토요타는 식랑과 경합하지 않는 바이오 연료를 가솔린 대체 연료로 개발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한편 바이오 연료 제조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하는 게 관건이다. 
토요타는 2015년까지 관련 기술개발을 마치고 이를 실증하는 프로젝트를 거친 뒤 2020년부터는 본격적인 바이오연료 보급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 녹화 연구소가 중점을 두는 또 다른 분야는 환경녹화사업이다. 녹색식물을 활용한 주차장과 건물의 외벽, 옥상 등을 녹지대로 만들어 도시의 열섬 현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 주차장에 잔디를 심고 건물 외벽에 카세트 타입의 화분을 만들어 설치하면 10~15도 정도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연구소에서는 이런 녹화사업에 적합한 식물 품종 개량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성장 속도가 낮아 관리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고려잔디를 개발했고, 도시의 열을 잘 흡수하는 로즈마리나 꽃잔디도 품종개량을 통해 성과를 얻고 있다. 
연구소의 식물개발은 기획 선발 평가 상품화 단계로 나눠 각 단계별로 치밀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시장이 필요성과 수요, 성공 가능성을 검토하는 기획단계를 거쳐 선발된 식물 품종을 교배 등으로 처리한 뒤 개체를 선발하고 이를 다시 실제로 검증하는 선발단계를 지나면 생산성을 평가하고 출시준비를 거친 뒤 본격 생산하는 방식이다. 
토요타 바이오 녹화연구소는  앞으로 닥쳐올 지구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개발에만 매달려서는 안되는 이유를 토요타는 알고 있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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