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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알티마 무단변속기의 비밀

닛산의 대표선수 알티마의 선전이 눈부시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모델들을 따돌리고 최다판매차종에 올라서는가하면 한국 시장에서도 토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의 경쟁모델들과 치열하게 경합하며 수입차 시장의 볼륨을 키우고 있다.

경쟁모델들과 다른 알티마의 가장 큰 특징은 무단변속기다. 이 기술이 처음 실용화 된 것은 1880년대 중반이었지만 기술 부족 등으로 대중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관련 연구가 활발해진 것은 그로부터 100년 이상이 지난 1980년대 후반이었다. 이 때부터 CVT가 탑재된 차량을 선보이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브랜드도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 바로 ‘닛산’이다.

닛산은 지난 20년간 900만대 이상의 CVT 탑재 차량을 생산해 왔다. 변속 충격이 없고, 우수한 연비 효율성은 물론,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진 CVT를 닛산은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위한 주력 기술로 판단하고 개발에 매진해 왔다.

닛산이 처음 CVT를 도입한 모델은 1992년 선보인 소형차 ‘마치’였다. 닛산은 이후 한층 진보된 ‘엑스트로닉 CVT(X-tronic CVT)’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20년에 달하는 닛산의 오랜 CVT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된 엑스트로닉 CVT는 2.0리터 차량에 가장 적합하게 설계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닛산은 1.2리터부터 3.5리터 클래스까지 CVT 모델의 라인업을 더욱 확장했다.

소형차를 넘어서는 중형급 이상의 차에서 CVT를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닛산이 중대형차에까지 CVT를 확장적용한 것은 앞선 기술력이 빚어낸 결과다.

닛산 알티마에 적용된 엑스트로닉 CVT의 장점은 보다 넓은 기어비 범위이다. 초기 가속력을 보강하고 고속에서의 연비를 개선해 기존 CVT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이즈도 크게 줄인 엑스트로닉 CVT는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해 최적의 변속 패턴을 선택하는 ‘변속제어(Adaptive Shift Control)’ 시스템을 적용해 차량 제어력을 높였다. 최적의 승차감과 연비를 만들어내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뉴 알티마에 탑재된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Next Generation X-tronic CVT)’는 이전에 비해 확 바뀐 신형이다. 기존 부품의 70%를 새로 디자인했고 내부 마찰은 40% 이상 낮아졌다. 그 결과 연비는 기존 대비 10%~15%가량 늘어났다.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는 이전 세대 엑스트로닉 CVT와 비교하여 1단 기어는 낮췄고, 오버드라이브(overdrive) 비율은 높여 기어비의 범위를 넓혔다. 기어비 범위를 확장하고 제어 논리를 업그레이드해 소음은 줄였고 연비는 개선했다고 닛산측은 강조하고 있다.

넓어진 기어비는 고속 주행 시 엔진의 RPM을 낮춰 더욱 조용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며, 노면의 소음이나 공회전 진동 등 주행 경험을 해치는 요소들을 대폭 줄여준다. 상황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기어비는 정지 상태에서 가속을 시작할 경우 자동변속기보다 매끄러운 가속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기어 변경이 단계적이지 않고 변속 충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월 시에도 확실하면서도 부드럽게 가속이 된다.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는 내부의 약 500개의 부품 중 약 300개의 부품이 재검토 과정을 거쳤다. 또한, 오일 펌프의 사이즈는 줄어들었고 보다 낮은 점도의 오일을 사용토록했다. 이러한 변경을 통해 이전 세대의 CVT에 비해 내부 마찰이 40% 이상 감소되었다.

새로운 CVT의 로직에는 ‘리프트 풋 홀드(Lift Foot Hold)’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고속도로 진입 등의 상황 시 가속 페달에서 잠시 발을 잠시 뗀 후 다시 밟으면 기어비가 홀드 상태에 들어가는 기능이다. 이와 함께, ‘브레이크 다운시프트(Brake Downshift)’ 기능도 포함되었다. 이 기능은 코너 진입 전에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변속기를 저속으로 바꿔주며 코너를 빠져 나갈 때 CVT가 이미 낮은 기어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재 가속이 용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는 닛산이 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트코(Jatco)’사에서 공급하고 있다. 수년간 CVT 연구 개발 분야에서 선두적인 위치에 서 있는 자트코사는 CVT 외에도 전륜과 후륜 구동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유성 기어식 자동 변속 장치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북미 닛산 법인의 중역, 비슈누 자야모한(Vishnu Jayamohan)의 설명에 따르면 “뉴 알티마의 연비 향상의 약 40%는 차세대 엑스트로닉 CVT 덕분”이라고 한다. CVT 외에도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의 변화, 엔진의 경량화 등 여러 가지 변화 요소가 어우러진 뉴 알티마는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된 연료 효율성을 보여준다.

2012년 6월 미국 출시 당시, 미국환경보호국(EPA)을 통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중형 가솔린 모델 중 연비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2012년 10월, 국내에 선보인 뉴 알티마 역시 2.5 모델은 신 복합연비 기준 12.8km/ℓ(도심연비 11.1km/ℓ, 고속도로 연비 15.7km/ℓ)의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자랑한다. 뉴 알티마 3.5모델 역시, 신 복합연비 기준 10.5km/ℓ(도심연비 9.2km/ℓ, 고속도로 연비 12.7km/ℓ)의 우수한 연비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전 세대 알티마와 비교하여 2.5 모델의 경우 연비가 약 15%, 3.5 모델의 경우 연비가 약 10% 정도 개선된 수치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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