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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의 도전 “S 클래스 한판 붙자”


기아차 K9이 작심하고 벤츠 S 클래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가격, 성능, 상품성 등 모든 면에서 S 클래스와 맞설만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K9의 입지를 강화하고 수입차 시장의 확대를 저지하겠다는 의지다. S 클래스와의 정면승부로 최고의 기술을 탑재한 기아차 플래그십 모델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기아차 관계자는 K9이 “S 클래스와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출시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K9에 기아차가 전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고급 세단 시장에 투입됐지만 기라성 같은 모델들의 그늘에 가리고, 경쟁모델과의 확실한 대립구도가 서지 않아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분석을 바탕으로 기아차는 정면승부를 택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최고급 세단으로 인정받는 S 클래스를 끌어들여 존재감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K9의 상품성은 S클래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어댑티브 풀 LED 헤드램프, 하이빔 어시스트,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 타이어 공기압 경보 시스템(TPMS), 자동요금 징수 시스템(ETCS), 전자식 룸미러, 히티드 스티어링 휠, 앞 뒤 히티드 시트, 앞좌석 냉난방 통풍 시트, 뒷좌석 시트(전동식 허리지지대/다기능 센터 암레스트/ 스키쓰루), DIS 내비게이션(9.2인치 + 후방카메라),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과 이와 연동하는 시트진동, 앞좌석 프리세이프 시트벨트, 전/후방 주차보조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후측방 경보시스템,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뒷좌석 듀얼 모니터(9.2인치) 등 기아차가 동원 가능한 모든 기술을 총집합시켰다.
S 클래스에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는 상품성을 갖췄다고 말하는 근거다. 시트 진동과 연동하는 차선이탈 방지시스템과 차의 모습을 지붕 위에서 보는 모습으로 비춰 주차나 좁은 공간에서의 운전을 돕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좌우측 사각지대를 커버해주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 등은 K9 비장의 카드다. 
제원표 상의 동력성능은 오히려 동급의 S 클래스를 여유 있게 따돌린다. 3.8 GDI 엔진은 최고출력 334마력으로 벤츠 S 350 블루이피션시의 306마력에 비해 월등히 앞선다. 최대토크 역시 40.3kgm로 37.7kgm인 S 350을 압도한다. 복합연비도 8단 변속기를 얹은 K9 3.8이 9.3km/L로 7단 변속기를 채택한 S 350 8.8km/L 보다 앞선다. 힘과 연비에서 모두 K9이 벤츠 S 350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는 것. 
이처럼 편의장비와 성능 면에서 앞서는 K9은 벤츠 S 보다 절반 가격에 팔린다. K9 3.8이 7,580만원, 벤츠 S 350은 1억 4,070만원을 호가한다. 가격대비 품질을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K9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기아차가 자신하는 이유다. 
AS까지 따지면 K9는 더욱 유리해진다. 전국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또한 벤츠 S 클래스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AS를 받을 수 있어서다. K9 고객이라면 연 1회 운전기사를 지원하는 의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해외 여행을 갈 때 온 가족이 인천공항 라운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서울 강남지역에는 K9 만을 위한 토탈 케어 서비스 시설인 ‘스마트Q 숍’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K9이 기아차의 기대만큼 판매가 따라주지 못하는 데 있다. 놀라운 상품성을 갖췄고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가졌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알아주지 않는 것.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차를 구매한다면 모를까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 고객들이 기아차를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기아차의 입지가 그만큼 좁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K9의 등장 소식에 폭스바겐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K9 출시 소식을 듣고 차를 독일로 공수한 뒤 해체하고 정밀분석했다고 한다. 기아차를 경쟁자로 의식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제 경쟁사들이 고급차 시장에서 K9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기아차는 차근차근 K9의 판매를 늘려 최고급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루아침에 판매가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앞선 성능과 상품성 등으로 벤츠 S 클래스에 견줄 수 있는 K9의 장점을 꾸준히 알려나가면 소비자들이 움직일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저평가를 받고 있지만 곧 알아줄 것이란 기대다. 
기아차에 필요한 것은 어쩌면 시간일지 모른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기아차를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K9은 시동을 걸기 전에 계기판에 명언들을 랜덤으로 하나씩 띄워준다. 그중 한 문장이 의미심장하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기아차가 스스로 새겨들을 말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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