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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40, 안전을 놓치면 볼보가 아니다.

수입차 시장에 작은 차 바람이 거세다. 

깜찍한 미니가 독보적인 존재감을 확보하는 가운데 BMW가 1시리즈를 추가했고 피아트도 친퀘첸토(500)를 앞세워 한국에 상륙했다. 포드에는 포커스가 있고 볼보도 V40으로 한국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토요타 코롤라, 닛산 큐브 등 일본차들도 한 자락 걸치는 수입 소형차 시장에는 이 시장 전통의 강자 폭스바겐 골프이 굳건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대형-중형 시장에서 끓어 넘친 수입차 시장의 열기가 이제 소형급으로 급하게 옮겨붙고 있다. 차종은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수입차의 영토도 시나브로 넓어지고 있다.  

작다고 괄시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저런 옵션, 편의 장치 다 빼고 움직이는데 지장 없도록 만든 차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아니다. 작은 차지만 필요한 편의장치, 안전장비들을 알차게 탑재해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 맞춘 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볼보 V40이다. 편의 장치는 물론, 안전에 관한 한 한치 양보 없이 필요한 장비들을 장착하고 있다. 바다 건너 제주에서 볼보 V40 디젤모델 D4와 가솔린 모델 T5를 번갈아 시승했다. 

해치백 스타일의 V40은 깔끔한 스타일이다. 작은 크기를 커버하려는 과장된 디자인이 아니다. 단순명료한 라인, 깔끔한 면처리로 작지만 품격을 갖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단정하고 안정된 디자인을 추구하는 볼보의 다른 모델들처럼 V40도 차분함을 잃지 않고 있다. 크기를 조금 키우면 중형세단의 디자인으로도 손색이 없다. 

시원하게 배치된 파노라믹 선루프는 대형 모니터로 화면을 보는 시원함을 선사한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선루프 밖 풍경은 운전자보다 동승자들이 더 좋아하는 부분. 작은 차지만 보이는 시야는 넓기만하다. 

룸미러에는 테두리가 없다. 프레임 없이 온전히 거울만으로 구성됐다. 세련된 이미지긴 한데 조금 차갑게 보이기도 한다. 테 없는 안경과 같은 느낌이다. 
 

실내는 딱 맞는 공간이다. V40 인테리어의 키포인트는 계기판을 꼽겠다. 이 차의 계기판은 주행 모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된다. 운전자로서는 주행모드 변경에 따라 계기판의 컬러와 디스플레이가 달라지면서 단조롭고 지루한 상황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어 좋다. 

안전을 놓치면 볼보가 아니다. V40에는 보닛에 에어백을 적용해 보행자를 고려하는 보행자 에어백과 충돌시 핸들 아래쪽에서 터지는 무릎 에어백이 적용됐다. 보행자 에어백은 대인사고시 보닛이 10cm 가량 튀어 오른 뒤 U자형 에어백이 팽창되면서 보닛에 부딪히는 보행자가 받는 충격을 크게 줄여준다. 무릎 에어백은 작은 차체 크기로 충돌시 충격을 완화해주는 공간이 부족한 소형차의 특성을 감안해 추가한 안전장치다. 

시티 세이프티 기능은 ‘안전의 볼보’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신통방통한 기능이다. 저속추돌방지 시스템으로 시속 50km에서 추돌사고 위험이 있을 때 스스로 급제동을 건다. 앞 차와의 속도 차이가 시속 15km 이상이면 추돌 없이 정지 시킨다. 앞차가 60km/h로 달리고 볼보 V40이 45km/h로 달리는 중에 상황이 발생하면 충돌 없이 정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속도 차이가 15km/h 이하로 좁혀져도 충돌 충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야 말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다. 볼보 V40 전 차종에 적용된다고 볼보코리아는 밝혔다. 
 

 

이밖에도 볼보는 V40에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 사각지대 정보시스템, 운전자 경보 시스템, 충돌경고 시스템 등의 안전장비를 D4 프리미엄에 적용했다. 

1100도로를 오르는 길은 제주도에서 가장 험한 길이다. 좌우로 굽이치는 커브에 경사가 심해 속도를 붙이기가 쉽지 않은 길. V40은 그 길을 거침없이 달렸다. 커브에서는 도로를 단단히 붙들고 한 치 밀림 없이 또박또박 발걸음을 옮겼다. 
커브가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에서 코너 트랙션 컨트롤 덕분에 안정감 있는 코너링이 가능해졌다. 속도를 내며 코너에 들어서면 차가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이 현저히 줄어든다. 트랙션 컨트롤이 좌우 구동력을 조절해 앞바퀴 굴림의 특성인 언더스티어링이 완화시키는 것.  

벌써 봄을 느끼게 하는 제주의 풍광과 더불어 액티브 TFT 크리스털 디스플레이로 명명된 계기판 덕분에 운전하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퍼포먼스, 엘레강스, 에코 세 가지 모드로 변경할 때마다 계기판 구성이 달리지고 바탕색도 빨간색, 파란색 등으로 변화된다. 재미있다. 계기판을 바꾸며 달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최고출력 213마력의 가솔린 엔진은 가볍고 조용한 엔진음에 경쾌한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순발력, 고속주행이 한결 여유로운 점도 디젤 모델 대비 강점으로 부각됐다. 
 

최고출력 177마력의 디 젤 엔진은 묵직한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중저속 구간에서 끈기 있게 밀어붙이는 가속감은 가솔린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매력적이다. 최대토크 40.8kgm가 1,750~2,750rpm 구간에서 고르게 터지는 특성상 출발 이후 시속 100km 전후의 중저속 구간에서의 안정감 있는 움직임도 D4의 특징. 

극한적인 고속에서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은 디젤이나 가솔린이나 마찬가지다. 해치백 보디의 특징이다. 차체 길이가 짧고 해치백 스타일의 보디를 가진 차는 고속주행에서 거동이 불안하게 마련이다. 지붕을 타고 뒤로 넘어간 바람이 끝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와류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차가 흔들리고 시끄러운 이유다. 

스페어타이어는 없다. 대신 임시조치를 할 수 있는 키트를 트렁크에 실었다. 닌자 거북이처럼 스페어타이어를 차에 싣고 다니는 일은 생각해 볼 일이다. 좁은 지역에 밀집된 도시 형태를  갖는 한국에서라면 스페어타이어는 없어도 좋다. 도심이라면 5분 안에 달려와 모든 조치를 해주는 퀵서비스가 있는 곳이다. 굳이 무거운 스페어타이어를 이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정차하면 시동이 꺼진다. 연료를 아낄 수 있는 스타트 스탑 시스템이다. 부지런히 달리다가 신호등에 걸려 한 숨 쉴 때면 엔진도 쉰다. 와글와글 달리다가 차가 멈추면서 시동이 꺼지는 순간의 적막함은 묘한 매력이 있다. 

복합연비는 디젤이 15.4km/L, 가솔린 모델은 10.4km/L로 이 차의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판매가격은 가솔린 모델인 T5 스탠더드가 3,690만원, T5는 4,190만원, 디젤 모델인 D4는 3,980만원, D4 프리미엄은 4,59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디젤 모델의 경우 3단 시프트 업이 일어날 때 변속충격이 제법 크다. 꽉 물려있던 기어가 턱하고 풀려버리는 느낌인데 순간적인 이런 반응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기분 좋은 반응은 아니다.
변속레버를 옮길 때 반응은 거친 편이다. 덜컥거리는 변속감은 걸린다. 좀 더 부드럽고 무게감 있는 변속감이면 좋겠다. 

제주=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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