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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제네바모터쇼] 벤츠 A45 AMG와의 짧은 밀회


제네바모터쇼 벤츠 기자회견이 막 끝난 순간 부스 2층에 전시된 A45 AMG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국에서 날아온 기자를 기다리고 있는 듯 얌전하게 자리한 A45 AMG의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이 차와 첫 밀회를 즐겼다.


시동을 걸고 달리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았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그냥 운전석과 뒷좌석에 앉아보고 엔진룸을 살펴보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니 이 글은 시승기는 아니고 ‘착좌기’ 정도가 아닐까 한다.

메르세데스 AMG 역사상 처음으로 컴팩트 클래스에 고성능 버전을 만들었다는 게 바로 이 차다. 4기통 2.0 리터 터보 엔진에서 폭발하는 파워는 360마력. 현존하는 4기통 엔진중 최강 출력을 자랑한다. 고성능 엔진이면서도 EU6 기준을 충족시킨다. 메이커 발표 연비는 14.5km/L.

엔진을 살펴보려 보닛을 여는데 가스 힌지가 아니었다. 그냥 지지대를 끼워 받치는 방식이어서 놀랐다. 부잣집에서 싸리빗자루를 보는 느낌이다. 수작업으로 만든 엔진에는 담당 장인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보는 것 만으로도 뭔가 다른 신뢰감을 주는 부분이다. 서명이 주는 의미는 이처럼 각별하다.

언급했다시피 문을 여는 순간 도어가 매우 무거웠다. 평소 만나는 고급세단의 도어 무게감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껴졌다. 실내에 들어서면 컴팩트카라는 느낌은 사라지고 최고급 응접실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엄습한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약간의 위압감 같은 게 느껴진다.

기어레버가 긴 차들은 조금 멍청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차 A45 AMG의 짧은 기어노브는 영민한 차라는 인상을 주는 요소가 된다.

D컷 핸들은 고급 가죽과 스웨이드 가죽 이중으로 처리했다. 손이 닿는 중간 부분을 스웨이드 가죽으로 처리해 촉감을 배려했다. 감성품질을 말할 수 있는 부분.

인테리어는 레드 컬러가 포인트를 이루며 자칫 무거워지기 쉬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송풍구에 빨간 테두리를 둘렀고 시트에는 빨간 스티치로 지루함을 덜고 있다. 안전벨트는 아예 통으로 빨갛다.

조금은 뭉툭한 리어램프는 친근감을 준다. 발광을 자제한 무광 보디 컬러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시동을 걸고 밟아줘야 하는데.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음을 기약하며 운전석에서 내렸다. 짧은 조우였지만 여운은 길게 남았다.


제네바=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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