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궁색하고 기아차는 넘치고.


제네바모터쇼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이렇다할 월드 프리미어 모델이 없이 체면치례에 급급한 모습이었고 기아차는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모터쇼 현장을 압도했다.

기아차는 프레스데이 첫날인 5일 오전 9시 30분부터 15분간 기자회견을 열었다. 컨셉트카 프로보와 씨드 GT, 프로씨드 GT를 선보이는 자리에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이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인 프로보는 개발명 KED-9로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와 남양연구소에서 개발한 컨셉트카다. 3도어 해치백으로 만들어 기아차 특유의 젊은 감각과 역동적인 디자인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프로보’란 이름은 ‘도발적인 혹은 진취적인’이란 의미의 영어 ‘Provocative’에서 따왔다.

기아차는 이 자리에서 유럽 전략차종 ‘씨드(cee’d)’의 고성능 모델인 ‘씨드 GT(Gran Turismo)’와 ‘프로씨드 GT’도 최초로 공개했다. 5도어 해치백 ‘씨드 GT’와 3도어 해치백 ‘프로씨드 GT’는 올해 5월부터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본격 생산될 예정이다. ‘씨드 GT’와 ‘프로씨드 GT’는 감마 1.6 터보 GDi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04마력(ps), 최대토크 약 27kg•m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췄으며, 더 발전된 기술의 섀시와 서스펜션 시스템이 적용돼 주행 성능이 강화됐다.

기아차는 이처럼 3개 차종을 처음 선보이며 언론의 주목을 끌기에 성공했다.

반면 11시30분부터 기자회견에 나선 현대차는 그랜드 싼타페를 무대 전면에 세웠지만 임팩트는 약했다. 월드 프리미어 모델이 아니어서다. 지난해 4월 뉴욕모터쇼를 통해 선보였던 모델. 유럽 프리미어로 소개됐지만 모터쇼의 주인공으로 나서기엔 중량감이 떨어지는 모델이다.

현대차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차량소개도 거의 하지 않았다. 유럽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 유럽 사회의 기여도, 판매목표 등 유럽 시장에서의 사업과 관련한 언급으로 기자회견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i20 월드 랠리카 역시 지난해 파리모터쇼에 선보였던 모델.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갖춘 ix35(국내명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스마트 기기와 차량을 연결시킨 첨단 텔레매틱스 기술이 적용된 ‘i30 커넥티비티’ 차량을 함께 선보이면서 첨단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카 기술을 과시했지만 현장의 관심을 끌어모으기엔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기자회견장에는 취재진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발디딜틈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유럽 시장에서 메이커 업체로 성장한 현대차에 대부분의 기자들이 몰려든 것.월드 프리미어는 없었지만 현대차에 대한 기자들의 관심은 뜨겁기만 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