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의 과대포장이 도를 넘어 거짓말 수준에 이르고 있다.
서울모터쇼 월드 프리미어 9대.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모터쇼 개막 한 달을 앞둔 27일,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열고 월드 프리미어 모델 9대가 출품된다고 자랑했다.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니다. 서울모터쇼 조직위가 과대포장을 하면서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월드 프리미어란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모델로 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종이다. 그만큼 중요한 차종이어서 월드 프리미어 모델을 보면 그 모터쇼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한 대라도 더 월드 프리미어를 선보이고 싶은 게 모터쇼를 운영하는 측의 입장이다. 이해한다. 하지만 도를 넘은 거짓말까지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서울모터쇼 조직위가 발표한 월드프리미어 모델 9대의 면면을 보면 실소를 금치 못한다. 9대중 4대가 대형 트럭이다. 국제모터쇼에서 트럭을 월드 프리미어 모델로 발표하는 예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4대의 트럭도 따지고 보면 현대차가 만든 액시언트 4개 차종이다. 액시언트 6×2 트랙터, 액시언트 6×4 트랙터, 액시언트 10×4 카고 초장축, 액시언트 8×4 25.5톤 덤프트럭이다. 트럭을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한 개 모델의 4개 차종을 쪼개 마치 4종류의 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것처럼 뻥튀기를 하고 있는 것. 말이 좋아 과대포장이지 이쯤 되면 거짓말 수준이다.
월드 프리미어로 분류된 나머지 차종들도 면면들을 살펴보면 함량 미달인 경우가 많다. 파워프라자의 전기차 ‘예쁘자나 4.0’ 어울림모터스의 뉴 스피라 GT 3.8, 쌍용차 LIV1과 W 서밋, 현대차의 컨셉트카 HND-9 등이다.
그나마 월드 프리미어로 인정해줄 수 있는 것은 현대차의 HND-9과 쌍용차의 LIV1 정도다. 하지만 양산차가 아닌 컨셉트카여서 월드 프리미어라고해도 존재감은 크게 떨어진다. 양산차중에서 제대로 된 월드 프리미어 모델은 단 하나도 없는 셈이다. 서울모터쇼의 수준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어이가 없는 건 이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행태다. 적지 않은 언론들이 ‘월드 프리미어 9대’를 제목으로 뽑으며 바람잡이에 나서고 있다. 한심한 일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