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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60 T4, 아이스크림처럼, 고무줄처럼

볼보가 2.0 가솔린 엔진을 얹은 S60 T4 프리미엄 모델을 선보였다. 2.0 디젤 엔진에 이어서 가솔린 엔진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디젤과 가솔린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다운사이징’이다. 엔진 배기량은 낮추고 파워는 올려 높은 효율을 보인다는 것.

굵은 토크와 높은 효율이 디젤의 특성이라면 가솔린의 특성은 빠른 응답성과 편안한 승차감에 있다. 뼈 속까지 파고드는 강추위 속에서 볼보 S60 T4 프리미엄을 탔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레드 와인 컬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멀리서도 눈에 확 들어오는 매력 있는 컬러다. 많은 사람들이 이 컬러 앞에서 머뭇거린다. 살까 말까 고민을 거듭하지만 큰 용기를 내야 선택할 수 있는 컬러다. 거리의 차를 볼 때와 내가 탈 차를 고를 때의 기준이 늘 같은 것은 아니다.

코가 길고 엉덩이가 짧은 롱 노즈 숏 데크 스타일의 중형 세단이다. 다부진 체격으로 전형적인 세단의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완만하게 뒤로 흐르는 루프라인, 보디 패널은 두텁고 창은 좁아 보인다.

격자형 그릴에 사선으로 배치된 벨트 라인, 그 가운데 자리한 볼보 엠블럼, 그릴 좌우로 배치된 LED 드라이빙 램프가 프런트 마스트를 구성하고 있다. 리어램프는 트렁크 라인을 따라 ㄱ자로 배치됐고 ‘볼보’ ‘S60’ ‘T4’ 등의 글자가 뒷면 각 부분에 새겨졌다. 앞 뒤 범퍼 아래로 알루미늄 재질의 커버가 단색의 지루함과 무거움을 덜어내는 디자인 포인트 역할을 한다.

실내는 그렇게 넓지도, 불편할 만큼 좁지도 않은 적당한 공간을 가졌다. 앞바퀴 굴림 방식이면서도 높게 솟은 센터 터널은 뒷좌석을 정확하게 좌우로 가르고 있다. 5인승이기는 하지만 4명이 타면 딱 좋을 공간이다.

인테리어는 한 눈에 볼보임을 알 수 있다.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시각과 촉각을 어느 정도 만족시키는 재질의 질감이 살아있는 인테리어다. 센터 페시아는 운전자 쪽으로 살짝 방향을 틀었다. 볼보 특유의 직관적인 공조 스위치는 여전하다. 기어 레버를 움직일 때마다 빛이 나는 LED 일루미네이션 기어 셀렉트 레버는 새롭다.

엔진룸에 가로로 배치된 직렬 5기통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213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낸다. 최고출력은 6,000 rpm에서, 최대토크는 2,700~5,000 rpm에서 고르게 터진다.

가솔린 엔진은 부드럽게 움직임을 이어간다. 디젤 엔진과는 확연히 다른 부드러움이 인상적이다. 디젤엔진의 둔탁한 사운드와 흔들림에 민감한 이들에겐 가솔린의 부드러움은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아이스크림 같은 부드러움이 있다.
마냥 부드러운 건 아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rpm을 높게 가져가면 고무줄처럼 팡팡 튀는 가솔린 엔진의 탄력이 살아난다. 간만에 만나는 가솔린 엔진의 느낌이 새삼스럽다.

시속 100km에서 체크한 rpm은 1800 수준. 비교적 안정된 반응이다. 6단 자동변속기가 모든 속도 영역에서 안정감 있게 엔진 파워를 컨트롤한다.속도를 확 끌어 올렸다. 2.0 엔진으로서는 극한의 속도라고 할 수 있는 구간. 볼보 S60 T4는 극한에 다가갈수록 버거워했다. 가속이 더디고 엔진의 안정감도 흔들렸다. 고속주행에서는 흔들렸다. 바람소리도 커지고 차체가 힘겨워한다. 시속 200km를 넘보는 고속주행 구간에서의 반응이다.

이 같은 고속구간이 아니라면 얘기는 다르다. 편안한 승차감에서 시작해 제법 단단한 주행감으로 마무리하는 반응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엔진 소리는 차분하게 착 가라앉아 조용했고 잡소리도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조용한 실내는 편안한 승차감으로 이어진다. 핸들을 쥐고 쭉 뻗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

6500rpm 부근에서 특이한 엔진소리가 들린다. 엔진 회전 끝에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가 귀에 걸린다. 특이한 엔진 소리다.

S60 T4 프리미엄에는 ‘코너 트랙션 컨트롤(CTC)’이 기본 탑재됐다. 전륜 구동의 특성인 ‘언더스티어’를 극복하는데 효과적인 장치다.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트랙션 컨트롤(DSTC)’도 있다. 차의 방향, 조향 핸들의 움직임, 휠의 회전 등을 체크해 미끄러짐이 예상되면 엔진 출력을 감소시키거나 하나 또는 여러 바퀴에 제동을 걸어 미끄러짐을 방지해주는 장치다.

핸들은 2.7회전한다. 다이내믹한 코너링을 즐기기에 딱 좋은 조향비다.파워 스티어링 휠은 속도 감응식이다. 핸들링 감도도 3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매뉴얼을 이용하여 Low – Middle – High(로우-미들-하이)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S60 T4에는 볼보의 자랑 ‘시티 세이프티’가 있다. 저속추돌방지 시스템이다. 시속 50km 이하 주행 중, 앞 차의 급정거 등으로 전방 차량과의 간격이 좁혀져 추돌 위험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작동하지 않으면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앞 차와의 속도차이가 15km/h 이하에서 추돌 없이 차량을 정지시킨다.

‘액티브 하이빔’과 ‘도로 표지 정보’ 시스템도 있다. 액티브 하이빔은 도로 주행 시 맞은편 차량의 빛을 감지, 자동으로 하향등으로 조정하는 기능이며, 도로 표지 정보 시스템은 앞 유리에 장착된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도로 표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인식, 계기판에 이를 표시해준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BLIS), 헤드램프가 회전방향으로 움직이는 액티브 벤딩 라이트(ABL),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LDW), 경추 보호 시스템(WHIPS), 측면 보호 시스템(SIPS) 등 볼보가 자랑하는 안전 시스템이 대거 장착됐다.

스페어 타이어는 생략했다. 대신 타이어가 터졌을때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키트가 트렁크에 실려있다.
복합 연비는 10.3km/l로 4등급에 해당한다. CO2 배출량은 172 g/km이다. 판매가격은 4,700만원.

오종훈의 단도직입
DSTC를 온 오프 시킬 수 있는 버튼이 없다. 이 장치를 끄려면 센터페시아에 있는 매뉴얼을 조작해 몇 단계를 거쳐서 조작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바로 끄고 켤 수 있는 버튼을 왜 생략했는지 의문이다. 분명한 것은 운전자가 불편하다는 사실이다.
LED 일루미네이션 기어 셀렉트 레버는 움직임이 거칠다. 수동모드로 옮길 때 턱 걸리는 느낌이 썩 좋지 않다. 좀 더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레버가 움직이면 차가 훨씬 더 고급스럽게 느껴질텐데 아쉽다.

시승 /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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