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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플레그십 S80이 5340만원, S80 D4 2.0 디젤

볼보가 지난 10월 S80 D4 2.0 디젤을 새로 내놨다. 2013년형이다. 시티세이프티 기능을 강화하고 다운사이징한 2.0 디젤 엔진을 얹은 볼보의 기대주. 플레그십 세단이라는 가치에 2.0 디젤 엔진이라는 합리적인 선택을 한 제품이다.
디자인은 여전하다. 많은 차들이 달리는 도로에 섞여 있으면 도로 풍경에 그대로 묻히는 보수적인 디자인이다. 창틀과 측면, 뒷면에 크롬라인으로 포인트를 줬다. 군더더기 없는 단정한 모습이 더 고급스럽게 보인다. 세단의 전형이다. 억지스럽게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디자인이다. 플레그십의 권위는 없지만 소비자에게 가깝게 다가서는 친숙한 모습이다.

단정한 헤드램프에 비하면 직선과 곡선이 버무려진 리어램프가 튀어보인다. 헤드램프 사이에 사선으로 자리한 벨트라인과 그 한가운데 볼보 엠블럼이 자리했다. 듀얼 제논 방식의 헤드램프를 적용했다. 요즘 유행하는 LED 램프는 아니다.
4,850mm 길이에 휠베이스는 2,835mm다.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딱 좋은 사이즈다. 너무 크거나 넓으면 움직이기 부담스럽고 작으면 실내가 좁아진다.

스마트키를 가지고 있기만하면 굳이 도어락 해제를 하지 않아도 잠긴 문이 열리고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린다. 편하다. 하지만 차를 세운 뒤 시동 끄는 것을 잊어버리는 수가 있다. 스마트키에 버튼 시동키를 가진 차를 운전할 때에는 내리기 전에 시동 끄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실내는 여유를 느낄 정도의 공간을 가졌다. 뒷좌석도 그렇다. 뒷좌석 가운데에는 센터터널이 볼펜 하나 정도 높이로 솟아 있다. 공간을 침해할 정도는 아니다.

계기판은 단순명쾌하다. 산만하지 않게 잘 정돈돼 있다.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들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수동 변속기능을 가진 변속레버는 살짝 모양을 냈다.

다운사이징한 디젤 엔진은 숨소리가 거칠지 않았다. 터보를 장착한 디젤 엔진 치고는 조용하게 숨을 쉰다. 최고출력 163마력은 3,500rpm에서 발휘된다. 공차중량은 1700kg으로 마력당 무게비는 10.4kg으로 가볍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실제 주행감각은 기대치를 넘는다. 2.0 엔진으로 만만치 않은 덩치를 잘 끌고 간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경쾌하고 빠르게 달린다. 2.0 엔진이라고 무시할 건 아니다.

최대토크는 40.8kgm로 1,500~2,750rpm에서 고르게 터진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서부터 최대토크가 발휘된다고 보면 틀리지 않다. 중저속에서 부담없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근거다.

자동6단변속기는 엔진 출력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최적의 효율을 만들어낸다. 시속 100km에서 rpm이 겨우 1700에 머물정도로 안정적이다. 시속 100~120km 구간에서 느끼는 편안함은 최고수준이다. 편안하게 장거리운전을 할 때 최적의 속도다.
이 보다 속도를 조금 더 올리면 엔진 소리가 올라온다. 거칠고 시끄럽지 않아 소리 자체를 즐길만하다. 좀 더 다이내믹한 운전자라면 엔진 사운드를 즐기기 위해서라도 속도를 조금 더 올릴만 하다. 빠르게 회전하는 엔진 사운드가 단아하게 들린다. 실내로 파고드는 잡소리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플레그십 세단인만큼 방음수준이 높다.

핸들은 2.8 회전한다. 3회전을 기준으로 한다면 조금 예민한 수준. 앞바퀴굴림 방식이지만 핸들링 느낌은 뉴트럴에 가깝다. 잘 돈다. 급한 코너를 돌아나가는데 타이어가 의외로 잘 버틴다. 속도가 높을 때에는 언더스티어가 나타나지만 가속페달로 조절하면 차체는 잘 돌아간다.

브레이크는 반응하는 느낌이 좋다. 앞으로 숙여지는 정도가 크지 않아 제법 강하게 브레이크를 잡아도 흔들림이 적다. 신뢰감을 주는 반응이다.

볼보를 탈 때 안정성을 빼놓을 수는 없다. 어떤 브랜드보다 안전에 큰 관심을 보여온 브랜드가 바로 볼보다. S80 D4에 올라간 시티 세이프티 기능의 작동속도는 기존 시속 30km에서 50km로 개선됐다. 시속 50km미만으로 달릴 때 앞차가 갑자기 서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차가 알아서 제동을 한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주행중 차간 거리를 조절하는 기능은 많지만 저속에서 이를 적용한 예는 볼보가 유일하다. 그만큼 안전에 관한한 볼보가 앞서 있음을 보여주는 장치가 바로 시티 세이프티다.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켰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아니다. 그냥 정해진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기능만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S80 D5에 적용된다.

볼보 S80 D4의 연비는 13.8km/L로 2등급에 해당한다. 디젤엔진의 효율이 돋보이는 연비다. 판매가격은 5,340만원으로 기존 모델보다 60만원을 내렸다. 볼보의 플레그십 세단을 이 가격에 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있는 제안이다. 역으로 플레그십 세단을 이 가격에 팔아야하는 볼보의 입장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눈 위에서 꼼짝 못했다. 눈이 쌓여있는 곳에 차를 세웠는데 출발이 안됐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전자식 주행안정장치인 DSTC가 작동하며 엔진출력을 차단한다. DSTC를 끄는 버튼도 없다. 겨울의 나라 스칸티나비아에서 만든 차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필요에 따라 DSTC작동을 제한 할 수 있는 버튼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변속레버의 작동도 거칠다. D에서 수동모드로 옮길 때 ‘턱’ 소리가 날 정도다. 조작감을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만들 필요가 있다 .

시승 /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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