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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중공업 한국 시장 버렸다

스바루를 생산하는 후지중공업이 한국 시장을 버렸다.

스바루코리아는 12월 31일 부로 스바루 차량 수입 및 판매를 중단한다고 26일 전격 발표했다. 스바루코리아는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을 담을 보도자료를 각 언론에 배포했다. 2010년 5월 한국시장에 진출한 지 2년 7개월 만에 전격 철수를 결정한 것.

스바루의 전격 판매중단은 일본 후지중공업 본사와 스바루코리아간 가격 협상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FTA와 환율변동 등의 영향으로 경쟁 수입차들이 가격을 내리는데 반해 후지중공업은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 결국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고 스바루의 대표 모델이라 할 수 있는 STI 등 새 모델 투입도 장담할 수 없게되자 협상이 결렬됐고 결국 스바루코리아가 판매중단을 선언했다.

후지중공업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가격 인상을 압박해왔지만 스바루코리아측이 가격 인상에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바루코리아는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인한 시장 경쟁력 약화와 이로 인한 적자규모 증가로 지속적인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14일 협상 결렬을 통보하고 완성차 수입 및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협상결렬로 인한 판매중단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후지중공업이 한국 시장을 버린 셈이다. 후지중공업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표모델인 임프레자, WRX STI 등 주력 모델은 투입하지 않았다. 스바루코리아는 판매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모델이라며 이들 주력 모델들을 공급해 줄 것을 끈질기게 요청했지만 후지중공업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주력 모델이 빠진 스바루의 판매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지난 11월 스바루의 판매량은 76대, 올들어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도 558대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였다.

상황이 이처럼 어려웠지만 후지중공업은 지원보다 가격 인상을 요청하며 지속적으로 스바루코리아를 압박했고 결국 파국을 맞고 말았다.

스바루의 한국 판매 중단은 이처럼 후지중공업의 한국 시장 냉대의 결과다. 일본과 미국시장에서 충분히 판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을 위한 신차 투입과 마케팅 지원 등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 스바루가 한국 시장을 버렸다는 분석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후지중공업의 이같은 무성의한 태도로 기존 스바루 고객들의 피해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스바루코리아가 고객 피해가 없도록 AS와 품질보증, 부품공급 등을 차질없이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상적인 사업이 지속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피해와 불편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후지중공업의 이 같은 행태는 향후 한국 시장 재진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과 소비자의 신뢰를 버렸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다른 수입선이 한국에서 스바루 판매를 재개할 때 넘어야할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 시장과 고객을 한 번 버린 스바루가 또 버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스바루는 한국에서 큰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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