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와 변호사의 싸움 누가 이길까.

한성자동차를 통해 벤츠 GLK를 구매했다가 잦은 시동꺼짐 현상으로 속을 끓이던 여 변호사가 한국소비자원에 구제신청을 냈다. 변호사의 지인들은 ‘벤츠 소비자 시민연대’를 결성 힘 보태기에 나섰다.

강 모 변호사가 벤츠 GLK 220 CDI 4매틱을 출고한 것은 지난 2010년 6월 11일. 처음 문제가 발생한 것은 그해 10월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가 가속이 안되는 이상증상으로 프로그램 점검 등의 조치를 받았다. 2011년 3월에는 급기야 운행중 시동이 꺼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수차례 같은 현상이 반복됐고 연료필터와 볼륨컨트롤밸브 등을 교환하는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차는 수시로 시동이 꺼졌고 AS센터를 들락거려야 했다. 시동꺼짐 현상으로 AS를 받은 게 모두 5차례에 이른다.

최근에는 AS센터에서 차를 고치고 다음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다시 시동이 꺼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강 변호사는 강력하게 항의하며 차량 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도 구제신청을 접수했다. 변호사이지만 3년여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재판 대신 소비자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강 변호사측은 밝혔다.

문제의 차를 판매한 한성자동차측은 “차량 교환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성측은 강변호사에게 보증 수리 2만km 연장을 제안했다. 한성측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변호사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 정성을 들였지만 차량 교환만을 원해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2년 반이 지난 차를 새차로 교환해주기는 힘들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10월에는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던 강 변호사의 지인들이 ‘벤츠 소비자 시민연대’를 결성하고 홈페이지(www.benzclaim.com)를 열었다. 강 변호사의 사례를 계기로 벤츠를 구매했다가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힘을 모아 대책마련을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시민연대 정창무 사무처장은 “벤츠가 이럴줄 몰랐다. 괘씸하다. 고객들을 이렇게 소홀히 취급하면 벤츠에도 좋지 않다. 그들이 서비스를 바꿔야할 이유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막 문을 연 시민연대에는 벌써 다양한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문제의 벤츠 GKL 220 CDI 관련 일지

2010.06.11 신차 출고

2010.10.27 차가 가속이 안되고 속도가 떨어짐

프로그램등 점검

2011.03.28 운행중 시동 꺼짐(수회)

연료필터, 볼륨컨트롤밸브 등 교환

2011.10.04 운행중 시동 꺼짐

캠샤프트, 홀, 센서 교환, 고압연료펌프 교환

2012.01.31 정기 점검

인젝터 배선 교정

2012.07.17 감속중 시동 꺼짐

연료필터 및 고압연료펌프 교환

2012.07.24 7월 23일 출고하여 고속도로 운행하다 다시 시동 꺼짐

엔진 경고등과 함께 부조(떨림)현상

엔진테스트 및 점검

<문제의 차량 정비 이력이 담긴 정비점검 명세서>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