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뿌리 LS가 탈바꿈했다. 디자인을 새로 하고 라인업을 손봐 독일 세단 일색인 최고급 수입 세단 시장에서 일본차의 자존심 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LS는 ES와 더불어 렉서스라는 브랜드로 나온 첫 차였다. 대중 브랜드에 머물던 토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고급차 영역에 뛰어들기 위해 만든 브랜드가 렉서스다.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렉서스 브랜드를 별도로 만들고 처음 선보인 모델이 바로 LS400이었다. 1989년 처음 세상에 나온 LS는 편안한 승차감과 적막할 정도의 조용함으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조용한 렉서스’의 이미지는 LS를 통해 만들어졌다.

LS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유명한 광고가 있다. 샴페인 잔을 보닛 위에 쌓아두고 속도를 시속 140마일(224km)까지 올려도 잔 속의 샴페인이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을 광고로 보여준 것. 섀시 다이나모를 이용해 실제로 달린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 고속으로 엔진이 회전하는 상황에서도 차체의 진동이 거의 없음을 실제 상황으로 보여준 명작이다.

그런 LS가 풀 체인지에 버금가는 변화를 거쳐 새로 출시됐다. 렉서스는 ‘메이저 체인지’라고 표현했다. 풀 체인지는 아니지만 마이너 체인지보다는 훨씬 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는 의미다. 6,000개의 주요 부품중 절반인 3,000개를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고 밝힐 정도다.

디자인 변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스핀들 그릴은 렉서스의 새로운 디자인 DNA다. GS에 처음 적용한 이후 새로 출시하는 렉서스 모델들이 속속 스핀들 그릴로 얼굴을 단장하고 있다.

완고한 측면 모습은 최고급 세단의 품위를 잘 표현하고 있다. 숄더라인이 수평을 이루며 견고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앞으로 기울게 라인을 만들어 다이내믹함을 연출하는 여느 세단과 다른 수평 라인은 무게감을 전한다. 가볍지 않은 대형세단의 위엄이 스며 있다.

차의 크기는 커졌다. 앞 뒤 오버행을 10mm와 20mm 늘려 전체 길이는 30mm가 길어졌다. 인테리어에 사용된 짙은 색의 목재는 깊은 느낌을 준다. 38일간 67개 공정을 거치며 만들어낸 결과다.

내비게이션 모니터는 시원하다. 12,3인치 LCD 화면으로 시판중인 자동차중 가장 큰 사이즈다. 모니터 아래로 아날로그 시계가 배치됐다. 시계, 그중에서도 아날로그 시계는 패션에서도 중요한 소품이듯 자동차 인테리어도 중요한 요소로 여긴다. 고급차의 징표라고 봐도 된다.

리어 시트는 렉서스 LS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다. 지붕 가운데에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모니터가 있고 전동식 시트는 안마 기능까지 있어 이동중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편의 장치는 화려하다. 에어컨, 통풍/열선시트, 스티어링 휠 온도를 연동시켜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렉서스 클라이밋 컨시어지 공기조절시스템 등이 승객을 영접한다. 어드밴스드 일루미네이션 시스템은 실내 분위기를 다양하게 연출한다. 조명의 온 오프 타이밍, 밝기조절,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조명까지 통합 제어한다.

넓은 공간에 더해 다양한 편의장치를 갖추고 있어 이 차에 타면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신형 LS는 표준형인 460과 롱보디인 460L, 사륜구동모델인 460 AWD, 하이브리드 모델인 600hL 등의 트림으로 구성된다. LS600hL에는 4인승과 5인승이 있다. 4인승은 뒷좌석이 좌우로 완전히 분리돼 2명만 앉을 수 있다.

다양한 차종 중 하이브리드 모델인 LS600h 4인승 모델을 타고 시승에 나섰다. 훨씬 더 조용해졌다. 실내 소음 수준을 이전 모델보다 2데시벨 더 낮췄다고 렉서스는 밝혔다. 이전 모델이 가졌던 극한의 조용함조차 개선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게 놀랍다.

시속 100km에서 실내는 그저 조용할 뿐이었다. rpm은 1,200에 머문다. 속도를 120km/h로 올려도 엔진 회전수는 거의 변함이 없다. 8단자동변속기의 효과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저속에서 강한 구동력을 고속에서 발군의 가속력을 보인다.

V8 5.0 가솔린 엔진은 394마력의 힘을 만들어내고 모터에선 최대 224마력의 힘이 나온다. 시스템 출력은 445마력. 모터 토크 30.6kgm를 포함한 전체 토크는 53.0kgm에 달한다. 공차중량은 2,365kg이다.

탄력 있는 가속감은 최고속도까지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그럼에도 445마력의 힘은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의 성격에 맞춰졌다. 스포츠카의 445마력과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의 445마력은 느낌이 다르다. 차가 흔들리고 떨리는 게 당연해야하는 최고속 구간에서도 LS 600hL의 편안함은 놀라운 수준으로 유지됐다. 실내 정숙성, 승차감에 관한한 벤츠 S 클래스보다 단연 우수하다.

주행모드는 모두 5가지다. 에코, 컴포트,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다. 어떤 주행환경에서도 최적의 상태로 반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다. 주행모드에 따라 rpm 게이지는 파워인디케이터로 변하고 계기판 배경색도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바뀐다.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전기모터로만 달릴 수 있는 EV 모드가 있다. 엔진은 완전히 숨을 멈추고 전기 모터의 힘으로 조용히 미끄러지는 느낌은 경험해보지 않은 이들에겐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LS는 운전기사가 핸들을 잡고 오너는 뒷좌석에 앉아 이동하는 전형적인 쇼퍼드리븐 카다. 높은 rpm을 이용하며 힘차게 운전해도 차는 훌륭하게 따라주지만 그런 운전은 이 차에 어울리지 않는다. 자칫 뒷좌석에 앉은 회장님에게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 여유를 가지고 부드럽게 물 흐르듯 움직이는 게 이 차는 어울린다.

고급 세단이지만 핸들링은 예민한 편이다. 2.8 회전하는 핸들은 5.2m에 달하는 차체를 정확하게 컨트롤한다. 브레이크 느낌은 거칠지 않다. 급하게 제동하면 페달의 느낌은 부드럽고 브레이크는 강하게 반응해 차체를 정확하고 제어한다.

렉서스는 LS를 앞세워 벤츠 BMW와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수입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절박함과 한때 수입차 1위 브랜드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독일 세단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렉서스 LS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놀라운 정숙성이 최고 수준으로 단단한 서스펜션과 고성능을 추구하는 독일산 세단과는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딱딱한 서스펜션보다 소프트한 승차감을 선호하는 이들이 40-50대 이상의 고객층에 의외로 많다. 렉서스 LS가 공략해야 할 타깃이 바로 이들이다.

렉서스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품질이다. 가장 신뢰성을 인정받는 JD파워의 품질조사가 렉서스의 품질 수준을 잘 말해준다. JD파워의 2012년 신차품질조사 대형세단 부문에서 렉서스 LS는 100대당 불만지수 50으로 1위를 차지했다. LS는 98년부터 5년 연속 1위였고 15년간 12차례나 1위에 올랐다. 렉서스가 ‘품질의 렉서스’를 대표하는 세단임을 증명하는 사례다.

렉서스 LS 600hL의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정확하게 10km/L다. 대형 세단이 훨씬 까다로워진 신연비 기준임에도 두 자리 수 연비를 확보했다는 점은 평가할만하다.

판매가격은 하이브리드 모델인 LS600hL 5인승이 1억6,900만원, 4인승은 1억7,93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렉서스의 플레그십 세단인 LS에 차간거리를 스스로 조절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없다. 단순히 정해진 속도로 달리는 크루즈컨트롤이 있을 뿐이다. 의외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나이트비전 등도 적용되지 않았다.

모델

ALL New LS 600hL Executive

주요 제원 및 중량

전장x전폭x전고(mm)

5,210mmx1,875mmx1,465mm

축거 (mm)

3,090mm

윤거 (전/후) (mm)

1,610mm/1,615mm

공차중량 (kg)

2,365kg

차량총중량 (kg)

4 seater : 2,625kg / 5 seater : 2,690kg

엔 진

형식

V8 DOHC 듀얼 VVT-I + 하이브리드 시스템

배기량 (cc)

4,969cc

최고 출력 (PS/rpm)

총 시스템 출력 445 PS
: 엔진 출력(394 PS /6,400rpm) + 모터출력 (224 PS)

최대 토크 (kg.m/rpm)

엔진 토크: 53.0 kg.m / 4000 rpm
모터 토크: 30.6 kg.m

정부공인 표준연비
(km/l)

도심: 9.2km/l /고속도로: 11.4 km/l /복합: 10.0 km/l

이산화탄소배출량 (g/km)

185g/km

트랜스미션

트랜스미션

E-CVT (전자제어 무단 변속기)

샤시 및 구동계

서스펜션 (전/후)

멀티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전/후)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벤틸레이티드 디스크

연료 탱크 용량 (l)

84L

구동방식

풀타임 4륜 구동

타이어(전/후)

245/45R19

가 격
(부가세포함)

All New LS 600hL Executive 5 Seater: 169,000,000 원
All New LS 600hL Executive 4 Seater: 179,300,000 원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