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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스페셜리스트 300명 수입차 전선에 투입

현대차가 300명의 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해 수입차와의 전쟁이 펼쳐지는 영업 최전선에 배치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150명의 영업사원을 선발, 고급차 스페셜리스트 교육과정을 시작했다. 이미 교육을 마친 150명의 스페셜리스트들을 배출한 데 이어 2차로 150명을 추가로 선발했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판매량이 많은 영업사원들 위주로 선발했다. 현대차의 수입차 공략 선봉장인 셈이다. 임진왜란때 10만 양병설에 비할 수 있는 현대차의 스페셜리스트들이다.

교육과정은 주로 3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명품 체험. 선발된 인원들은 국내 최고 수준의 명품 업체들을 직접 찾아가 경험하게 된다. 강남 최고의 헤어숍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최고급 한정식집을 경험하는 기회도 가졌다. 프라다와 에르메스 등 명품샵에서 매장체험을 하고 관계자들로부터 브리핑도 받았다. 국내 최고의 호텔로 인정받는 W 호텔에서 1박을 하는 호사도 누린다.

렉서스가 미국 시장 론칭에 앞서 개발자들이 최고급 휴양지에서의 생활을 누렸던 것처럼 영업사원들이 직접 최고급 생활을 경험함으로써 고객들과 좀 더 원활한 소통을 하기위한 교육 과정이다.

경쟁 수입차 체험도 한다. 교육 대상자들은 벤츠 E300, BMW 528i, 폭스바겐 골프, 미니 쿠퍼, 토요타 캠리, 렉서스 ES 350 등 현대차와 경쟁관계에 있는 수입차들을 1주일씩 타 본다. 직접 경쟁차종을 느껴보고 장단점을 파악하라는 의도다. 그래야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줄 수 있고 설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어서 경쟁 수입차의 상품교육이 이어진다. 주요 수입차들의 상품 구성을 알아보고 공략지점을 공유하는 과정이다. 벤츠 E300의 경우 제네시스 GDi 엔진보다 엔진 출력이 낮고 기름은 더 먹는다는 제원비교에서부터 인터페이스의 불편함 등 상품구성의 장단점을 상세하게 교육받는다. 영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고객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수 받는 것.

현대차가 스페셜리스트 양성에 나선 것은 수입차이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내수시장 1위 업체라고는 하지만 4,000만 원대 이상 시장에서는 수입차에 상당 부분을 내주고 있는만큼 더 이상은 밀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스페셜리스트들을 교육시켜 전쟁같은 판매 최일선에 배치키로 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수입차 비교시승 센터를 운영 중이다. 차를 사려는 사람 누구나 신청하면 수입차와 현대차를 함께 타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비교해보면 절대 수입차를 살 이유가 없다는 자신감이 만든 시설이다.

올해 3월부터 문을 연 비교시승센터는 서울 청담지점을 비롯해 분당, 잠실, 부산 동부, 동대구 등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는 BMW 5시리즈, 벤츠 E 클래스, 캠리, 렉서스 ES350, 골프, 미니 등의 수입차와 함께 제네시스, 그랜저, 쏘나타, i30, 벨로스터 등 현대차 모델들이 배치돼 언제라도 시승을 할 수 있다. 현대차 영업사원을 통해 신청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 스페셜리스트 차동환 부장

94년 현대차에 입사한 그는 지금까지 18년간 현대차를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한 차만 2,950대. 2,000대를 넘겨 이미 장인 칭호를 받았고 곧 누적판매 3,00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3천대를 팔면 명장 칭호를 받는다.

현재 현대차 역삼 대리점에 근무중인 차 부장은 현대차가 길러낸 300명의 스페셜리스트 중 한 명이다.

“스페셜 리스트 교육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고 고객응대에 큰 도움이 됐다”는 그는 끊임없이 고객들을 만나고 설득하는 게 일이다. 치열한 판매 현장에서 ‘승전’과 ‘패전’을 반복한다. 계약을 받으면 ‘승전’이고 계약을 못하면 ‘패전’이다.

인터뷰하기 전날, 그는 골프를 타던 고객에게 싼타페를 팔았다. 승전이다. AS에 불편함을 느낀 고객이 고민을 거듭하다 싼타페로 갈아타기로 했다는 것.

물론 승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네시스를 고민하던 한 고객은 얼마 전, 젊은 아들이 좋아하는 미니 쿠퍼로 결정했다고 통보해왔다. 패전이다. 안타까웠다. 상품성과 그레이드에 맞춰 차를 비교해야 하는데 가격 하나만 놓고 비교하는 고객들을 볼 때엔 그렇다. “왜곡된 비교”라고 그는 말했다.

승전과 패전은 일상사지만 그래도 패전은 아프다.

“그 차에 대한 동경, 흔히 말하듯 꽂혀서 수입차를 사는 분들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둘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는 충분히 승전 가능성이 있다. 가격만으로 왜곡된 비교를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그는 말했다. 정확하고 꼼꼼하게 비교하면 수입차를 사야할 이유는 줄어든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지금 BMW만 3대째 바꾼 고객을 공략중이다. 제네시스를 시승까지 해 본 그 고객은 여전히 BMW 5시리즈와 제네시스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그 고객을 설득해 또 하나의 ‘승전’을 만들어 내는 게 스페셜리스트 차동환 부장의 전투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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