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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S5의 뜨거운 심장

자동차 현대사에서 아우디는 가장 극적으로 변신에 성공한 메이커중 하나다. 빈약한 라인업으로 유럽의 많은 브랜드중 하나에 불과했던 아우디가 이제는 수십 개의 차종을거느린 독일 프리미엄 3총사 중 하나로 우뚝 섰다.

대중소형 세단과 SUV로 기본 라인업을 세우고 다양한 틈새 차종으로 변형해 까다롭기 짝이 없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춰온 결과다. 중요한 것은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키워왔다는 점이다. 무조건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나 카피캣이 아니라 스스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과정에서 오늘의 아우디가 만들어졌다는 것. ‘따라쟁이’들이 새겨봐야할 대목이다.

그런 아우디가 다시 아우디 S5를 출시했다. 4인승 2도어 쿠페인 A5에 심장을 교체한 고성능 스포츠 쿠페다. ‘S’는 ‘최고의 성능(Sovereign Performance)’을 의미하는 것으로 4, 5, 6, 8등에 S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세단 라인업과 나란히 고성능 모델들이 포진해 있는 것.

깔끔한 라인은 세련된 이미지를 전하는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 쿠페 라인을 적용한 보디는 적당한 무게감과 함께 세련된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아우디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는 디자인이다. 333마력 고성능을 품은 디자인치고는 점잖고 차분한 분위기다. 제논 플러스 헤드라이트에는 8개의 LED 주간운행등이 배열됐다. 날카로운 눈매를 가졌다. 사다리꼴의 대형 그릴은 모서리를 꺾어 육각형으로 배치했다. 군더더기가 없다. 사이드미러는 보디컬러에 알루미늄으로 은색 포인트를 줘 지루함을 덜어준다. 길이 4,640mm, 너비 1854mm, 높이 1369mm의 크기로 넓고 낮은 비례를 갖췄다.

골프공처럼 둥근 변속레버는 손 안에 쏙 잡힌다. 조작감도 좋다. 수동변속기였다면 좀 더 짜릿한 손맛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자동변속기에 패들시프트까지 있어서 변속레버에 손 댈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자 쪽으로 살짝 방향을 틀었다. 센스 있다. 도어 패널에 자리한 메모리 시트 버튼은 손목을 비틀어야 조작할 수 있다. 편한 기능이지만 조작하기는 불편하다.

S5는 뜨거운 심장을 가졌다. 뉴 S5의 3.0 TFSI 엔진은 기계식 수퍼차저를 더해 최고 출력 333마력, 최대 토크 44.9kg.m의 힘으로 4.9초에 시속 100km를 넘긴다. 이 엔진을 뒷받침하는 변속기는 7단 S-트로닉 변속기다. 여기에 스포츠 디퍼런셜이 적용된 콰트로 시스템이 더해져 S5의 파워풀한 드라이빙이 완성된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럭트는 컴포트, 오토, 다이내믹, 인디비주얼 4가지 모드를 갖췄다. 각각의 모드에 맞춰 엔진, 변속기, 스티어링 휠, 댐핑 컨트롤, 스포츠 디퍼런셜, 엔진 사운드 등이 다른 반응을 보인다. 컴포트 모드와 다이내믹 모드에서 가속페달의 반응은 확연히 다르다. 느슨하게 반응하며 승차감을 우선 고려하는 컴포트 모드에서와 달리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전해진다. 가속페달 터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속 100km에서 1,500rpm으로 무척 안정된 반응을 보인다. 잔잔한 호수를 미끄러지는 맛이다. 아무런 쇼크도, 흔들림도 없다. 부드럽고 잔잔하다. 프리미엄 세단의 여유 있고 편안한 승차감을 만끽할 수 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킥다운 버튼을 누르면 반전이 일어난다. 달리기 시작하는 반응이 놀랍다. 잔잔한 반응은 온데간데없고 일전을 불사하고 적진으로 달려드는 용맹스러운 전사처럼 무서운 돌진이 시작된다. 탄력을 받은 차체는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른다. 고개를 숙이기를 거부하는 고집스러운 전사처럼 끝까지 탄력이 살아있는 가속감을 느낀다.

얌전한 듯 보이는 엔진은 엄청난 폭발력을 숨기고 있다. 건드리면 터지는 혈기왕성한 엔진이다. 가속할 때의 엔진 사운드는 매력적이다. 특히 변속 시에 들리는 엔진 사운드에 끌려 자꾸 패들시프트를 조작하게 된다.

브레이크의 반응은 이 차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꽤 빠른 속도에서 제동을 해도 차는 앞이 숙여진다기보다 차체 전체가 낮게 깔리며 속도를 줄인다. 제동할 때조차 고개 숙이기를 거부한다. 무릎 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겠다는 고집이 느껴진다.

아래 부분을 일직선으로 커팅한 D 컷 핸들은 2.2 회전 한다. 대단히 예민한 조향각이다. 핸들을 단단히 쥐고 조작해야 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크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고성능 스포츠 쿠페에 어울리는 스티어링이다.

콰트로 시스템에 단단한 하체를 가진 S5는 고속주행이 부담이 없다. 고속에서도 운전자와 탑승객이 불안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이 뛰어났다. 코너링도 마찬가지다. 운전자의 기량을 100% 발휘해 코너에 들어가면 조금 더 과감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콰트로 시스템이 주는 안정감이다.
크루즈 컨트롤은 차가 정지해 있을 때 미리 설정해 둘 수 있다. 시속 80km에 크루즈컨트롤을 세팅하고 출발하면 그 속도에 이르러 정속주행이 이뤄진다. 달리는 중에 이것저것 조작하는 번잡스러움을 피할 수 있어 좋다.

틸팅 파노라마 루프는 실내의 답답함을 해소해준다. 갇혀 있는 듯 답답한 실내가 아니다. 뻥 뚫린 파노라마 루프를 통해 시원한 하늘을 만날 수 있다. 모기장 같은 선루프 가림막은 손으로 열어야 한다.

프리미엄세단의 승차감에 폭발력 강한 고성능 엔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잘 어우러진 아우디 S5는 분명한 개성을 가진 차다. 세단이 지루하지만 그렇다고 눈에 확 띄는 요란한 디자인의 스포츠카로 가기는 꺼려지는 소비자라면 S5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 차분하고 개성 강한 디자인에 강한 성능을 가진 차. S5가 그랬다. 판매가격은 8,980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고성능 모델이 피할 수 없는 약점은 연비다. 복합연비 기준 8.7km/l로 주유소를 자주 드나들어야하는 차다. 아이들 스톱 기능이 생략되는 등 연비 개선에 대한 의지도 크지 않아 보인다. 뒷좌석은 좁다. 4인승으로 뒷좌석 좌우가 정확히 분리돼 있지만 드나들기도 불편하고 무릎공간도 좁다. 2도어의 불편함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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