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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로엥 DS4는 장난꾸러기

시트로엥이 DS3에 이어 DS4를 한국에 내놨다. 낭만 가득한 파리지엥의 사뿐거리는 발걸음이 가볍다.
DS4는 상상력으로 만든 차다. 틀에 얽메이지 않는 기발한 상상력이 차의 구석구석에 재미를 심어 놓았다. DS4를 타다보면 생각지 못한 곳에서 그런 재미를 만난다. 장난기 가득한 차다. 무심코 방향 지시등을 켰는데 4분의 2박자의 경쾌한 리듬을 만난다거나 따가운 햇살에 눈부셔 지붕에 손을 대면 지붕 끝선을 더 내려놓을 수 있게 해 놓은 부분들이 그렇다.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때 울리는 경고음도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닮았다. 상상력을 입힌 소리, 장치들이 재미있다. 계기판 컬러도 조절할 수 있다. 파란색, 하얀색, 옅은 파랑으로 변한다. 기분에 따라 차를 세팅하는 즐거움이 있다. 차창은 앞창만 열린다. 뒷창은 열리지 않는다.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는 독일 사람에 비해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 분방한 프랑스 사람들이 만든 차답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쿠페를 베이스로 만든 차다. 4도어 세단이지만 뒷 도어를 감쪽같이 숨겨놓아 마치 언듯보면 2도어 쿠페와 다르지 않다. 뒷도어의 도어 라인을 따라 손잡이를 숨겨놓아 도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DS4 네티즌 상대 설문조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쿠페로 선정된 적이 있다. 가장 아름답다는 데에는 각자 의견이 다를 수 있겠지만 아름답다는 말에는 동의할만하다. 밝고 경쾌한 디자인적 요소가 센스 있게 배치됐다.
뒷좌석은 좁지 않다. 3인 시트가 뒤에 있다. 높게 솟은 센터 터널은 아쉽다. 쿠페를 닮은 스타일링에 비해 여유 있는 실내 공간이다. 전동식 시트에는 안마기능이 있다.
좌우측 후방 사각 지대에 차가 있으면 빨간 등이 들어오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어 안전에 도움을 준다. 센터페시아 아래엔 깊은 수납함이 있다. 그 안에 USB 외부입력 단자가 있다. 사용하기에 제법 편하다.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넣어둘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글로브 박스와 도어포켓도 넓은 편이다.

디렉셔녈 바이제논 라이트에는 코너링 램프 기능이 있다. 핸들을 돌리면 헤드램프가 회전 방향을 따라가며 빛을 쏘아준다. DS4에는 200kg의 플라스틱 소재가 사용됐다. 이중 15% 정도가 친환경 소재다. 환경 친화적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는 증거다.

핸들은 3.2회전, 여유 있는 핸들링을 지향했다. 쿠페라면 조금 더 타이트해도 좋겠지만 승차감을 위해서라면 나쁠 게 없다. 핸들에는 다양한 버튼이 있다. 패들 시프트는 왼쪽이 시프트다운, 오른쪽이 업이다. 크루즈 컨트롤과 스피드 리미트 버튼도 있다. 그 아래는 파킹 어시스트 버튼이 자리했다. 주차공간을 확인해준다. 우측에는 핸들을 쥔 채로 사용할 수 있는 오디오 컨트롤 버튼이 우측에 있다. 편하고 기능적이다.

변속기는 수퍼카에 쓰인다는 EGS, 일렉트로닉 기어박스 시스템이다. 변속레버는 작다. 장난감 같다. 6단 자동변속기의 기능을 맡는다. 기어레버는 P, D, R이 아니다. R은 레버를 당겨 작동해야 하고 그 아래로 자동변속 모드인 A, 수동 모드인 M이 있다. P는 따로 없다. 키를 뽑으면 자동으로 사이드 브레이크가 잠긴다. 변속기는 같은 계열사인 푸조의 MCP와 크게 다르지 않다.

DS4는 배기량 1560cc에 112마력의 힘을 가졌다. 작은 배기량에 엔진 힘은 넉넉지 않지만 1750rpm에서 27.5kgm의 제법 큰 토크를 낸다. 중저속, 시내구간에서 힘을 쓰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 킥다운 버튼을 누르면 힘을 모을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잠깐 지체하는 동안 모인 힘으로 차가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가속페달을 계속 깊게 밟고 있으면 변속 순간의 멈칫거림이 심하다. 변속기 특유의 반응이다. 시간이 지나 익숙하게 되면 훨씬 부드럽게 변속기를 작동할 수 있게 된다.

속도를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해 시속 100km에 이르면 엔진 회전수는 분당 1800에 멈춘다. 4, 5, 6단이 시속 100km를 커버한다. 이 속도에서 3단으로 시프트다운은 안된다. 3단이 100km/h를 커버하지 못하는 것. 연비를 고려한 세팅으로 봐야한다.
고속주행할 때 불안감은 없다. 엔진소리와 바람소리가 섞여 들린다. 불안할 정도는 아니다. 가속하면 엔진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린다. 112마력, 숫자만보면 걱정이 앞선다. 너무 약한 힘이 아닌가. 하지만 달리기 시작하면 걱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최고속도 구간에서 아쉬운 감이 있지만 그 속도에 이르기까지는 약하거나 느리다는 느낌이 없다. 시속 80km으로 정속주행하면 실내에는 에어콘 바람소리 정도만 들린다. 실내 유입 소음은 거의 없다.

1.6 e-HDI 엔진에 스타트 스톱 기능을 적용해 차가 멈추면 엔진도 멈춰 실내가 조용하다. 엔진은 수시로 정지한다. 조금만 움직인 뒤 정지해도 어김없이 멈추는 것. 엔진이 멈춰진 상태에서도 라디오나 에어컨, 스티어링 휠 조작이 가능하다. 스타트 스톱 기능이 3세대에 이르며 기능이 점점 더 개선되고 있음을 느낀다.
브레이크 성능도 신뢰할만하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작은 차체가 잘 제어된다. 정지할 때의 거동도 안정감이 있다.

자유발랄한 상상력이 마음에 든다. 틀에 얽매이지 사고가 만들어낸 재미있는 차다. 아름답고 기능적인데다 성능면에서도 크게 나무랄 데 없다. 생각보다 매력 있고 재미있는 차다. DS4는 Chic가 3,960만원, So Chic가 4,390만원이다. 신연비 기준 복합연비는 17.6km/L로 탁월함을 자랑한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엔진 사운드는 깨끗하지 않다. 뭔가 걸리는 듯 한 탁한 소리다.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디자인에만 신경 쓴 것일까. 앞 뒤 도어를 열면 그 끝 라인이 앞은 예각을 이루고 뒤는 라운드된 부분이 튀어나와 있어 부딪힐 수 있다. 아름다움도 좋지만 안전과 기능을 무시해선 안 된다. 도어라인은 단순화 하는 게 좋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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