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자동차 실내의 벤젠 농도를 위험 수준까지 끌어올릴까.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자동차 실내의 벤젠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이메일, 개인 홈페이지, 페이스 북 등을 통해 전해지는 내용은 이렇다. 고온에 주차됐던 차의 실내에는 발암물질인 벤젠 농도가 높아져 있는 상태여서 차를 타자 마자 에어컨을 켜면 안좋다는 것. 차를 탈 때에는 차창을 모두 내려 환기를 환 뒤 2~3분 지나서 에어컨을 켜라고 조언하는 내용이다.
창문을 닫은 채 야외에 주차된 차의 경우 벤젠 농도가 기준치의 40배 이상이 될만큼 위험하다며 매우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고 있어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더위에 열받은 플라스틱 부품들이 벤젠을 노출하기 때문에 창문을 닫은 채 차에 올라 바로 에어컨을 켜 는 것은 빠른 속도로 연달아 아주 많은 양의 벤젠을 마시게 되는 것이어서 위험하다는 것이 주된 내용.
하지만, 아니다.
이 내용은 이미 수년전 미국 등 해외에서 이메일을 통해 한 차례 돌았던 적이 있다.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널리 알려야 한다는 내용까지 있어 사람들 사이에 메일이 돌고돌아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지자 미국 암협회가 지난 2011년 7월, 이 내용의 오류를 지적하고 나섰다.
미국암협회는 2007년 발표된 독일의 한 연구 논문 등을 들어 자동차 실내의 벤젠이 유해한 수준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주차된 차의 실내 공기를 주제로 작성된 이 논문에 따르면 자동차 실내에서 발견되는 벤젠을 포함한 발암성 화학물질은 일반 건물의 수준 정도로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와 관련한 연구가 한국과 미국에서도 이뤄졌지만 자동차 실내의 벤젠이 위험하다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고 미국 암협회는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주장과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출판 연구결과를 찾지 못했다”는 게 암협회의 결론이다. 협회는 벤젠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차의 실내 공기 순환을 위해서 주기적으로 창문을 여는 것이 아무런 손해가 없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참고 : http://www.cancer.org/Cancer/News/ExpertVoices/post/2011/07/19/Is-your-car-killing-you-with-benzene.aspx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