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내수판매에서 쌍용차에 추월당한 르노삼성차가 모델별 내수 판매량을 제대로 밝히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6월 판매 실적을 마감하고 쌍용차에 뒤진 것으로 드러나자 당황해하는 모습이다. 내수 부진에 시달려 왔지만 만년 꼴찌였던 쌍용차에게 추월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탓이다.
급기야 르노삼성차는 각 모델별 내수판매량을 숨긴 채 수출과 합친 실적을 뭉뚱그려 6월 실적을 발표했다. 부진한 내수판매를 감추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그렇다고 수출 실적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초라한 성적표이기는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차가 이런 꼼수를 부리는 회사는 아니었는데 상황이 어렵다보니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추가로 자료를 요청한 후에야 모델별 내수 판매량이 실린 자료를 받을 수 있었다. 추가 자료를 요청하지 않고 르노삼성차의 발표자료만 받은 많은 언론에서는 모델별 판매 실적이 생략된 채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이해는 한다. 참담한 실적을 내보이기가 창피했으리라. 뚝 떨어진 성적표를 감추는 학생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숨긴다고 숨겨질리 없고 성적이 좋아질리는 만무하다.
르노삼성의 이 같은 행태는 자해에 가깝다. 불신만 키우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시장 정보조차 감추려는 회사를 신뢰할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진정성을 내보이며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려는 노력을 치열하게 전개해야하는 이 어려운 시기에 불필요한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6월 내수판매에서 르노삼성차를 간발의 차이로 추월했다. 6월 내수 판매에서 쌍용차는 4,033대, 르노삼성차는 4,008대를 판매했다. 불과 25대 차이. 쌍용차가 내수시장에서 르노삼성차를 추월한 것은 200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91개월 만에 쌍용차가 역전에 성공한 것. 코란도 C가 탄력을 받고 있고 렉스턴 W 역시 시장반응이 좋아 쌍용차의 약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르노삼성차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대목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