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에 또 하나의 수입 브랜드가 등장했다. 시트로엥이다. 1919년 프랑스에서 설립됐다는 자동차 메이커다. 한국에서 유관순 누나가 3.1운동을 하고 있을 때 유럽에선 자동차산업이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트로엥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로 주목받는 색깔 있는 브랜드다. 회사를 세운 앙드레 구스타프 시트로엥의 이름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 이 회사의 상징인 두 개의 화살촉 마크는 기어 톱니를 형상화한 엠블럼이다.
시트로엥은 90년대에 이미 한국 시장에 진입했던 바가 있다. 당시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고 수입사 역시 판매에 강한 의지가 없어 명맥만 유지하다 몇 년 만에 시나브로 사라졌던 브랜드였다.
푸조와 함께 PSA 그룹에 속하는 시트로엥은 2012년 다시 한국진출을 선언하고 본격 판매에 나섰다. DS3가 첫 주자다. DS는 시트로엥의 고급 브랜드로 DS3, DS4, DS5로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DS는 원래 1955년 만들어졌던 시트로엥의 고급 세단으로 1975년까지 145만대가 팔린 히트 모델이었다. 2010년에 시트로엥이 프리미엄 라인업을 만들며 DS라는 이름을 다시 부활 시켰다.
DS3는 DS라인업에서 엔트리급 모델에 해당하는 해치백 모델이다. 시트로엥의 수입사 한불모터스는 DS4, DS5도 이어서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승차는 DS3 1.6 VTi로 가솔린 모델.
눈에 확 띄는 디자인이다. 경쾌한 해치백 디자인에 강렬한 컬러를 과감하게 시도한 덕분이다. 보디 컬러는 체리 레드, 보티첼리 블루, 스포츠 엘로우, 퓨시아 등 특색 있는 컬러들이 적용됐다. 지붕은 화이트와 블랙, 핑크 등 보디컬러와 다른 색을 적용해 소형차의 발랄함을 한껏 살리고 있다.
두 개의 라인이 자리한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는 시트로엥의 엠블럼이 자리했다. 좌우 해드램프 아래 위치한 드라이빙 램프는 八자형으로 배치해 이 차의 특징을 이룬다. 각각 6개의 LED 램프로 구성된 드라이빙 램프는 마치 한 가닥 수염이 휘날리는 느낌을 준다.
측면에서 보면 B필러의 앞뒤 차창이 완전히 분리됐다. 프런트 오버행이 리어 오버행보다 길다. 타이어는 연비를 좋게 한다는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타이어를 적용했다.
차 크기는 3950x1720x1480mm다.
인테리어는 나름 고급스럽다. 실내 운전석에 앉으면 트리플미터 계기판을 만난다. 손에 쏙 들어오는 스티어링 휠은 윗부분에 가죽, 아래는 플라스틱 재질을 덧대 투톤 컬러로 만들었다. 시각적으로 심플하다. 젊고 발랄함이 곳곳에 스며있다.
핸들 아랫부분을 직선으로 만든 D 컷 핸들, 3개의 클러스터로 구성된 계기판 등이 포인트다. USB 연결 잭을 갖춰 뉴미디어 기기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향수의 나라 프랑스에서 만든 차답게 원하는 향수를 넣어 ‘향기로운 실내’를 만들어주는 퍼퓸 디퓨저도 있다. 프랑스 냄새를 담은 소품이다. 기분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향수를 바꿔 주는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차다.
가솔린 엔진이다. 편안하다. 공회전상태에서 소음진동 거의 없다. 자잘한 진동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안정감이 돋보인다.
계기판은 6,000지나면서 레드존이다. 푸조와 일부 공통된 부품들이 눈에 뛴다. 오디오 버튼, 크루즈 컨트롤 버튼, 센터페시아의 정보표시창 등이 그렇다.
변속기를 D에 놓고 100km로 달리면 rpm은 2500-3000 사이에 위치한다. 속도에 비해 rpm이 조금 높은 편. 작은 배기량에 4단 변속기를 적용하다보니 엔진 회전수를 높게 가져가야 한다.
시속 90km 전후에서 편안한 주행상태를 유지한다. 바람소리도 거의 안 들린다. 타이어 구르는 노면소리 정도가 잔잔하게 실내로 들어온다. 속도를 조금 높이면, 엔진 소리는 알 듯 모를 듯 커진다. 거슬리지 않는다. 편안한 반응이다.
길이가 짧아 운전이 편하다. 특히 후진할 때 부담이 없다. 노면의 요철을 지날 때에는 반응이 정직하다. 하지만 거칠지 않다. 길이가 짧은 차의 구조적 특징이다. 휠베이스가 짧아 흔들림 각도가 크다. 같은 장애물을 지날 때 휠베이스가 긴 차보다 짧은 차가 아무래도 흔들림이 클 수밖에 없다.
가속페달 깊게 밟으면 엔진소리가 올라온다. 금방 탄력을 받는 건 아니다. 킥다운 하면 힘을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 박자 쉬고 가속이 일어난다.
직렬 4기통 엔진의 최고출력은 120마력, 토크는 16.3kgm으로 강한 순간 가속보다 안정된 파워를 만들어내는 엔진이다.
점차 속도를 높여 고속주행을 시도하면 해치백 특유의 흔들림이 느껴진다. 노면에 가라앉는 안정감보다 조금 떠서 달리는 듯 한 역동적인 반응이 전해진다. 빨라지는 속도와 함께 엔진, 바람소리도 노면소리와 섞여 실내로 들어온다. 실제속도보다 체감속도가 더 빠르다.
엔진 사운드는 매력이 있다. 거칠지 않고 힘이 있다. 점점 커지는 소리가 달리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쥐어짜는 소리가 아니다. 고속주행에서는 A 필러에 부딪히는 바람소리가 들린다. 브레이크는 부드럽고 안정감 있게 작동한다.
핸들은 3.25회전한다. 타이트하고 날카로운 조향감보다 여유 있는 조향으로 차의 안정감을 확보하는 특성을 보인다.
출발하면 바로 2단으로 변속하고 시속 30km에서 3단, 60km에서 4단으로 변속이 일어난다. 속도에 비해 시프트업이 이르다. 연비를 고려한 세팅으로 보인다.
시트는 소형차답지 않은 편안함을 보인다. 전동시트는 아니다.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전동시트가 아니어서 실망할 일은 아니다. 시트를 움직일 일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다. 수동으로 시트를 조절하는 게 전동식보다 더 빠르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 연비 기준으로 시트로엥 1.6 VTi의 복합연비는 12.0km/L다. 도심에서 10.7km/L, 고속도로 연비는 14.2km/L다. 연비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디젤 엔진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DS3 1.4eHDi는 20.2km/L, 1.6 eHDi는 19.0km/L의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시트로엥 DS3는 도심이동용으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좋은 컴팩트 해치백이다. 크지 않은 사이즈여서 좁은 길에서 편하게 움직일 수 있고 고속주행도 무난히 소화해낸다.
엔진 스펙을 고려하면 충분히 잘 달린다.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기에도 부족하지 않은 재미있는 차다. 도심에서의 카라이프를 즐기기에 딱 좋은 차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가격이다. 2990만원.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낮은 가격대의 차중 하나다. 딱 맞는 성능, 발랄한 디자인, 설득력 있는 가격. 시트로엥이 한국에서의 첫발은 잘 뗀 듯싶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내비게이션이 없다. 낮은 가격을 고려하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내비게이션이 없다면 스마트 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센터페시아 위로 거치대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5인승인 DS3의 뒷시트는 좁다. 성인이 앉아가기엔 불편하겠다. 뒷시트는 또한 접을 순 있지만 완전 평평하지는 않다. 풀플랫까지 된다면 훨씬 더 유용하고 편리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겠다.
구 분
항 목
SO CHIC
CHIC
1.6 VTi
1.4 e-HDi
크기 및 중량
전
장(mm)
3950
3950
폭(mm)
1720
1720
고(mm)
1480
1480
휠베이스(mm)
2465
2465
트레드 앞/뒤(mm)
1465~1468/1467~1471
1465~1468/1467~1471
승차정원(명)
5
5
공차중량(Kg)
1320
1190
엔진 및 성능
형식/엔진
VTi L4
e-HDi
연료 타입
가솔린
디젤
배기량(cc)
1598
1398
최고출력(bhp/rpm)
120/6000
68/4000
최대토크(kg.m/rpm)
16.3/4250
16.3/1750
연료탱크용량(L)
45
45
최고속도(km/h)
190
163
0→100km 가속(초)
8.9
13.5
표준연비(km/l)
13.8
25.7
이산화탄소 배출량 (g/km)
145
105
트랜스미션
형식
AL4
EGS5
구동방식
전륜 구동
전륜 구동
서스펜션
전
맥퍼슨 스트럿
맥퍼슨 스트럿
후
플렉서블 트랜스버스 빔
플렉서블 트랜스버스 빔
브레이크
전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후
디스크
드럼
타이어/휠 규격
195/55 R 16T
205/45 R 17V
195/55 R 16T
205/45 R 17V
판매가(VAT 포함)
2,990만원
2,890만원
2,950만원(Alloy)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