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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좋다는 푸조, 서킷에 풀어놨더니

이젠 성능이다.

탁월한 연비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푸조가 ‘성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푸조의 공식 수입사인 한불자동차가 5일 경기도 안산 스피드웨이에 주요 차종을 집합시키고 기자들을 초대했다. `랠리 드 푸조(Rally de PEUGEOT)`라는 이름으로 시승행사를 연 것. 서킷에는 BMW 520d와 아우디 TT 등의 경쟁 모델도 함께 등장시켰다. 푸조가 한국에서 서킷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

첫 코스는 MCP 차량들의 서킷 주행. 508, 3008, 308, 308SW 등 1.6 엔진 + MCP 변속기로 무장한 차들을 타고 서킷을 달렸다. 직선로에 이어 계속 코너가 이어지는 안산 서킷을 푸조의 모델들은 하나같이 잘 달렸다. 다만 거슬리는 것은 변속 과정에 나타나는 MCP의 거친 반응. 변속이 이뤄지는 순간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멈칫거림이다. 변속이 이뤄지는 순간 연료의 낭비를 줄이기위해 연료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MCP의 탁월한 연비를 얻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 이 불편함은 변속하는 순간 가속페달의 힘을 살짝 빼는 동작으로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이렇게 운전자가 차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면 변속시의 거친 반응이 상당 수준 부드러워진다.

푸조의 진가는 코너에서 두드러진다. 단단한 하체와 정확한 스티어링 성능이 어우러져 야무진 코너링 성능을 보였다. 때로 코스를 읽는 드라이버의 실력부족이 문제가 됐을 뿐 차 때문에 코스를 이탈하는 일은 없었다.

원선회 테스트에서는 푸조 508 2.0 HDi와 BMW 520d를 함께 풀었다. 중심점을 두고 원선회를 하면서 서로 꼬리잡기를 했다. 코너를 빠르게 도는 차가 앞 차의 꼬리를 잡는 게임. 508이 이기기도 했고, 520d가 앞서기도 했다. 푸조 508이 BMW 520d에 못지않은 코너링 성능을 보인다는 점은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코너였다.

RCZ을 이용한 슬라럼 테스트도 진행됐다. 민첩하고 정확하게 러버콘 사이를 헤집으며 달리는 자세는 미드십 스포츠카처럼 안정됐다. 탁월한 고성능은 아니지만 도로에 밀착해 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승행사는 푸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푸조의 마케팅 포인트가 연비, 가격에만 집중돼 있어 푸조의 또 다른 진면목인 ‘성능’이 주목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푸조는 각종 레이싱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모터스포츠의 강자다. WRC, 르망 24 시 등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경기에서 정상의 실력을 보이는 메이커. 이번 시승행사를 통해 이 같은 푸조의 숨겨진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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