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AutoDiary

편의장치 개선한 코란도C의 일보전진

코란도의 진화가 거듭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2월 상품성을 개선한 2012년형 코란도C를 선보였다. 코란도C. C가 氏로 읽혀 더 정겹다.

코란도는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모델이다. 74년부터 생산된 신진지프가 코란도의 뿌리다. 코란도라는 이름은 83년 거화 시절에 지어졌다. 거화, 동아, 쌍용차로 이어지면서 코란도는 역사는 도도하게 이어졌다. 공백기도 있다. 중국 상해기차집단이 쌍용차를 접수했을 때다. 중국인들의 눈에 Korean Can Do라는 의미를 담은 코란도가 거슬렸던 것일까. 2005년 9월 단종된 코란도는 ‘치욕의 공백기’를 지나 2010년 4월 부산모터쇼에서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근 40년에 걸친 역사를 가진 셈이다. 격동기를 거치며 성장해온 한국 사회와 함께 해 온 유일한 자동차라고해도 과언은 아니다. 40년 역사, 그 자체만으로도 코란도는 보물이다. 다른 어떤 자동차도 이를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기억 속 코란도는 박스타입의 오프로더다. 기자의 어린 시절에도 코란도에 얽힌 기억이 있다. 처음 코란도를 운전했던 기억도 새롭다. 핸들을 완전히 감은 뒤 차를 움직이면 핸들이 스스로 풀려야 하는데 코란도는 그게 안됐다. 유턴을 하다 곤욕을 치렀던 기억이 새롭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 2010년 코란도C는 거친 들판을 누비던 작업복을 벗고 단정한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온로드 지향의 도시형 SUV’라는 세계적 트렌드를 코란도C가 받아들인 것이다. 2012년형 모델은 편의장치를 개선한 소폭의 변화를 거쳤다. 블루투스 핸즈프리와 블루투스 오디오 스트리밍을 적용했고 스티어링 휠에는 열선을 집어넣었다. 하이브리드 와이퍼와 2열 중앙에 3점식 시트벨트를 적용해 뒷좌석 승객의 안전을 배려했다. 센터페시아는 좀 더 고급스럽게 다듬어졌다. 카본 그레인을 기본 적용했고 상위트림에는 무광 우드 그레인을 사용했다. 코란도 C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메쉬 타입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을 입혀 시선을 잡아끈다. 소음진동을 개선하기 위해 시저스 기어를 적용했고 사이드 커버 및 언더 커버를 장착했다. 편의장치를 개선하면서 한 발짝 앞으로 나간 것, 코란도C의 일보전진이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면 가장 먼저 눈이 가는 부분이 계기판의 핸들 정렬이다. 타이어의 방향이 어느 쪽을 향해있는지 계기판을 통해 알려준다. 좁은 공간에서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실수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차를 움직이면서 핸들을 교정하는 게 하니라 먼저 핸들을 교정한 뒤 차를 움직일 수 있어 훨씬 안전하다. 계기판은 심플하다. 아주 많은 정보를 드러내려 하다보면 계기판이 정신없이 어지러운 경우를 간혹 보는데 코란도C이 계기판은 매우 심플한 편이다. 달리는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필요한 정보만을 추려 보여준다.

시트는 몸을 편하게 받쳐준다. 엉덩이와 허벅지는 편안하고 옆구리는 꽉 조이지 않게 여유를 두고 몸을 지탱한다. 뒷 시트도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 장거리 운행할 때 편하다. 센터터널을 없애 뒷좌석 바닥도 평평하다. 뒷좌석 공간이 훨씬 여유롭고 편하다.

2.0 엔진은 181마력 36.7kgm의 토크를 가졌다. 강한 토크가 중저속, 실용주행영역에서 실질적인 파워를 낸다. 가속이 시원하다. 고속으로 접근할수록 가속이 느려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 사륜구동을 갖춰 조금 더 안정감 있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그래도 SUV인지라 차의 높이가 주는 부담감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아주 빠른 속도에서, 그리고 탄력을 붙인 코너링에서의 느낌이 완화되지는 않는다. 달리는 속도, 딱 그만큼 체감속도도 느껴진다.

6단 자동변속기는 엔진과 궁합을 맞춰 동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시속 100km로 움직일 때 rpm은 2000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연비를 좋게 하고 차의 안정감도 유지하는데 변속기가 큰 기여를 한다.

수동변속도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에 변속을 할 수 있는 버튼이 있고 변속레버에도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시프트 업, 다운을 할 수 있도록 토글 스위치를 만들어 넣었다. 코란도C는 변속기의 기어비 폭을 넓게 잡아 시프트다운 효과를 확실하게 낸다. 초기 발진 가속뿐 아니라 엔진 브레이크 효과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급제동을 할 때에는 기어 단수를 건너뛰어 변속이 이뤄지는 ‘스킵 다운 시프트’도 가능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연비를 생각한다면 수동변속기도 좋은 선택이다. 자동변속기보다 최소한 20~30% 이상 연료를 아낄 수 있어서다. 코란도 C에서는 6단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수동변속기만을 적용한 전략모델 코란도 시크도 있다.

코란도 C의 디젤 엔진은 절제된 사운드를 토해냈다. 거칠고 시끄러운 디젤 엔진 소리가 아니다. 시속 100km 전후의 속도에서 조용한 실내 분위기는 잘 유지된다. 엔진소리, 바람소리가 차 안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이후 속도를 높이게 되면 바람소리가 커지고 약간의 노면 잡소리들이 들린다.

코란도C의 4WD 시스템은 전자제어방식이다. 도로상태와 운전조건에 따라 최적의 구동력을 앞 뒤 구동축에 전달한다. 일반도로에서는 앞바퀴굴림 만으로 움직인다. 앞쪽으로 100% 동력을 전달해 연비를 향상시키고 눈길, 빗길 등에서는 자동으로 4륜 구동으로 전환한다. 코란도 C의 4WD시스템은 자체 보호 기능까지 갖췄다. 사이즈가 다른 타이어를 끼우거나 4WD 시스템이 과열되면 후륜으로 전달되는 구동력을 줄여 구동계 손상을 미리 막아준다.

아무리 도심형 SUV로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코란도라면 오프로드를 제대로 달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코란도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다. 이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게 ‘4WD 락’ 모드다. 진흙길, 산길, 모래길, 자갈길 등 험로에서 이를 택하면 강한 구동력으로 미끄러짐 없이 차가 움직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락 모드는 시속 40km 이하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 널찍한 휠베이스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주행안정감을 만들어내는 요소다. 차체 길이 4,410mm에 휠베이스는 경쟁 모델에 비해 긴 2,650mm에 이른다. 휠베이스는 차의 주행안정감과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그런 면에서 코란도 C가 조금 더 유리한 입장에 선 셈이다.

코란도C의 등장으로 국산 컴팩트 SUV 시장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현대기아차의 투싼, 스포티지와 더불어 SUV 시장을 확대하는데 코란도는 분명히 큰 역할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해 본다. 코란도 C의 판매가격은 CHIC 모델 2,035만원, CLUBBY 모델 2,340만원~2,500만원, CLASSY 모델 2,630만원~2,785만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서스펜션이 차체를 좀 더 강하게 지지했으면 좋겠다. 일상주행 영역에서는 편안한 승차감이 돋보이지만 고속주행에 접어들면 차가 불안해진다. 차가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서스펜션 완성도를 개선해 고속 주행안정감을 향상시키면 차의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