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속도’ 만만디의 나라 중국에서 현대차의 빠른 성장을 말하는 신조어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중 가장 늦은 2002년 5월에 베이징기차와 자본합자를 체결하면서 중국 진출을 확정했고 그해 12월에 쏘나타 EF를 출시했다. 7개월만에 현지법인 ‘북경현대’를 설립하고 공장을 만들어 신차 공급을 개시한 것. 중국진출 5년 2개월만인 2008년 2월에는 중국 생산 판매누계 100만대를 넘어섰다. 다시 2010년에는 생산누계 200만대, 2011년에는 300만대를 돌파했다. 다른 어떤 메이커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2008년 현대차는 제2공장을 준공했고 다시 올해 2012년에는 3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2011년 북경현대는 73만대를 팔아치우며 중국 내수시장 5위 업체에 올랐다.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한 속도로 현대차는 중국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북경현대의 제2공장을 직접 찾아 현대차 중국신화의 비결을 살펴봤다.

북경 순의구에 자리한 북경현대차 제2공장. 1·2공장을 합쳐 약 198만㎡ 부지에서 연간 60만대를 생산해 내는 현장이다. 공장 안팎은 깨끗했다. 담배꽁초나 휴지 하나 떨어져 있지 않았다. 기자가 다녀본 많은 공장들 중에서 가장 깨끗한 편이었다. 이곳이 중국 맞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

2공장은 중국 시간당 68대의 자동차를 만들어낸다. UPH 68는 중국내에서 가장 빠른 생산속도다. 현대차의 공장들 중에서도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생산성이다. 11개 차종을 혼류생산하면서 이 정도의 생산성을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보통 1개 라인에서 1~2개의 차종을 생산해 내는데 비해, 북경현대 공장은 1공장에서 6개의 차종이, 2공장에서는 5개의 차종이 한 라인에서 혼류생산된다. “생산 차종을 2개 정도로 줄인다면 세계 최고수준의 UPH를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김태윤 북경현대 제2공장 부사장<사진>의 설명이다.

혼류생산 차종이 많으면 불량률이 높아질 위험이 크다. 현대차는 자동화와 모듈화로 이 같은 위험을 피하고 있다. 동반진출한 현대모비스에서 모듈로 조립된 부품이 공급돼 40%이상의 공정에 모듈화가 적용되어 있다. 또한 대부분의 공정이 자동화로 이뤄진다. 직접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조립공정에도 직원의 체형을 고려한 최적화된 설비로 인하여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생산성에 힘입어 북경현대는 지난해 1, 2공장 생산능력 60만대를 뛰어넘어 74만대를 만들어냈다.

북경 최저 생계비의 4-5배에 달하는 임금을 받는다는 근로자들의 평균 연령은 25세. 8년여 동안 신입사원을 받지 못한 한국의 평균 근로자 연령 45세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최적화된 설비와 현지 직원들의 노력이 시너지 효과를 이루어 북경현대 공장은 진출 1년 5개월 만인 2003년 5월 중국 내 자동차 회사 중 최단기간 10만대 생산을 돌파한 바 있으며, 작년에는 70만대가 넘는 생산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진출 9년 만에 중국 내 자동차업체 중 최초로 최단기간 300만대 생산이라는 또 하나의 업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11월 기공식을 갖고 2012년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3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차는 중국 진출 10년 만에 1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특히, 제3공장이 목표대로 7월에 정상가동 되면, 현대차는 불과 18개월 만에 황량한 대지를 첨단장비와 시설이 가득한 연산 40만대 규모의 현대식 공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현대차는 제3공장 준공을 통해 기아차와 더불어 중국 시장에서 연간 143만대 생산 및 판매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와 특성을 고려한 최적의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투입해 중국 최고의 업체로 우뚝 서겠다는 게 북경현대의 야심찬 계획이다.

북경=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