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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300c 디젤의 중성적 매력

크라이슬러가 300C 2012년을 선보이며 디젤 엔진을 추가했다.가솔린 엔진 뿐이었던 300C가 이제 디젤 엔진까지 추가하며 경쟁력을 높였다.그 안을 들여다보면 좀 더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 300C는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피아트와의 모델 공유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크라이슬러 300C로 팔리는 이 차는 유럽에서는 피아트 그룹 산하의 란치아 ‘테마’로 판매중이다.

스케일이 큰 미국 세단과 성능과 즐거움을 앞세우는 유럽세단이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크라이슬러 300C 디젤 엔진 모델을 시승했다.

당당한 크기는 여전하다. LED 램프로 강조한 헤드램프는 강한 인상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헤드램프를 보면 300C임을 알 수 있다. 헤드램프가 벤츠와 비슷해 보이는 게 300C로서는 나쁠게 없다.

인테리어는 간결하고 고급스럽다. 특히 마무리가 아주 좋아 졌다. 지붕과 윈드실드가 만나는 틈새가 야무지게 마무리됐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트렁크 역시 마찬가지다. 트렁크 윗부분까지 방음재로 잘 막아 철판이 드러나지 않도록 마무리했다.

센터페시아의 무광재질도 촉감이 좋아 자주 손길이 간다. 전체적으로 최고 수준의 고급감은 아니지만 차의 수준에 비해 충분히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인테리어다.

시트 아래 버튼을 조절하면 브레이크 페달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키가 평균을 벗어나 작거나 큰 사람이 자신의 체형에 맞게 브레이크 페달을 조절할 수 있어 편하다.

시트는 조금 헐렁한 듯하다 여유도 있고 하지만 몸을 꽉 잡아주지는 않는다. 변속레버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좋다. 서스펜션 모드는 어떻게 할까, 다이내믹 모드를 택할까 에코모드를 택할까 고민할 필요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차가 알아서 할 뿐이다.

운전석에 앉아 계기판을 보면 쨍한 모습에 눈이 다 시원했다. 두 개의 원 사이에 자리한 모니터는 가림막이 없다. 모니터 표면에 손가락이 그냥 닿는다.

넓은 선루프는 매력 포인트. 실내에서 탁트인 하늘을 보는 맛이 제법 운치 있다. 뒷창이 완전히 접혀내려가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적으로 뒤창은 마지막 20% 가량이 접혀들어가지 않고 노출되는데 300C는 완전히 접혀들어가 노출되지 않는다.

디젤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많이 관대해졌다. 시끄럽고 매연 많은 차에서 힘 좋고 연비 좋은 친환경차로 디젤엔진차는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회전 상태. 미세한 떨림이 있지만 신경쓸일은 아니었다. 가속페달을 밟아 움직이기 시작하면 떨림은 사라진다.

사운드는 묘한 매력을 전한다. 낮고 굵은 일반적인 디젤 엔진 사운드일 것으로 짐작했으나 정작 귀로 전해지는 소리는 디젤엔진인지 가솔린 엔진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힘든 중성적인 소리였다. 목젖이 튀어나온 트랜스젠더의 목소리를 듣는 기분이다. 나쁘지 않다.

달리기 시작하면 그 소리는 더 얌전해진다. 잘 길들여진 엔진임을 소리가 전한다. 속도를 높여 시속 140km 이상으로 접어들어도 엔진소리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바람소리만이 실내로 파고들뿐이다.

엔진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가속감은 부족하지 않다. V6 3.0 디젤엔진이 만들어내는 239마력과 56.0kgm의 토크가 만만치않은 덩치의 300C를 가뿐하게 끌고 달린다. 특히 최대토크는 1,800~2,800rpm 사이에서 고르게 터져 중저속 구간에서의 효율이 높다. 실생활 속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엔진이다.

핸들은 2.5회전한다. 차 크기에 비해 예민한 스티어링 성능을 확보한 셈. 승차감도 승차감이지만 달리는 즐거움을 느끼는데 중요한 조향성능은 조금 더 예민하게 세팅한 것.

크라이슬러는 올해부터 새롭게 변경되는 연비 표기방식을 일찌감치 따랐다. 마지막까지 이전 연비표기방식으로 표기하는 꼼수를 부리는 다른 메이커들과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칭찬받아 마땅한 신사도다.

그렇게 표시된 연비는 고속도로주행 18.6km/ℓ, 도심주행 11.4km/ℓ, 그리고 복합 13.8km/ℓ다. 1.8톤이 넘는 무게를 가진 대형세단으로서 우수한 연비다.

차량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감지해 헤드램프의 조도와 높낮이를 조절해주는 바이제논 헤드램프, 전자식 주행 컨트롤 (ESC), ABS를 포함한 첨단 주행안전 및 브레이크 제어 시스템, 전후방 주차보조 센서인 파크센스 (ParkSense™)와 후진 시 스티어링 휠 조향 각도에 따라 예상 경로가 표시되는 스마트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파크뷰 (ParkView™) 후방카메라, 멀티스테이지 스마트 에어백, 전 좌석 사이드 커튼 에어백,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을 탑재하는 등 총 65가지 이상의 편의 및 안전 사양들을 탑재해 승객들의 안전을 배려했다.

판매가격은 디젤모델이 5,890만원, 가솔린 모델은 5,570만원. 국산 대형세단과 견줘도 좋을 정도의 가격이라 소비자들이 받는 유혹의 강도가 작지 않겠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운전석 지붕 쪽에 배치된 선글래스 박스를 열고 닫을 때 스프링 소리가 신경을 거슬린다. 잘 생긴 미녀의 입에서 나오는 트림같은 소리다. 사소한 부분이라 보완하는게 큰 문제는 아니다. 얼마나 신경쓰느냐의 문제일 뿐. 디젤 엔진에 적용되는 변속기는 자동 5단이다. V6 3.6 가솔린 엔진에는 자동 8단인데 디젤엔 5단 변속기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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