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마이크 아카몬 사장이 전격 경질된 이유는사업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에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며 시장 점유율 두 자리 수를 장담했지만 결국 점유율 10%를 넘지 못해 경질됐다는 것.

한국지엠은 13일, 마이크 아카몬 사장 후임으로 존 버터모어 임시 사장이 부임한다고 밝히고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개인 사정으로 자동차 업계와 GM을 떠나 가족이 있는 캐나다로 돌아간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후임 사장으로 부임하는 존 버터모어 사장은 임시 사장으로 정식 사장은 차후에 선임한다는 설명이다. 자동차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후임자도 정해놓지 않고 이처럼 갑자기 회사를 떠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지엠의 고위 임원들 일부가 계속해서 회사를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앞서 11월에는 스테판 스몰 한국지엠 CFO가 경질됐고 그 전에는 한국지엠의 국내 판매를 책임진 국내 영업 마케팅본부장 김 모 전무가 회사를 떠났다. 한국지엠의 국내 판매 책임자와 최고 재무책임자(CFO), 최고경영자(CEO)가 줄줄이 교체된 것이다.

한국지엠은 2011년, 지엠대우 간판을 내리고 쉐보레 브랜드를 한국에 도입하는 원년에 시장점유율을 두 자리 수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쉐보레 올란도, 아베오, 캡티바, 카마로, 말리부, 크루즈5, 알페온 e어시스트 등의 신차들을 대거 투입했다. 3년간 소모품 무상교환, 보증기간 5년, 7년 무상 긴급출동을 골자로 하는 쉐비케어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이에 힘입어 한국지엠은 2011년 한 해 동안 14만 705대를 팔았다. 전년대비 11.9%가 늘어난 실적이다. 한국지엠이 출범한 2002년 이후 최대실적으로 높이 평가받을 만한 성적이다. 하지만 연초 공언했던 두 자리 수 점유율에는 이르지 못했다. 같은 기간 국내 5사의 내수판매는 모두 146만 5,150대로 한국지엠의 시장점유율은 9.6%다. 당초 목표했던 두 자리 수 점유율 즉 10%에 0.4%P, 대수로는 약 6,000대가 부족한 실적으로 한 해를 마감한 것이다.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목표에 근접했고 전년대비 성장률은 두 자리 수에 달했고 회사 출범 이후 최대 성과라는 괜찮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고위 임원들이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너무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는 것. 한국지엠은 지난해 1,000억 원의 돈을 마케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평소 마케팅 비용의 서너 배에 달하는 규모다. 큰 돈을 썼는데 실적은 그만큼 따라주지 않아 한국지엠의 재무지표가 악화됐고 결국 최고 경영진이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CEO인 마이크 아카몬과 CFO인 스테판 스몰 등 최고 경영진은 지난 1년 동안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 아낌없이 투자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목표달성은 하지 못했고 CFO와 CEO가 이를 책임지고 물러났다는 분석이 한국지엠 내부에서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마이크 아카몬 사장의 후임으로 부임하는 존 버터모어 사장은 임시 사장이라고 한국지엠은 밝혔다. 정식 후임 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회사 운영을 책임질 임시 사장이라는 것. “정식 사장은 내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국지엠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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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