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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60만대에 AS센터는 250개뿐

등록된 수입차는 60만대를 넘겼는데 AS센터는 250곳 밖에 없다. 연간 수입차 판매 10만대를 넘은 한국 수입차 시장의 현주소다.

수입차 판매가 연간 10만대를 넘겼다. 지난해 한국에서 새로 등록된 수입차는 모두 10만5,037대. 1987년 자동차시장이 개방된 이후 24년만에 10만대 고지를 넘었다. 수입차 시장은 이제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서 당당히 한 몫을 차지하는 산업군으로 자리잡았다.

양적인 팽창을 거듭해온 수입차 산업은 그러나 아직 허술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연간 10만대 시장이라는 양적 성장에 걸맞게 질적인 성장과 인프라 구축, 제도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비 인프라의 문제다. 판매대수는 크게 늘었지만 이 차들을 정비할 수 있는 시설은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토해양부의 자동차등록통계에 따르면 2011년 12월기준으로 모두 61만3,035대의 수입차가 등록됐다. 전체 등록대수의 3.3.%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 업체들이 운영하는 서비스 센터는 약 250여곳에 불과하다. AS센터 한 곳 당 약 2,400대 이상을 담당하는 것.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BMW가 10만대 이상으로 가장 많지만 BMW가 운영하는 AS센터는 26개에 블과한 실정이다. 벤츠는 9만2,000대가 등록됐고 AS센터는 26개다. 등록 자동차에 비해 AS 센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불편한 건 소비자들이다. 하루 이틀 전에 정비를 예약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 원하는 시간에 정비를 받기위해서는 적어도 열흘 전에 전화를 걸어 시간을 의논해야 한다. 업체들이 차를 파는데에만 열중했고 차를 판 뒤에 소비자들을 지원하는데에는 소홀히 한 탓이다. 시장이 커진만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정비시설을 대폭 확충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역적 편중도 문제다. 그나마 있는 AS 시설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보니 지방에서 수입차를 고치기 위해서는 꽤 먼거리를 이동해야하는 불편이 있다. 부산 경남권만해도 사정은 조금 낫지만 전북지역에는 아예 AS 센터가 없는 브랜드들이 적지 않다.

국산차에 비해 너무 비싼 수리비도 문제다. 과거 자동차 판매가 많지 않았을 때에는 비싼 수리비가 어느 정도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차들이 많아져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는만큼 부품가격과 수리비도 낮춰야 한다는 것.

수입차 업체들의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도 필요한 시점이다. 시장이 확대돼 더 큰 수익을 얻는 만큼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BMW가 사회공헌을 위해 ‘BMW 코리아 미래재단’을 출범한 것은 좋은 모범사례다. 재단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책임있는 리더 양성’을 목표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환경과 나눔의 리더십을 심는 사업들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토요타 역시 서울대에와 함께 ‘아시아와 세계’라는 공개강좌, 어린이 환경학교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BMW와 1, 2위를 다투는 벤츠의 경우는 정반대의 경우다. 한국에서 1조원이 훌쩍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벤츠는 한국에서 이렇다할 사회공헌 활동 실적이 없다. 2010년 이 회사의 감사보고서에는 기부금이 달랑 3,000만원에 불과하다. 벤츠가 사회공헌에 인색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벤츠는 한국 시장에서 가장 오래 차를 팔고 가장 많은 돈을 번 브랜드중 하나지만 가장 인색한 브랜드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언론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자주 지적하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요지부동이다.

대부분의 수입차 브랜드들 역시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좀 더 길게 보고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야할 시점이다.

시장이 커졌다. 이제 옷을 갈아입어야 할 시간이다. 10만대 시장 규모에 걸맞게 시설투자를 확대해 인프라도 확충하고, 인재도 많이 채용해야 한다. 더불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회의 그늘을 살피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자세도 가다듬어야 한다. 이래저래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차 잘 팔린다고 마냥 손 놓고 기뻐만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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