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CR-V 등장에 현대차가 긴장한 것일까.
혼다코리아가 20일, 용산 전시장에서 4세대 CR-V를 발표하는 자리에 현대차 관계자들이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자동차 회사 관계자들이 경쟁차 발표회에 참석하는 것은 가끔 있는 일이지만 수입차 발표회에 국산차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것은이례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날 발표회에서 제품 프리젠테이션을 한 혼다 관계자와 만나 질문을 하고 담소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CR-V를 살펴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CR-V는 지난 동경 모터쇼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FTA 등으로 국산차 고객들이 수입차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수입차 시장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CR-V 발표장을 찾은 것은 그런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CR-V와 관련해 “인건비와 원가, 환율 압박이 매우 커서 선택과 집중을 했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현대차가 배워야할 부분이 있는지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CR-V의 어떤 부분이 그런지 묻는 질문에는 “클러스터 계기판”을 꼽았다.
현대차가 혼다 CR-V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싼타페와의 경쟁을 의식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혼다가 CR-V 가격을 예상보다 낮춰 3,270만-3,670만원으로 결정했다. 현대차의 싼타페와 직접 부딪히는 가격이다. 싼타페를 사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번쯤 혼다 CR-V 구매를 고민해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대차로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혼다코리아는 CR-V의 가격을 최대 120만원을 내려 최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을 보였다. 일본 엔화가 100엔당 1,500원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가운데 과감히 가격을 내린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끄는 대목. 한국닛산이 환율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큐브의 가격을 새해부터 70만원 인상키로 결정한 것과 대비되는 결단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