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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 모양에 극단적 독특함, 희소성, 역사, 수요보다 공급이 적을 것.

최고의 슈퍼카로 인정받는 람보르기니의 수장 스테판 윙켈만이 말하는 슈퍼스포츠카의 조건들이다. 람보르기니를 이끌고 있는 CEO 스테판 윙켈만이 한국을 찾았다. 람보르기니서울의 전시장 오픈에 맞춰 방한 한 것. 이번이 두 번째 방한이다.

대치동에 자리한 람보르기니 전시장에서 그를 만났다. 180cm는 되어보이는 훤칠한 키, 미소를 머금은 얼굴, 당당한 자세는 CEO보다 모델이 더 어울릴 것같은 외모다. 하지만 직접 람보르기니 모델들의 제품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만큼 열정을 가진 CEO다.

그가 말하는 슈퍼 스포츠카의 조건은 이렇다.
“성능과 모양이 극단적인 독특함을 가져야 한다.” 사람들의 눈을 한 순간에 휘어잡는 디자인, 가장 익스트림한 성능을 가져야 한다는 것. 람보르기니가 최근 발표한 아벤타도르의 경우 V12 700마력 엔진을 얹어 2.9초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고 최고속도 350km/h를 기록한다. 종이를 접어 만든 것처럼 선이 살아있는 날카로운 디자인은 람보르기니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디자인. 그야말로 극단적인 독특함이다.

두 번째 조건은 “쉽게 볼 수 없어야 한다”는 것. 도로 상에 널려 있어 쉽게 볼 수 있다면 슈퍼 스포츠카가 아니라는 것이다. 희소성이다. 도로에 올라섰을 때 모든 사람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을만큼의 희소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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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그의 말 “수요보다 적게 만들 것”이라는 조건도 쉽게 볼 수 없어야 한다는 말과 일맥 상통한다.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게 한다는 것도 일종의 전략인 셈이다. 현재 람보르기니는 18개월간의 주문 물량을 받아놓고 있다. 지금 계약하면 2014년에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고객주문에 맞춰 생산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고정된 생산량에 맞춰 고객이 줄을 서야 하는 셈이다. 고객서비스보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람보르기니의 체면을 먼저 세우는 것. 궁극적으로는 바로 그런 희소성 때문에 고객만족이 더 높아지니 고객들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그들의 만족을 높이는 역설적인 서비스인 셈이다.

“역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람보르기니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의 브랜드 히스토리는 슈퍼카 비즈니스의 전설이라고해도 좋을만큼 유명하다. 트랙터 사업을 하며 페라리 250GT를 소유했던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그 차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클러치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페라리의 창업주 엔쵸 페라리를 찾아가지만 문적박대를 당한다. 차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는 이가 무슨 소리냐. 트랙터나 잘 만들어라는 답을 들어야 했던 것. 람보르기니가 만들어진 것은 그래서였다. 페라리를 능가하는 차를 내가 직접 만들겠다는 작정을 하고 슈퍼카 만들기에 나섰던 것. 한마디로 열받아서 만든 람보르기니의 첫 번째 차 350GTV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1963년의 일이다. 이후로도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는 앙숙이자 라이벌 관계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슈퍼카의 치명적 약점은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즉 친환경차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 그의 생각은 어떨까. 그의 답은 이랬다.
“연간 6000만 대가 팔리는 세계자동차 시장에서 람보르기니는 2,000여 대에 불과하다. 즉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따졌을 때, 사실상 람보르기니가 차지하는 포션은 적다. 그러나 람보르기니는 친환경이라는 도전과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람보르기니는 최근 1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첫 번째 단계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사용하여, 이미 출시된 무르시엘라고에 비해 최근 축시한 아벤타도르 LP700-4는 약 20%의 CO2 배출량을 감소시킨 바 있다. 더불어 2015년까지 탄소 중립 시설을 지어 자동차 탄소 배출량을 35%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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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