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 전쟁이 한창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새 사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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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MBK)는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본사가 내년 3월 1일자로 부임할 MBK 새사장을선임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새 사장은 토마스 우르바흐 메르세데스-벤츠 세일즈 독일의 독일 밴(Vans Germany) 세일즈 & 마케팅 디렉터다. 올해 49세. 우르바흐 대표는 2012년 3월 1일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로 근무하게 된다.토마스 우르바흐 대표는 1989년부터 다임러에서 근무하였으며 독일 밴 사업의 세일즈 조직에서 다양한 매니지먼트 직무를 수행했다. 우르바흐 대표는 2003년부터 싱가포르에 위치한 다임러 동남 아시아의 메르세데스-벤츠 카 세일즈 & 마케팅 부사장으로 근무하였으며 2006년 1월부터 베를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세일즈 독일의 독일 밴 세일즈 & 마케팅 디렉터로 근무하고 있다.

MBK 새 사장의 첫 임무는 딜러전쟁을 마무리하는것이 될 전망이다. MBK는 요즘 딜러간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접입가경인 벤츠 딜러 분쟁은한성자동차의 도발이 시작이다.서초동에 새 전시장을 열기로 한 것.벤츠의 또 다른 딜러인 ‘더 클래스 효성’의 전시장과 불과 2km 이내인 인접지역, 효성의 서초 AS 센터와는 같은 블록에 전시장을 연다는 것이다. 도발인 셈이다. 자신의 코 앞에 문을 여는 다른 딜러의 전시장을 봐야하는효성은 상도의 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발했고 결국 벤츠 딜러협의회를 박차고 나와버렸다.다른 딜러들도 효성의 입장에 동정적이다. 한성이 업계의 룰을 깼다는 것.

사태가 이렇게 꼬이고 있지만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렇다 할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딜러간 분쟁을 조정해야할MBK는 손 놓고 있는 모양새다. 이유는 있다. 한성자동차가 MBK의 주식 49%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MBK와 한성의 관계는임포터와 딜러,대주주를 모시는 회사의 입장으로 물고물리는 관계다. 딜러인 한성차는 임포터인 MBK의 지휘를 받아야할 딜러이면서 동시에MBK의 경영을 감시하고 간여하는 대주주의 지위를 갖는 것.

이 때문에 MBK는 그 동안에도 한성차에 휘둘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랄트 베렌트 MBK사장이 최근 임기를 남겨두고 그만둔 것은 한성차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MBK에서는 하랄트 사장이 다른 직종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부득이 사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최근 MBK를 둘러싼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어서다.

한성차를 제외한 벤츠의 딜러들은 한성차의 무리한 전시장 개장을 우려하고 있다. MBK의 주주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하고 불공정한 행위라는 것. 효성의 반발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1~2%도 아닌 49%의 지분을 가진 업체가 다시 그 회사의 딜러사업까지 한다면 다른 딜러와의 형평성, 공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

MBK의 신임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딜러간 화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쉽지 않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 어떻게 한성차와 다른 딜러들과의 화합을 이끌어낼지 벌써부터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일부에선 의외로 쉽게 문제가 풀릴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한성차가 서초전시장을 오픈하려는 무리수를 거둬들이면 된다는 것. 근본적으로는 MBK의 지분을 철수하거나 적어도 MBK의 경영에서 손을 뗀다면 더 없이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희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내두른다.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입차 시장에 발을 담가온 한성차가 그렇게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성차는 홍콩에 근거지를 두고 동남아에서 벤츠 판매사업을 전개하는 레이싱홍 그룹의 자회사. 한성차는 MBK가 사장을 교체하기 이전에 그룹 고위층인 울프 아우스프룽을 사장으로 영입해 한국시장에서의 사업을 더욱 강화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울프 아우스프룽은 독일과 중국에서 자동차 업계를 누비던 고위급 인사로 일개 딜러인 한성차 사장으로 오기엔 격이 높다는 평을 받는 인물. 양보보다는 공격을 염두에둔 인사라는 평이다.

결국 공은 MBK의 신임 사장에게 넘어가게 됐다. 딜러간 평화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