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는 없다. 보험도 없다. 그냥 달렸다.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는레이싱모델이 자동차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코미디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강원도 태백에서 지난 10월 8, 9일 이틀간 열린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 제3전에서다. 이 경기 이벤트로 진행된 ‘나도 레이서다’에 출전해 우승한 레이싱모델이 알고보니 무면허운전자로 밝혀진 것. 이날 처음 핸들을 잡아 자동차 경주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날 경기는 레이싱모델과 레이싱팀 소속 미케닉이 2인1조로 500m 구간을 달려 승부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대씩 출발해 코스에 설치된 장애물을 피해 정해진 코스를 이탈하지 않고 달려야 하는 슬라럼 경기였다. 레이싱모델과 미케닉 각 6명씩이짝을 이뤄출전했다.레이싱모델 6명중 3명은 무면허인 상태에서 경기에 출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를 주최하는 이노션에서는 이들이 무면허인 것을 알면서도 경기를 강행했다.
무면허 운전자가 자동차 경기에 나가 우승을 했다는 코미디 같은 사실은 그러나 웃고 넘기기에는 심각한 문제들이 존재한다. 자동차 경기장인 서킷에서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전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경기장에서 사고를 대비한 보험에 들기 위해서도 면허증은 필수. 면허가 없다면 보험에 들 수 없다. 결국 자동차 경기 주최측의 묵인 혹은 강요하에 무면허 운전자들이 무보험인 상태로 차를 몰고 경기장을 질주했다는 것.아찔한 것은 당시 경기장 주변에 안전요원과 취재기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무면허 무보험 사고가 경기장에서 발생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주최측인 이노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무문제 없다”고 대답했다. “서킷에서 이벤트 차원에서 진행된 행사라 문제될 게 없다”는 것. 그는 이어서 “대회 조직위원회와 오피셜에 문의한 결과 문제 없다는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 경주 관계자들의 견해는 다르다.KSF 3전 진행에 관계했던 또 다른 관계자는 “행사 주최측인 이노션이 경기 흥행을 위해 무리하게 진행한 측면이 있다. 운전면허 없이 서킷에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킷에서 운전하기 위해선 무조건 면허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레이싱팀 관계자 역시 “보험도 들어놓지않은 상태에서 만약 사고라도 발생했으면 경기 전체가 망가질 뿐 아니라 안전불감증으로 모터스포츠 전체가 매도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모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KSF와 이노션을 비난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