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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적이 도처에 널려있는 도심 사이를 포뮬러3 머신이 누비고 365일 카지노와 쇼핑센터가 불야성을 이루는 곳. 11월의 마카오다. 속도를 겨루는 카레이스의 열기로 후끈 거리는 한낮을 지나면, 카지노의 짜릿한 밤이 기다리는 곳. 도박과 관광, 카레이스, 그리고 쇼핑. 가장 아름다운 마카오의 11월은 이 네 가지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뜨거운 열정과 짜릿한 흥분이 교차하는 마카오의 낮과 밤을 살펴본다.

마카오 F3는 F3 인터내셔널 그랑프리의 결승 무대다. 각 나라별 F3은 통해 검증된 드라이버들이 출전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경기를 치른다. 마카오 F3 그랑프리 우승자는 F1 머신을 탈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F1 팀에 드라이버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는 것.

F3외에도 투어링카 챔피언십 경기인 WTCC를 비롯해 모터사이클 경기 등이 함께 열려 스피드 마니아들의 피를 뜨겁게 한다. 마카오는 올해 58회째 F3 그랑프리를 개최하며 아시아 모터스포츠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다. 다른 곳에는 없는 마카오만의 경쟁력으로 F3경기가 자리잡고 있는 것.

마카오는 좁다. 총면적 29.5 평방킬로미터로 주요 관광지가 모여 있는 마카오 반도는 9.3평방킬로미터에 불과하다. 서울로 치면 하나의 구 크기다. 걸어서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좁은 마카오 반도에 세계문화유산이 30여개에 달할 만큼 많다. 보고 돌아서면 다시 문화유산일 정도로 발에 채일 정도다.마카오가 홍콩이나 라스베이거스와 비슷한다는 것은 한 부분만을 두고 본 오해다. 마카오에는 홍콩이나 라스베이거스에선 만나기 힘든 역사에 얽힌 볼거리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성바오로성당 유적 등 천주교 성당들과 아마사원 등 건축물 등이 주를 이룬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걸어다니면 하루 이틀 사이에 모두 둘러볼만한 거리에 많은 유적지들이 몰려있다. 가족, 연인끼리의 배낭여행으로도 안성맞춤이다. 몬테요새에서 내려다보는 시내전경이 아름답고, 그 앞에 자리한 성바오로성당의 유적은 마카오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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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의 신부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신학교 수업을 받은 곳이 이곳 마카오로 까모에스 공원에는 김 신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천주교 신자라면 꼭 들러볼만한 곳. 까모에스 공원 입구에 자리한 성안토니오성당에도 나무로 조각한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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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관광을 알차게 하는 방법은 호텔 셔틀버스를 활용하는 것. 시내 주요 지점마다 호텔 셔틀버스를 탈 수 있는 거점이 있다. 베네치아, 시티 어브 드림, 웨인 등 주요 호텔이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공짜다. 호텔 투숙객이 아니라도 이용할 수 있다. 검사하지도 않는다. 열쇠고리 같은 선물을 줄 때도 있다. 따라서 마카오에 도착하면 호텔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포인트가 어디인지를 먼저 확인하면 좋다. 걸어서 관광한 다음 셔틀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 단 셔틀버스는 관광지에서 호텔로만 이동한다. 셔틀버스로 계속 이동하려면 일단 호텔로 갔다가 다음 목적지로 가는 셔틀로 갈아타면 된다. 택시를 이용해도 나쁘지 않지만 도심에선 택시잡기가 쉽지 않다. 러시아워라도 만나면 택시 잡기가 잭팟 터트리기보다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호텔 셔틀 버스 승하차 지점을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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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의 밤은 라스베이거스를 옮겨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네치아, 웨인, MGM이 모두 라스베이거스와 마카오에 둥지를 틀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이 호텔들은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나 똑 같은 수준으로 운영된다. 베네치아의 경우 그 규모면에서 마카오가 라스베이거스를 압도한다. 하루 종일 그 안을 돌아다녀도 다 돌아보지 못할 정도로 마카오의 베네치아는 관람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을 보여준다.그 뿐 아니다. 그랜드 하얏트, 하드락 호텔, 크라운 호텔 등 3개 호텔이 함께 만드는 시티 어브 드림, 갤럭시, 그랜드 리스보아 등의 호텔이 더해져 마카오의 낮과 밤을 책임진다. 바로 도박과 쇼핑이다.

베네치아를 예로 들면 1층은 카지노, 2층은 쇼핑센터다. 딜러들의 수준이 높아 다른 지역의 카지노에 비해 훨씬 편안하게 도박을 즐길 수 있다. 가끔 카지노 한쪽에서 댄스쇼 등이 펼쳐져 지루함을 덜어준다. 대신 판돈이 크다. 큰 바퀴를 돌려 숫자를 맞추는 빅휠의 경우 최소 베팅금액이 100마카오 달러다.

카지노가 있는 호텔에는 대부분 쇼핑센터가 자리했다. 쇼핑은 홍콩이라고 하지만 마카오를 못보고 하는 소리다. 어느 호텔에서든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를 만날 수 있고 가격 또한 홍콩보다 비싸지 않다. 좁은 공간에서 사람에 치이는 홍콩에서보다 마카오에서 훨씬 우아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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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의 도박은 곳에 따라 격차가 있다. 마카오 최대 호텔이라는 그랜드 리스보아의 카지노는 조금 터프하다. 딜러들도 고객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심지어 고객에게 칩을 툭툭 던지는 경우도 있다. 인상을 쓰고 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대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앞서 얘기한 빅휠의 최소배팅금액이 50마카오 달러.

빅휠은 초보자도 쉽게 배팅할 수 있고 확률관리를 잘 하면 적은 돈으로 오래 즐길 수 있는 종목. 카지노 입장에선 큰 돈 안 되는 종목이라 카지노마다 하나 정도 있을 뿐이고 그나마도 없는 곳도 많다.

마카오는 보면 볼수록 매력 넘치는 도시다. 이탈리아 로마 만큼이나 도시 곳곳에 유적이 넘치고, 홍콩 못지 않은 쇼핑의 명소다. 밤에는 라스베이거스로 탈바꿈한다.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좁은 도시 마카오에서 세계 유명 도시의 면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마카오의 축복일 뿐 아니라 마카오를 찾는 이들의 복이다.
<마카오=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