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토시유키 시가 닛산 COO “신흥시장으로 생산 거점 옮기는 이유는…”

“한국차의 경쟁력은 스피드다.”
닛산의 중기 경영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토시유키 시카 닛산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말이다. 현장의 문제점을 반영하고 이를 실천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한국차의 문제점을 지적해달라는 말에 그는 칭찬으로 답했다. 이어서 그는 “이 정도 속도면 곧 세계 톱 수준이 될 것이다. 닛산으로서는 곤란해지는 문제이니만큼 속도를 좀 줄여줬으면 좋겠다. 일본차들이 분발하지 않으면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차에 대한 칭찬과 더불어 일본차의 위기의식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
일본을 강타한 4.11 대지진 당시의 상황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동경 닛산 본사의 21층에 있었던 그는 즉시 재해복구본부를 만들어 닛산의 각 공장 상황들을 확인했다. “휴대전화, 유선전화는 물론 위성전화조차 사용할 수 없었다. 몇 시간 동안 상황 파악이 안됐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지진으로 인해 인피니티를 생산하는 도치기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고 이와키공장은 설비가 크게 붕괴됐고 그때부터 설명하기 힘들 정도의 어려운 복구가 시작됐다고. 복구가 진행되던 중 이틀간의 여진으로 인해 설비가 다시 붕괴되기도 했다.
“생산 현장이 강력한 의지와 노력으로 공장은 재개됐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그는 “일본 대지진 당시 보여준 한국의 지원과 위로에 다시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일본에서 자동차 제조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엔고, 40%에 이르는 높은 법인세, FTA 흐름에서 뒤처진 상황, 전력부족 등이 그 이유다.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닛산은 신흥국에서 제조하고 이를 수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소형차 마치를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닛산은 이밖에 태국과 멕시코 등에서도 생산시설을 가동해 인근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생산거점을 신흥시장에 두고 현지 내수 시장 확대와 수출에 함께 대응한다는 것이다. ‘멀티 소싱 프러덕션’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해 다양한 국가로 수출한다는 전략.
“어느 지역에서 생산해도 닛산의 높은 품질 유지해 고객만족을 실현하는 한편 엔고영향도 피해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국산 부품을 적극 도입하는 부분에서도 그는 희망적인 발언을 했다. “닛산은 르노와의 얼라이언스로 부품공급선을 다양화하고 있다. 일본 부품뿐 아니라 전세계 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는다. 이같은 부품다변화가 지진후 닛산이 빠르게 복구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힌 그는 “르노가 부산에서 차를 생산하고 있는만큼 한국산 부품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차에 대해서는 “전기차 보급은 화석연료의 공급, 지구 온난화 등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미 닛산 리프를 보면 전기차 보급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느낌이 좋다.”고 언급하고 나서 “대지진 이후 휘발유 보급이 늦어지면서 전기차가 유용하게 활용됐다”는 얘기도 전했다. 그는 “비상시에 전기차의 전력을 가정용으로 사용하면 이틀 정도 견딜 수 있다는 말로 전기차의 유용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