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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가죽 내장, 빨간색 카본파이버, 차에 맞춘 가방, 심지어 피크닉 세트까지.

롤스로이스는 고객이 원하면 뭐든지 만들어낸다. 세상에서 단 한 대, 나만의 차를 갖기 원하는 고객들에게 롤스로이스는 ‘노’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예스’ 만 있을 뿐이다.

롤스로이스에는 비스포크 서비스라는 특별한 개념이 있다. 런던의 새빌로(Savile Row) 맞춤양복점 거리에서 유래된 ‘비스포크’라는 단어는 상품 제작 과정에 구매자가 전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스피크(bespeak)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비스포크(bespoke)를 양복점 업계에서 처음 사용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고객들의 요구 조건에 따라 옷을 맞춤 제작하는 것을 의미했었다.

롤스로이스에서 이 단어는 매우 절제된 모습부터 최고의 디자인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것도 개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동차의 모든 부품에는 제작에 참여한 장인의 서명이 새겨진다. 고객의 특별한 요구를 실현시키는 게 이 서비스의 핵심.

롤스로이스의 고객들, 특히 팬텀을 주문하는 고객은 대부분 일반적인 기능이나 옵션 이상의 것을 원한다. 까다롭고 요구사항이 많은 고객들을 일일이 응대하고 만족시키는 게 롤스로이스 비스포크(bespoke) 팀의 임무다. 이 팀에는 디자이너, 기술자, 판매 전문가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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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포크팀의 업무는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5년 전에는 전체 팬텀 모델의 절반 정도에만 비스포크 방식이 일부 적용되었는데, 현재는 그 비중이 거의 100%에 이르고 있다. 전고객들의 요구는 90% 정도가 미적인 부분이고 나머지 10%가 기능적인 측면에 관한 것이다.

고객들의 의견은 롤스로이스 자동차 딜러를 통해 전달된다. 최근에는 아이패드 앱을 통해 원하는 컬러와 재질 등을 직접 택해 전달 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고객들은 영국 굿우드에 위치한 최첨단 롤스로이스 공장을 직접 방문해 맞춤용 발판과 박음질선부터 특수 시계 다이얼이나 좌석 파이핑까지 매우 세밀한 부분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고객들의 요구는 매우 다양하다. 차 바닥에 흰색 카펫을 깔아달라는 요구는 그중 하나.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무모한 요구지만 롤스로이스의 비스포크팀은 특수 내장용 페인트와 가죽을 이용해 하얀색 가죽 바닥 시트를 만들어 제공했다.

미국의 자선사업가인 마이클 푹스는 롤스로이스에서 유명 인사다. 매우 독특한 차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가 주문한 롤스로이스 팬텀 드롭헤드 쿠페는 짙고 깊은 맛을 내는 블랙레드컬러에 붉은 색의 탄소섬유를 내장재로 사용했다. 붉은색 탄소섬유는 이 차를 위해 롤스로이스가 특별제작해야 했다. 또한 이 차에는 롤스로이스 최초로 가죽 바닥재를 이용했다.

고객의 사유지에서 재배한 나무에 무늬를 새겨 인테리어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비스포크팀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롤스로이스에 어울리게 디자인된 여행용 가방, 유리제품, 호화로운 피크닉 세트 등이 차에 장착되는 경우도 있다.

고객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대 6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고객들은 불평하지 않고 기다린다. 내 의견이 반영된 나만의 자동차를 만나기 위해서 그 정도 시간쯤은 기다릴 가치가 있어서다.

까칠한 고객들의 황당한 요구조차 군말없이 받아들여 실현해내는 비스코프 팀이 있기에 롤스로이스의 명성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명불허전. 명차는 그냥 만들어지는 게아니다.

다음은 한 대의 롤스로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