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탐욕은 어디까지 일까요.
현대모비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이 회사는 매출액 10조, 당기순익 1조6,000억원을 넘는 현대기아차그룹의 대표기업입니다. 대단한 회사이지요. 자동차를 만들지만 않을 뿐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부품을 생산, 유통하는 등 한국의 자동차 산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중요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이런 회사가 중소기업이나 할만한 용품 판매사업을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직접하고 있는 모습은 참 보기 안쓰럽습니다. 이 회사 온라인 판매 사이트인 ‘모비스 존’에서는 1만3,800원짜리 꺽기파워핸들을 팔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장애인용 보조핸들로 사용되는 것으로 안전에 치명적 문제를 안고 있지요. 충돌사고가 나면 이 제품이 운전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모비스도 이를 알고 있습니다. 40km/h 이상에서는 사용하지 말 것과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피해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경고문구까지 적어뒀습니다. 모비스측은 이 제품을 초보자 및 여성운전자에게 권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모비스가 판매하는 용품들은 많이 있습니다. 선팅필름, 방향제, 가죽시트 등등 없는 게 없습니다.

대기업이 이런 용품판매까지 나서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순정부품’ 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자사 제품을 쓰지 않으면 큰 일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도 부족해 용품에까지 ‘순정’ 딱지를 붙여 팔고 있으니 참 한심한 일입니다.

메이커 인증 부품으로 불러야 할 ‘순정부품’은 자동차를 만들 때 사용됐던 부품과 같은 부품을 말합니다. 용품은 자동차를 만들 때에는 사용되지 않지요. 방향제나, 장애인용 보조핸들, 장식용 범퍼가드 등은 공장 출고 후에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선택하는 제품들입니다. 따라서 현대모비스가 주장하는 ‘순정용품’은 모순입니다. ‘순정’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장난인 것이지요.

사실은 장황하게 얘기할 게 아닙니다. 자동차 용품사업은 모비스 같은 대기업이 할 게 아닙니다. 꺽기핸들 안 판다고 10조원 넘는 매출이 얼마나 줄겠습니까. 현대모비스의 용품사업은 접는 게 낫겠습니다. 중소기업들, 동네 카센터, 자동차 용품점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토끼가 먹을 풀까지 호랑이가 욕심 내서야 어디 호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현대모비스가 대기업이라면호랑이의 체통을 지켜야하지 않겠습니까. 중소기업과의 상생이 화두인 이때 현대모비스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