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금호타이어의 생색내기 기부

생색내기 홍보인가 아름다운 자선인가.

금호타이어가 유니세프에 금액을 밝히지 않는 기부를 했다. 이 회사는 서울모터쇼 기간동안 자사 부스에서 진행한 ‘해피롤링 타이어’ 행사를 통해 모금한 돈을 유니세프에 전달했다고 15일 밝혔다.타이어 무늬 스탬프를 이용해 유니세프 로고가 새겨진 하얀색 셔츠에 자신이 직접 타이어 스탬프를 새겨 넣어 ‘나만의 티셔츠’를 만드는 행사였다. 참가자들은행사장에 마련된 모금함에자발적기부를 했다.

금호타이어는 열흘 간 진행된 세계 아동 돕기 캠페인에는 약 1,800명이 기부에 참여했다고 밝혔다.얼마를 전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금호타이어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기부의 취지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모금액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금액이 너무 적어서 그런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그럴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모금의 취지”라고 확답을 피했다.

유니세프를 앞세운 금호타이어의 낯 간지러운 생색내기다. 대기업이 회사 이름을 내걸고 하는 기부라면 금액을 당당하게 밝히는 게 옳다. 밝힐 수 없을 정도의 금액이라면 모금액을 전달하고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얼마를 기부했는지도 밝히지 않은채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돌렸다.

여러모로 대기업답지 않는 처사다. 사회적 존경을 받기를 원한다면 대기업답게 당당하게 금액을 밝히고 기부를 공개하는 게 옳다.금액이 얼마되지 않았다면 조용히 기부금을 전달하고 끝내야 했다.우리가 이런 착한 일 했다고 자료를 돌리며 자랑까지 해선 안되는 일이었다.금호측의 말대로 모금의 취지가 중요하다면 더더욱 이를 홍보에 나서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금호타이어 정도의 회사라면 행사 참가자들의 기부금에 회사의 기부금을 더 얹어 기부를 하는 것이 회사의 이미지와 규모에 맞다. 회사의 기부금은 없고, 달랑 참가자들의 기부금만 모아서 전했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큰 금액을 내고 자랑하는 것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그나마 얼마인지도 밝히기 궁색한 돈을 내밀고 동네방네 자랑하는 것은 볼썽 사납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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