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수준 이하의 조직위에 서울모터쇼를 계속 맡겨야 하나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의 수준은 모터쇼에 전시된 자동차의 수준을따라가지 못했다.

서울모터쇼가 열 하루 동안의 잔치를 끝내고 10일, 막을 내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을 찾아 300여대의 전시차들을 관람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은 전시회였다는 평가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서울모터쇼지만 조직위원회의 모터쇼 운영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음을 확인하는 전시회였다. 구태의연하고 과거 그대로를 답습하는 조직위는 자동차의 발전 속도를 전혀 따라잡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서울모터쇼의 홍보는 수준 이하였다. 모터쇼를 알리는 포스터가 대표적이다. 공포 영화를 알리는 것인지, 모터쇼를 알리는 것인지 알 수 없는 포스터였다. 서울모터쇼의 정체성을 전혀 드러내지 못한 실패작이다. 이번 서울모터쇼의 주제라는 “진화, 바퀴 위의 녹색 혁명”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동떨어진 포스터였다는 점을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다. 전시회의 의도를 전혀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 “전 세계 초특급 친환경 모터쇼가 온다”는 문구는 아연 실색하게 만든다. 이건 문장이 아니다. 전 세계의 친환경 모터쇼를 함께 모아놓았다는 의미인데 말이 안 된다. ‘세계 최고의 친환경 모터쇼가 온다’라거나, 그냥 ‘전세계 초특급 자동차가온다’ 고 해야 맞다. 주최측의 국어실력에 의문을 제기하게 되는 부분이다. 세계적으로 초특급 망신이다.

영화와라디오 CF로 나간 광고는 가관이다. ‘500명의 카모델’ 운운하는 소리를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모터쇼 조직위가 내보내는 광고에 카 모델을 앞세운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모터쇼인지 모델쇼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은데 아예 주최측이 나서서 모델쇼를 자처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주최측이 앞장서서 서울모터쇼의 수준을 떨어뜨린 셈이다. 모터쇼에 모델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모터쇼 조직위라면 대놓고 카 모델을 내세우는 것은 문제다. 그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모터쇼인데조직위가 나서서 그 수준을 깎아 내려버린 것이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모터쇼 사진의 대부분은 자동차 사진이 아니라 모델들을 찍은 사진이다. 모터쇼의 주객전도를 주최측이 앞장선 것이다.

부대행사로 준비한 ‘CEO 포럼’은 자동차 업계 CEO들의 외면으로 궁색한 행사로 끝내고 말았다. 자동차 업계의 호응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 주최측의 역량 부족을 그대로 드러내는 행사였다.

100만 명이 관람했다는 데 주최측은 입장료 수입은 밝히지 않는다. 대충 계산해도 수십억 원의 입장료 수입이 예상되고 여기에 참가업체들의 참가비를 더하면 백억 원 전후의 수입을 예상할 수 있지만 서울모터쇼 조직위측은 이 부문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다. 자동차 업계의 화려한 잔치가 결국 서울모터쇼 조직위를 주도하는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잇속을 챙기는 행사가 돼버린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전시 차량들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서울모터쇼 조직위가계속 모터쇼를 주최해야 하는 것인지심각한 의문이 든다. 서울모터쇼가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의 철밥통은 아니지 않은가.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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