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icon AutoDiary

별처럼 빛나는 ‘벤츠’의 전설, 사실은?

1월 29일로 벤츠가 탄생 125년을 맞았습니다. 칼 벤츠가 자신이 발명한 세 바퀴 모터카 ‘벤츠 페이턴트 모터바겐’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특허를 등록한 날이 1886년 1월 29일입니다. 벤츠는 이 날을 생일로 지냅니다. ‘벤츠’라는 자동차 브랜드의 공식 탄생일인 것이지요.

벤츠에 관해서는 ‘신화’ 처럼 전해져 오는 이야기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니거나 혹은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게 칼 벤츠와 고틀립 다임러가 만나 ‘다임러 벤츠’를 만들었다는 것은 내용입니다. 칼 벤츠와 고틀립 다임러가 동업자였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두 사람은 평생 만난 적이 없습니다. 칼 벤츠의 자서전에 그 내용이 나옵니다. 벤츠는 ‘어느 독일 발명가의 생애: 나의 기억’ 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 “나는 일생동안 고틀립 다임러를 베를린에서 먼 발치로 한 번 보았을 뿐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1926년에서야 두 회사가 합병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칼벤츠는 1883년 ‘벤츠&씨(Benz&Cie)’를 창업합니다. 고틀립 다임러가 다임러-모토렌-게젤샤프트(DMG)를 설립한 것은 1890년인데 고틀립은 10년 후에 세상을 떠납니다. 두 회사는 1926년에 합병해 ’다임러-벤츠‘가 됩니다. 벤츠와 고틀립이 만나 다임러-벤츠를 만든 것이 아니라 둘이 각자 만든 회사가 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합병한 것이지요.

벤츠의 트레이드 마크인 세꼭지 별 로고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칼 벤츠가 아내에게 보낸 엽서에서 벤츠의 삼각 별이 유래했다는 것이지요. 사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벤츠의 삼각별 로고는 칼 벤츠가 그의 아내에게 보낸 엽서에 등장한다고 하지요. 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엽서를 보낸 사람은 벤츠가 아니라 고트립 다임러이지요. 고트립 다임러는 1872년 아내에게 엽서를 보내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별을 그려넣고 “별이 여기서 떠오를 것이고….”라는 글을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임러가 그려넣었다는 별은 삼각별이 아닙니다. 벤츠의 삼각별과 전혀 다른 오각, 혹은 육각형 별입니다. ‘균형이 잡히고 흐트러짐 없는 삼각별’ 을 다임러가 만들지는 않았다는 것이지요. 어쨌든 ‘별이 그려진 엽서’가 존재하고 있기에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고 알고 있는 것과는 크게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틀립은 네꼭지 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만든 회사 DMG는 1909년에 세꼭지 별과 네꼭지 별을 동시에 등록해 1921년까지 사용했습니다. 네꼭지 별은 다임러-벤츠가 1989년 창립한 도이치항공의 로고로 잠깐 사용되기도 했지요.

어쨌든 벤츠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자동차 브랜드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벤츠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는 많습니다. 벤츠의 오너들은 차를 세울때 차 앞면이 도로를 향하도록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삼각별 로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싶어하는 ‘과시욕’이 크다는 것이지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오로지 벤츠를 사기위해 평생을 저축해서 80이 돼서야 벤츠를 샀다는 이야기도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가나에서는 벤츠 모양의 관을 쓰기도 합니다. 살아생전에 타보지 못한 벤츠를 저승가는 길에라도 타고 가라는 뜻이겠지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고 타고 싶은 차로 벤츠를 꼽는 것이지요. 그만큼 ‘성공한 브랜드’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모두의 부러움을 받는 선망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벤츠가 앞으로 150년 200년을 맞으며 또 어떤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생겨날지 기대가 큽니다. 얽힌 이야기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브랜드의 생명력이 크고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의 대상이라는 것이겠지요.

메르세데스-벤츠는 자동차 탄생 125주년을 맞아 최초의 시리즈 양산 연료 전지차인 B-Class F-CELL과 함께 하는 ‘메르세데스-벤츠 F-CELL 월드 드라이브’ 대장정에 나선다고 합니다. 연료 전지 기술이 일상 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효율성과 지속성을 갖추었음을 입증하기 위한 행사이지요. F-CELL 월드 드라이브는 1월 30일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출발해 4 대륙 14개국을 125일간 달려 귀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서울모터쇼에서도 125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를 연다고 합니다. 관심을 갖고 볼만한 전시회가 아닐까 기대됩니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