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맞아F1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2010년과 달라진 규정들이 도입돼 새로운 우승 방정식을 만들고 있는 것. 이에 대비해 각 팀들이 머신 개발에 열을 올리며 스토브 리그가 후끈하게 달궈지고 있다. 오는 1월 15일에는 로투스 르노가 가장 먼저 신형 머신을 선보이며, 이를 시작으로 1~2월 중 주요팀들의 2011년 머신 발표가 잇따를 예정이다.

새롭게 규정이 변화됨에 따라 속도 경쟁을 향한 각 팀의 두뇌 대결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올 시즌 월드 챔피언의 향방에 결정적 영향을 할 새 규정들을 소개한다.

■ 에너지 재생 장치 KERS의 부활지난 2009년 등장해 화제를 모은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s)가 2011년에 다시 돌아온다. KERS는 브레이킹에서 발생한 열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저장했다가 순간적인 엔진출력 향상에 이용하는 장치. 2009년 당시 맥라렌, 페라리, BMW자우버, 르노 등이 이 기술을 장착해 직선 구간에서의 추월 용도로 활용했다. 하지만 고비용과 머신의 무게 부담 때문에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면서 차츰 외면받았다.

2011년 역시 KERS는 자유의지에 따라 달 수 있는 선택사항이다. 다만 KERS로 인한 무게 부담의 불이익을 없애기 위해 머신의 최소 무게 규정을 종전 보다 20kg 늘린 640kg로 상향 조종해 이를 사용하는팀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몸무게가 무거운 드라이버들이 겪었던 불리함이 조금 줄어들게 됐다.

■ 자유자재로 각도 변형이 가능해진 리어 윙 2011시즌부터 드라이버는 리어 윙의 각도를 콕핏에서 조정할 수 있다. 머신의 뒷 날개인 리어 윙은 직선 구간에서는 평평하게 누워있는 형태가 유리하지만 접지력이 필요한 코너에서는 각도를 세우는 편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리어 윙의 변형이 허용되지 않았던 지난 시즌까지 각 팀들은 레이스마다 각도를 달리 세팅했다. 예를 들어 저속 레이스인 모나코 몬테카를로 서킷의 경우 리어 윙의 각도를 90도에 가깝게 바싹 세운 반면, 대표적 고속 레이스인 이탈리아 몬자 서킷에서는 비교적 평평하게 뉘인 형태를 유지했던 것.

이제 올 시즌부터 리어 윙의 각도를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뀜에 따라 드라이버들은 직선 구간에서 이 기능을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부활한 KERS의 순간 추진력과 리어 윙 변형을 통한 가속력을 동시에 활용해 단 한차례 추월 기회를 살리려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언제나 리어 윙의 각도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습주행이나 예선에서는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결선 레이스 때는 이 기능의 사용이 제한된다. 우선 레이스 시작 후 2랩 이상을 주행한 뒤에 리어 윙 조작이 가능하며, 정해진 구간에서 앞 머신과 1초 이하로 거리가 좁혀졌을 때에만 작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두고 있다.한편 지난해 앞쪽 타이어 폭이 축소되는 규정에 따라 시도되었던 프론트 윙의 각도 변화는 올해부터 사라진다.

■ 새로운 피렐리 타이어의 등장지난 13년간 F1 타이어의 대명사로 활동하던 브리지스톤이 2010년을 끝으로 철수하면서 2011년부터이탈리아의 고성능 타이어 제조회사인 피렐리가 새로 진입했다. 지난 1991년 이후 20여 년 만에 F1 무대에 복귀한 피렐리는 올 시즌을 포함, 앞으로 3년간 F1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게 된다.

F1은 타이어 성능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타이어 관리 능력이 좋을수록 빠른 기록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타이어 공급업체의 변화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피렐리 타이어에 빨리 적응하는 팀이 시즌 초반 주도권을 장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타이어 규정은 예년과 같다. 다만 레이스 기간에 지급되는 타이어 개수가 종전 14세트에서 11세트로 줄어들게 되어 팀들의 운영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 결선 참전 티켓을 쥔 예선 규정, ‘107% 룰’의 부활지난 1996년 처음 도입돼 2002년까지 적용했던 예선 107% 룰이 올 시즌 되살아난다. 이 규정은 총 3차(Q1~Q3)에 걸쳐 치러지는 예선에서 첫 번째 세션인 Q1에서 달성된 최고 랩타임을 기준으로 107% 이상의 기록을 낸 드라이버의 본선 진출을 탈락 시키는 제도. 다만 Q2와 Q3에서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107% 룰은 당초 실력 미달의 드라이버나 팀을 탈락시켜 원활한 레이스를 이끌기 위해 만들어졌다. 서킷에서 머신의 속도 차이가 남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 요소를 줄이자는 취지였던 것. 최근에는 각 팀간 실력차가 크게 줄어들면서 예선에서의 흥미 요소를 배가시키는 효과로 작용했다.

올해부터 107% 룰이 되살아남에 따라 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는 하위권 드라이버는 결선에 참가할 수 없게 된다. 다만 FIA(국제자동차연맹)는 107%를 넘어선 경우라도 예선 이전의 연습주행에서 충분히 납득할만한 기록을 선보인 드라이버에 한 해 예외적으로 본선 레이스 참가를 허용키로 했다. 예상치 못한 기상변화 등의 이유로 충분히 자격이 있는 드라이버가 억울하게 탈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 신기술 F-덕트와 더블 디퓨저의 폐지2010년을 풍미했던 F-덕트(Front-duct, F-duct) 기술이 2011년부터 금지된다. 2010년 맥라렌이 처음으로 탑재해 유행처럼 번진 이 기술은 뒷 날개로 흐르는 공기 흐름을 방해해 공기가 내리누르는 힘인 다운포스를 억제하는 기술이다. 특히 직선 구간에서 F-덕트를 활용하면 순간 속도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어 모든 팀들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또한 2009 시즌 처음 등장해 화제를 모은 더블 디퓨저도 폐지된다. 디퓨저(Diffuser)는 머신 바닥에서 뒷날개 아래로 흘러 나오는 공기흐름을 정리해 주는 장치다. 2009년 브라운 GP(현 메르세데스GP), 토요타, 윌리엄스가 이중 구조의 더블 디퓨저 디자인을 채택해 한 동안 불법 논란을 일으켰으나 FIA(국제자동차연맹)으로부터 최종적으로 합법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브라운GP는 이 기술에 힘입어 독주를 거듭하며 그 해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2010년에는 대부분 팀의 이 방식을 사용했다.

결국 2009~2010 시즌 등 최근 두 해 동안 F1을 뒤흔들던 신기술들을 모두 금지 시킨 셈이다.

■ 기어박스는 5경기 연속해 사용해야비용절감 방안의 하나로 추진된 기어박스 4경기 사용 규정이 더욱 강화된다. 올 시즌부터 1개의 기어박스를 5경기 연속해서 쓰지 못하는 드라이버에게 페널티가 부과된다. 페널티는 종전과 같이 다음 경기에서 출발 순위를 5그리드 하락시키는 방식이다. 따라서 머신의 내구성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각 팀의 신형 머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한편 2011시즌 F1은 오는 3월 13일 개막전인 바레인GP를 시작으로 총 9개월 간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특히 올 시즌은 인도GP가 새롭게 캘린더에 추가돼 총 20라운드의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 역사적인 F1 데뷔 무대를 치른 코리아GP는 제 17라운드로 열리며,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전남 영암의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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