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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 3.0 TDI의 무난한 외모, 야무진 기술

디젤엔진의 본산은 유럽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 받았던 디젤엔진을 오늘날 친환경 엔진의 위상으로 끌어올린 것이 유럽의 여러 메이커들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으로 놓고 본다면 내연기관중 디젤엔진 따라올 존재가 없다. LPG 엔진차가친환경차라는 발언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무식한 얘기일 뿐이다.가솔린도, LPG도 디젤에 필적하지 못한다.게다가 디젤엔진은 첨단기술의 세례를 받아 단점을 보완하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아우디가 주력 모델인 A6에 3.0 리터 디젤 엔진을 얹은 A6 3.0 TDI를 국내 출시했다. 터보 디젤 직분사 엔진으로 240마력, 51.0kgm의 힘을 내고 아우디의 자랑인 풀타임 사륜구동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된 새 모델이다.아우디가 새로 선보인 차 A6 3.0 TDI를 시승했다.

보수적인 디자인이다. 아우디는 전통적으로 그렇다. 디자인만으로 놓고 본다면 보수적이고 점잖다. 튀거나 강한 개성과는 거리가 있다. 그런 아우디가 유일하게 사치를 부리는 부분이 있다. 헤드램프다. 리어렘프에서부터 LED를 앞장서서 도입했던 아우디가 이제는 헤드램프 주변에 과감하게 LED를 적용했다. 드라이빙 램프로 LED를 적용한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드라이빙 램프가 적법하지 않다며 사용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최근 법규가 바뀌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헤드램프 아래로 LED 램프를 멋스럽게 배치해 드라이빙 램프로 사용하는 것이다. 램프로서의 기능도 기능이지만 우선 멋스럽다. 눈 화장을 섹시하게 하면서 훨씬 강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A6에서는 LED를 드라이빙 램프로 사용하지만 신형 A8에서는 드디어 헤드램프로도 LED를 본격 사용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LED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헤드램프의 새로운 시대를 아우디가 열고 있는 것이다. LED 램프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작동시간이 빠르고, 전력 소모량이 작다는 여러 장점이 있다. 전조등으로 필요한 만큼의 충분한 광량을 내지 못하는 문제도 이제는 해결된 셈이다.

측면 실루엣은 전통적인 세단의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 단정하고 보수적인 모습이다. 단단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도 튀지 않는 단정한 모습이 주는 느낌이다. 도어 손잡이는 그립 방식이 아니다. 고급차에 주로 적용되는 그립 핸들이 아닌 손을 아래에서 집어넣어서 잡아끄는 캐치 방식이다. 고급감은 조금 떨어진다.

인테리어는 충분히 고급스럽다. 조금 큰 듯 한 스티어링휠은 가죽으로 마감됐다. 실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짙은 색의 우드 장식이다. 도어패널과 대시보드, 센터페시아와 변속레버가 있는 부분에 고급스러운 나무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매우 고급스런 나무다. 나무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어 실감이 난다. 무늬만 나무인 다른 차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연친화적 느낌은 덤이다. 버튼 시동은 시동을 켜는 버튼과 끄는 버튼이 따로 배치됐다. 시동키를 돌려서도 시동을 걸 수 있으니 시동과 관련해서 모두 3개의 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잘 정돈된 계기판은 두 개의 원으로 구성됐다. 왼쪽에는 알피엠 게이지가 있다. 4,500부터 레드존이다. 우측에는 280km/h까지 표시된 속도계가 자리했다. 선루프는 버튼 한 번 조작으로 원하는 만큼 여닫을 수 있어서 좋다. 닫힐 때까지 손을 대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이 차에는 없다. 센터 페시아는 단출하다. 공조스위치 정도가 배치됐다. 그 위로 MMI 모니터, 그 아래로 변속레버가 배치됐다. 변속레버 주변으로 MMI 버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오디오, 내비게이션 버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차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버튼들이 있다. MMi 시스템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차를 세팅해 운전하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핸들에는 오디오 볼륨 스위치가 있다. 핸들을 쥔 채로 오디오를 조절할 수 있다. 패들 시프트는 없다. 핸들 가운데 음성인식 버튼이 있는데 국내에선 작동하지 않는다. 아무 기능이 없는 허당 버튼인 셈이다.

앞좌석 공간은 여유 있다. 머리 윗공간도 여유 있어 키 큰 사람도 충분한 공간을 누릴 수 있다. 뒷좌석은 센터 터널이 솟아올랐다. 콰트로 시스템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때문에 뒷좌석은 좁다. 불편함을 감수할 수박에 없다.

시동을 걸고 도로 위로 시승차를 올려 본격 시승에 나섰다. 3.0 디젤 직분사 엔진은 터보를 얹어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51.1kgm의 성능을 보인다.연비는 11/1km/L 수준이다. 조금 더 연비가 좋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연비를 좋게하려고콰트로 시스템과 프리미엄급 차에 걸맞는 여러 편의장치들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냥 이 수준의 연비로도 만족할 수 있다.

크루즈컨트롤 시스템을 이용해천천히 속도를 올려 시속 100km에 맞췄다. 알피엠은 1,600에 머문다. 낮다. 엔진의 힘이 충분해서 굳이 높은 알피엠이 아니어도 시속 100을 커버한다. 일반적으로 이 속도에서는 2,000rpm을 가리키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편이다. 메이커가 발표한 이 차의 최고시속은 250km다. 하지만 속도를 올려 200km를 넘나드는 속도에서 그 이상 가속하기는 쉽지 않았다. 엔진의 파워는 좀 더 긴 시간을 요구하고 도로 상황은 그런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시속 100km를 유지하며 기어를 낮췄다. 5단 2,000, 4단 2,600, 3단 3,500 알피엠을 각각 마크한다. 스포츠 모드로 바꿔도 알피엠은 높아지지 않고 D 일 때와 마찬가지 수준을 유지한다.

콰트로는 두 가지 확실한 장점을 보인다. 고속주행 안정성과 코너링이다. 시속 150km을 넘기는 빠른 속도에서도 차의 안정감이 뛰어나 가속하는 데 심리적 부담이 없다. 고속에서도 편안하게 차를 다룰 수 있다. 코너링 부담이 없다. 콰트로를 적용한 모델이라 확실히 코너에서 안정적이다. 네 바퀴가 고르게 구동하면서 코너에서의 한계속도가 높다. 어지간해서는 차가 힘들어하지 않는다.부드럽게, 하지만강하게 코너웍을 구사한다.해봐라 나는 버틴다는 것 같다. 안정감이 탁월했다.조금 과해도 차는 받아준다. 그러나 콰트로만 믿고 오버하면 안 된다. 운전자의 기량 안에서 코너를 즐기는 게 맞다. 안전, 안정장치들은 안전보조장치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궁극적으로 드라이버가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

부드럽지만 확실한 가속감이 돋보인다. 운전석에서 느끼기에는 속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것 같지 않는데 속도계를 보면 빠른 가속을 보인다. 체감속도와 실제 속도 사이의 편차가 제법 크다. 안정되고 편한, 그러나 힘찬 가속은 아우디 답다.아우디가 왜 프리미엄 브랜드로 대접받는지 알게된다.

편안하다. 조금 빠르게 달려도 편안한 느낌은 줄어들지 않는다. 시속 140km을 넘기면서 바람소리가 꽤 커진다. 윈드실드와 A필러에서 들리는 소리다. 하지만 그 정도로 속도를 높이지 않으면 훨씬 더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즐길 수 있다. 바람소리가 커지면서 엔진소리도 함께 커진다. 엔진소리보다 바람소리가 조금 더 크다. 엔진소리는 바닥에 깔리고 바람소리는 직접적으로 귀를 자극한다. 노면 잡소리, 돌 튀는 소리, 타이어 마찰음 등의 잡소리는 실내로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엔진은 디젤답지 않게 부드럽고 조용하다. 거의 디젤이나 가솔린이나 엔진 반응만으로는 구분하기 쉽지 않는 단계까지 와 있다. 시끄럽고 덜덜거리는 디젤엔진은 이제 보기 어렵다. 옛날 얘기다. 무난함 속에 숨어있는 야무진 기술이 돋보이는 차다. 대게의 아우디가 그렇다.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단정한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아우디만의 야무진 기술들이 드러나지 않게 숨겨져 있다. 그 야무진 기술들은 차가 달릴 때 각 부분에서 충실하게 그 역할을 해 내면서 차의 수준을 격상시킨다. 다른 차들과 달라보이지 않지만 달려보면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내실 있는 알찬 자동차를 만드는 게 아우디다. 오랜 시간 쌓아온 수준 높은 내공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보기보다 내실 있는 차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오종훈의 단도직입앞 도어를 열면 예리한 각이 드러난다. 뒤에서 달려오는 오토바이나 사람이 부딪힌다면 무척 위험해 보인다. B 필러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위해 이렇게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짐작이 되지만 그래도 자동차에서 예각은 피하는 게 맞다.변속레버는 가속할 때 떨린다. 가속을 할 때 손으로 만져보면 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디젤엔진의 진동을 느끼게 하는 가녀린 떨림이 온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반응이다.

가속성능을 테스트 했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을 반복하며 가속거리와 시간을 살폈다. 가장 좋은 기록은 7.24초, 118.58m였다. 메이커 공식 제로백 타임은 6.8초. 시속 200km까지도 어렵지 않게 도달했지만 속도가 높을수록 가속이 더뎌 메이커가 밝힌 최고속도 250km/h는 제원표 상의 숫자에 머물렀다. 제동성능은 2.88초, 39.22m 였다. 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한 결과다. 제동 반응이 빠른 편이고 길이도 짧다. 확실한 제동성능을 보였다.

사진 / 이승용 www.cameraeyes.co.kr 박인범 (LIZ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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