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센트의 가격은 얼마일까. 가격은 정말 미정일까. 아니면 너무 비싸 발표를 미룬 것일까.

현대차가 가격을 밝히지 않은 채엑센트를 발표했다. 1.6 GDI 엔진에 6단 변속기를 얹었고 6개의 에어백에 동급 최강을 외치며 엑센트를 내놨다. 하지만 기자단을 초청해 신차 설명회를 연 2일에도 현대차는 이 차의 가격을 발표하지 않았다. 가격을 알려달라는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현대차는 가격을 말하는 대신 “좋은 가격을 내놓기 위해 마지막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으로 피해 갔다. 이 때문에 2일 모든 언론에는 엑센트의 가격을 빼고 신차 출시 소식이 나갔다.

현대차의 이 같은 행태는 문제다. 신차를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가격을 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가격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신차 발표를 미루는 게 순리다.

현대차 관계자는 “재경 부문에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내수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감안해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데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 하지만 궁색한 변명이다. 엑센트는 이미 중국에서 먼저 발표돼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 설명대로라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종합적인 가격 판단은 이미 그때 끝냈어야 한다.

가격이 미정인가, 아니면 가격은 정해졌는데 발표를 못하는 것인가. 소형차 답지 않게 고급 편의사양과 안전장치들을 대거 장착한 것을 보면 가격 인상요인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개의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엑티브 에코 시스템,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섀시통합제어시스템, 음성인식 핸즈프리, 하이패스 시스템, 자외선 차단 전면 유리 등 호화 장비로 무장한 엑센트인만큼 가격도 적지않게 비싸졌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결국 현대차가 신차를 내놓으면서 가격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비싼 가격을 숨기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성능, 편의장치, 안전장치 등 좋아졌다는 평가가 가격 때문에 가려지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가격 발표를 뒤로 미뤘다는 의혹이다. 차 좋다는 칭찬먼저 받고 비싼 가격을 지적하는 매는 나중에 따로 맞겠다는 것일까.

엑센트의 전신인 베르나는 가솔린 모델이 1,093만원(1.4 DOHC)부터 1,395만원(1.6 VVGT)에 팔리고 있다. 현대차가 엑센트 가격을 어느 선에서 결정할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도대체 엑센트 가격은 얼마일까.차후 발표될 엑센트의 가격이 모든 것을 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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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