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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미덕을 벗어버린 이단아 LS 460 스포츠

렉서스가 LS 400스포츠와 IS F를 내놓고 모처럼 만의 활기를 보이고 있다.

두 차는 그동안 알려진 렉서스와는 다른, 강한 성능과 다이내믹함을 강조하는 성격을 가진 차. ‘렉서스 네버 익스피리언스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행사를 한 이유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렉서스를 타보는 시승회가 강원도 태백에서 열렸다.

리콜 사태가 터지며 일 년 여 동안 숨을 죽여 왔던 토요타가 다시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은 행사였다.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은 IS F였다. 하지만 LS 460스포츠 역시 기존 LS와는 또 다른 색다른 느낌을 주면서 참가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LS 460은 렉서스의 대표 모델로 가장 렉서스다운 모델이다. 이런 프리미엄 세단을 스포츠 버전으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프런트 범퍼의 아랫부분에 공기의 흐름을 잡아주는 스포일러가 더해졌고 19인치 BBS 단조휠이 적용됐다. 리어범퍼 형상에 변화를 줬고 리어 범퍼 스포일러도 적용했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스포츠 그릴로 바꿨다. 촘촘하게 짜인 그물처럼 만들어진 그릴은 또 다른 인상을 풍겼다.

단조 휠은 각 바퀴당 12kg의 무게를 줄였다고 한다. 네 개의 바퀴에 스페어타이어까지 하면 무려 60kg의 감량효과가 생긴다. 휠과 타이어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스펜션의 스프링 아래쪽의 하중을 줄이면 다른 부분에서 감량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얻는다.

패들 시프트가 적용된 핸들, 그리고 버킷 시트의 형상을 도입한 시트도 이전의 LS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저 편안하고 안락한, 그래서 다소 나른한 느낌이었던 LS가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팽팽한 느낌을 주고 있다.

8단 변속기는 D모드와 더불어 수동변속이 가능한 M 모드를 갖췄다. M모드에서는 8단 변속기의 6단 까지만 사용한다. 자동으로 시프트 업도 일어나지 않는다. 운전자가 직접 조작해야 변속이 완료된다. 훨씬 파워풀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 버전의 특성에 맞게 강성을 높인 스테빌라이저바를 앞뒤로 적용해 차의 흔들림을 줄였다. 에어서스펜션은 롤링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도록 튜닝을 통해 훨씬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V8 4.6 엔진은 듀얼 분사방식이다. 직분사와 포트 분사 두 방식을 모두 쓰는 것. 공회전과 가속할 때에는 직분사를 이용하고 평소 주행할 때에는 직분사와 포트 분사를 모두 이용한다. 연비와 성능, 배기가스를 모두 고려한 선택이다.

브레이크는 19인치 로터와 6 피스톤 캘리퍼가 사용됐다. 캘리퍼와 로터 및 패드 등 브레이크의 중요 부품은 브레이크의 명가 브렘보와 공동 제작했다.

스포츠 버전으로 만들어진 LS 세단은 확실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태백 서킷을 달리는 데 단단한 하체로 직선로는 물론 코너에서도 물렁거리지 않는 야무진 성능을 맛 볼 수 있었다. 부드럽고 고급스러우면서 스포츠카처럼 잘 달리는 이 차가 렉서스 LS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직선로 끝에서 헤어핀 코스를 빠져 나올 땐 짜릿했다. 순간적인 브레이크에 차체는 빠르게 속도를 줄였지만 앞이 콱 숙여지거나 좌우로 물렁거리는 느낌이 없다. 단단한 하체가 야무지게 코너를 공략했다. 이전의 LS가 아니었다.

소리도 의외다. 렉서스하면 LS, LS하면 조용함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조용한 렉서스 이미지를 완성한 차가 바로 LS다. 그런 LS가 스포츠 버전에서는 제 소리를 내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입을 꼭 다물었던 모습을 벗어버렸다. 마스크도 벗었고 적당히 입을 열고 힘 있는 소리도 토해낸다. 조용한 렉서스만 알던 입장에선 혼란스럽기도 하겠다. 어쨌든 조금 더 시끄러워진 렉서스 LS 460 스포츠는 여전히, 혹은 조금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문제는 소리다. 그리고 소비자의 의식이다. 혹은 차를 만드는 철학일 수도 있다. 렉서스의 조용함이 돌연 깨지고 적당히 소리를 토해내는 돌연변이가 나온 것이다. 조용하고 편안한 렉서스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 차는 낯선 존재다. LS 460 스포츠처럼 다이내믹한 차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렉서스는 그리 호감가는 브랜드가 아니다. 차의 성격과 브랜드의 성격이 부딪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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