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

외유내강, 인피니티 M37

인피니티 M37을 탔다. 유난히 더웠고, 그래서 힘겨웠던 어느 여름날, M을 타고 달렸다. 올 뉴 인피니티 M은 인피니티가 중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야심적으로 던진 승부수다. BMW 5 시리즈, 아우디 A6, 벤츠 E 클래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모델이다.

M에는 3개 모델이 있다. M37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그리고 M56스포츠 모델이 있다. 시승차는 37 프리미엄. 뒷좌석 파워 시트, 선바이저 등 리어시트 패키지가 더해진 모델.인피니티는 선이 예쁘다. 유려하게 흐르는 보디 라인이 품격있게 느껴지는 것은 절제 때문이다. 선의 흐름을 여기저기 마구 사용한 게 아니라 필요한 곳에 딱 필요한 만큼 사용해서 훨씬 더 아름답다. 인피니티의 컨셉트 카 에센스가 그랬다. 인피니티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는 컨셉트카다. M에도 에센스의 디자인 요소가 반영됐다. 실루엣과 라인이 살아있는 디자인이다. 물이 흐르는, 바람이 날리는 듯 부드러운 실루엣이다.

이전보다 넓고 길어졌다. 실내 공간을 좀 더 여유있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보기에도 좀 더 당당한 모습을 가졌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도 수준급이다. 선의 과용을 피해 복잡함을 덜어냈다.

운전석에서는 프리미엄 세단이 주는 고급감을 몸이 느낀다. 고급 가구로 꾸며진 응접실에 들어온 느낌. 이런 분위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약간의 위압감을 주는 그런 분위기다.

핸들은 큰 듯하다. 스티어맇 휠을 완전히 감으면 3.3회전 한다. 여유 있는 조향비다. 에코 드라이브 모드도 있다. 이를 세팅을 하면 차를 경제적으로 운전할 수 있게 안내한다.

계기판은 한 눈에 보기 편한 흑백컬러여서 보는데 부담이 없다. 정보 양도 많지 않아서 좋다. 심플해서 좋다.

센터페시아는 가운데가 돌출돼 있어 가구같은 느낌이다.

핸들에 달린 패들 시프트는 없고 크루즈컨트롤 시스템이 자리했다. 스마트 크루즈는 M56에 있다.

주차장에서의 탐색전을 끝냈다. 다음은 도로 주행.

조용하다. 프리미엄 세단답다. 시속 100km에서 2000rpm이다. 무난한 세팅이다. 시멘트 도로를 달리는 데 약간의 노면 공진음이 들어오지만 아프팔트에서는 훨씬 조용하다. 바람소리보다 타이어 공진음이 좀 더 크다.

속도를 높이면 바람소리가 점차 증가한다. 시속 100km에서는 여유있게 순항하는 느낌이다. 드라이브 셀렉트 모드는 서스펜션과 승차감, 주행상태를 조절하는 장치다. 에코모드로 하면 경제운전에 도움이 된다. 스탠다드는 일상 주행시 사용되고 스포츠 모드는 서스펜션이 딱딱해지고 차의 반응이 예민해진다. 잘 달릴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다.

가속페달을 깊지 않게 살짝만 밟아도 시속 100km를 여유 있게 터치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반응이 즉각적이다. 소리도 인상적이다. 거칠지 않으면서도 굵은 바리톤 음색이 커지며 품격 있는 사운드를 낸다. 깡통소리와는 거리가 멀다. 잘 튜닝된 사운드다.

3.7 리터 엔진을 얹어 7,000rpm에서 333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5,200rpm에서 최대토크 37.0kg.m이 나온다. 실린더 내경보다 스트로크가 짧은 쇼트 스트로크 엔진이다. 고속형 엔진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달리는 느낌은 좋다. 속도감이 덜했다. 안정감 있고 편안하다. 코너도 부드럽게 돌아 나간다.

7단 변속기를 적용했다. 변속은 부드럽다. 시프트 다운을 하면 확실한 엔진브레이크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시프트 업도 변속충격 없이 부드럽다.

가속 페달에서 킥다운 버튼 느낌은 받지 못한다. 킥다운을 걸면 가속페달이 한 차례 걸렸다 넘어가는 느낌이 아니다. 아무 걸림 없이 바닥까지 눌린다.

시야는 최적이다. 앞 뒤 좌우 모두 시야를 가리는 게 없다. 숄더라인 낮고 옆창이 넓어 개방감도 크다.

일본 브랜드지만 인피니티는 일본에서 안팔린다. 미국에서 처음 판매했고 한국이 두 번째 시장이었다. 지금도 중국, 러시아, 유럽에서 팔리는 정도다. 인피니티를 접할 수 있다는 건 어떤 면에서 행복한 일이다. 타고 싶어도 못타는 나라가 많아서다.

인피니티는 닛산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브랜드다. 토요타와 렉서스의 차이 이상으로 닛산과 인피니티의 차이는 크고 확실하다. 고성능을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 인피니티라는 말 자체가 무한대, 무한질주를 의미한다. 이름에서 오는 뉘앙스 , 몸이 받는 즐거움, 인피니티는 이런 요소들을 충실하게 갖고 있다.

유럽 브랜드와 비교할 때 인피니티는 BMW와 흡사하다는 평이다. 막연히 편안함 만을 추구하는 프리미엄 세단이기보다 다이내믹, 퍼포먼스를 기본으로 가진 고급차이길 지향한다는 점에서 두 차가 비슷하다는 말은 옳다.

실제로 두 차를 비교해봐도 이를 알 수 있다. BMW 535i와 인피니티 M37을 비교시승하고 계측기를 이용해 성능을 살펴보면 시속 200km 까지의 가속곡선이 거의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다. 시속 200km 가까운 고속주행에서 안정감이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이를 제외하면 인피니티 M은 독일 프리미엄 세단에 비해서 결코 뒤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시트는 여유 있게 몸을 받친다. 체형이 비해 큰 듯 하다. 시트에는 차가운 바람이 흘러 더 좋다. 여름철에 확실하게 반가운 장치다. 쾌적하게 몸을 의지할 수 있다. 땀 많이 흘리는 이들에겐 더 없이 좋은 옵션이다.

차가 다이내믹하게 달리면서도 힘 있다기 보다는 순항하는 느낌이 크다. 편안하게 달리는 프리미엄 세단이다.

와인딩로드에서 엔진 브레이크가 확실함을 느꼈다. 시프트 다운하면 엔진 브레이크가 즉각 걸린다. 재미있다. 과속방지턱 쇼크는 한번의 흔들림으로 쇼크를 걸러낸다. 서스펜션이 잘 세팅된 것이다.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나다.

운행중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때 브레이크가 먼저 작동해 차의 속도를 줄이는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기능’도 확실하게 작동한다. 핸들을 주기적으로 흔들어 슬라럼을 했다. 춤을 추듯 차의 움직임이 차례로 턴을 해 나갈 때 확실하게 노면을 잡아쥐는 것을 느낀다. 미끄러지지 않는다. 부담없이 스티어링을 조작할 수 있는 여유 있는 느낌이다.

가속테스트를 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까지 도달시간은 6.75초, 거리는 108.18m가 걸렸다. 시속 200km 도달 시간은 23.81초, 거리는 855.44m였다.

제동테스트를 위해 시속 100km 에서 급제동을 했다. 정지 시간은 2.94초, 정지거리는 40.69m 였다. 급제동을 하면 안전띠가 작용해 운전자 몸을 잡아준다. D에서 100km/h일때 rpm은 2000이다.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 7단에서 2000, 6단 2100, 5단 2500 4단 3500, 3단 5000rpm을 각각 마크했다.

수동 모드를 택하면 rpm이 레드존을 넘어도 강제변속은 일어나지 않는다. 운전자가 허락해야 변속이 이뤄진다. 1단 60, 2단 100, 3단 150에서 각각 7500rpm 레드존에 진입한다.

개인적으로는 강제변속이 안되는 게 좋다. 높은 알피엠을 유지하고 싶은데 시프트업이 일어나며 알피엠이 떨어지면 김이 샌다. 내 의지가 무시되는 것 같아 별로다. 내 마음대로운전하고 싶을 땐 강제변속이 안되는 게 좋다. M37이 점수를 따는 이유다.

급 가속을 해도 헛바퀴는 안돈다. 구동력 제어가 확실하게 이뤄진다. D에서 가속하면 40, 70, 120, 180km/h에서 빠르게 시프트 업이 일어난다. 200까지도 거침없는 가속 이뤄진다. 200km/h에 이르면서 흔들리는 느낌이 전해진다. 안정감이 흐트러지는 것이다. 그 이전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 바람소리도 조금 커진다.

매력적인 차다. 프리미엄 세단의 호화로움, 고급스러움에더해 인피니티의 DNA 다이내믹함, 운전하는 즐거움 편한 승차감까지 두루 갖췄다. 부드럽고 유려한 디자인에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능은 그야 말로 외유내강이다. 쉽지 않는 문제들을 잘 풀어냈다. 매력 있고 재미 있다. 6,290만원. 스탠다드를 택하면 5,950만원이다. M56은 8,460만원. 가격 경쟁력도 좋다. 구매 리스트에 올려도 좋겠다. M의 변신이 성공했음을 예감하는 시승이었다.

오종훈의 단도직입핸들은 조금 작아도 좋겠다. 핸들이 크면 승차감을 좋게하는 데 유리한 면이 없지 않지만 다이내믹한 인피니티 M37에는 조금 더 작은 핸들이 어울리겠다. 지붕 틈새 마감에도 신경을 써야겠다.지붕과 윈드실드 사이에 틈새가 벌어져 있다. 프리미엄 세단은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제대로 써야 한다. 고급스러운 프리미엄 세단으로 만들어 놓고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점수를 깎이면 안타까운 일이다.

 

All-new Infiniti M

3.7

5.6

크기·중량

전장 (mm)

4,945

전폭 (mm)

1,845

전고 (mm)

1,500

축거 (mm)

2,900

윤거 (mm)

전륜

1,575

후륜

1,570

최저지상고(mm)

135

공차중량 (kg)

1,775

1,895

트렁크 용량 (ℓ)

422

연료탱크 용량 (ℓ)

75.6

승차정원 (명)

5

엔진

엔진형식

V6 DOHC VQ37

V8 DOHC VK56

총배기량 (cc)

3,696

5,552

최고출력(ps/rpm)

ps

333

415

rpm

7,000

6,000

최대토크(kg·m/rpm)

kg·m

37

57

rpm

5,200

4,400

보어×스트로크 (mm)

보어

95.5

98

스트로크

86

92

압축비

11

11.5

0 –> 100km 가속 (초)

N/A

N/A

사용연료

고급무연휘발유

표준연비 (km/ℓ)

9.5

8.2

CO2 배출량 (g/km)

247

285

변속기

변속기 종류

7단 AT

굴림방식

FR

FR

기어비

4.7831

4.7831

3.1026

3.1026

1.9842

1.9842

1.3714

1.3714

1.0000

1.0000

0.8708

0.8708

0.4459

0.7759

3.8588

3.8588

최종감속비 (:1)

3.357

2.611

섀시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

더블 위시본

멀티 링크

멀티 링크

브레이크

전륜

벤티드 디스크

벤티드 디스크

후륜

벤티드 디스크

벤티드 디스크

타이어

P245/50R18

245/40R20

현재 가격(VAT 포함)

Standard: 5,950만 원

Premium: 6,290만 원

Sports: 8,460만 원

시승/글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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