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백은 호주 영어다. 미지의 세계 , 알려지지 않는 땅, 야생, 오지를 뜻하는 말이다. 스바루가 만드는 SUV의 이름이기도 하다. 차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담은 이름이다. 그동안 한국시장에는알려지지 않았던 스바루는 우리에게 ‘아웃백’이었던 셈이다. 아웃백은 1995년 출시한 스바루의 대표적인 SUV 모델로 98년 2세대, 2003년 3세대에 이어 2009년 4세대 모델로 이어지고 있다.
2.5 SOHC 엔진과 3.6 DOHC 모델중 3.6을 시승차로 골랐다.

아웃백은 전형적인 SUV의 디자인이다. 넉넉한 트렁크, 높은 차체, 루프랙 등 SUV의 특징을 두루 갖춘 모습이다. 높이가 1669mm, SUV 치고는 그리 높지 않다. 정면에서 보면 엠블럼 아래로 3개의 선을 배치했고 범퍼 중앙의 언더커버가 SUV 다운 강인한 모습을 만들고 있다.

옆선은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쏠리는 다이내믹한 라인 대신 다이내믹하다기 보다 평상심을 유지하는 평범한 모습이다. 사이드 윈도 프레임 라인은 뒤로 갈수록 좁아진다. 휠 하우스 주변을 볼륨감 있게 처리한 부분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 안쪽에 자리한 17인치 타이어는 조금 커도 좋겠다.

뒷모습에는 차 이름 브랜드 이름 등이 있고 두 개의 머플러가 범퍼 아래 보일 듯 말듯 숨겨져 있다. 뒷좌석은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좀 더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인테리어는 제법 신경 써서 꾸미고 있다. 핸들에는 가죽과 우드, 크롬 재질 등이 모두 사용됐다. 고급스럽게 만들려는 의도가 읽히는 핸들이다. 센터페시아 배치는 포레스터, 레거시와 비슷하다. 단출하다. 금속 재질을 사용해서 샤프하면서도 차가운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선루프는 한 번에 작동할 수 있어서 좋다. 지붕이 열리는 동안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버튼을 한 번 누르고 나면 스르르 지붕이 끝까지 열린다.

공간은 넉넉하다. 뒷좌석도 앞좌석도 머리 위도 충분히 여유 있다. 공간의 제약, 불편함은 없다. 뒷좌석 가운데는 플로어가 솟아올랐다. 불편함을 피할 수 없다. 뒤 차축으로 가는 드라이브 샤프트 때문에 생기는 센터터널이다.

수평대향엔진과 대칭형 사륜구동 시스템은 스바루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술이다. 스바루의 DNA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수평대향 엔진은 박서엔진으로 불린다. 권투선수들이 잽을 주고받듯이 움직인다고 해서 붙인 별칭이다. 책 한권 정도의 볼륨을 가진 엔진을 차 바닥에 깔아서 무게 중심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스톤이 상호간 충격을 상쇄해 진동에도 강한 특징을 갖는 엔진이다. 단점도 있다. 수평으로 늘 누워있는 엔진이라 엔진 오일이 윗부분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냉각 효율도 떨어지고 실린더 마모도 아랫부분에 치우친다는 등의 단점이 있다.

사륜구동 기술은 차의 성능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낸다. 네 개의 바퀴가 모두 구동력을 확보해 달리기 때문에 고속 주행할 때 단단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성능을 보인다. 코너링에서도 두 바퀴 굴림과는 확연히 다른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단점도 있다. 연비다. 네 바퀴 모두에 동력을 전달하기 위한 부품이 필요해 그만 큼 무겁고 동력전달과정에서 사라지는 동력도 꽤 된다. 그래서 이 차의 연비는 4등급이다.

차는 높지만 운전석은 낮게 배치했다. 문을 열고 엉덩이를 들이밀면 그 아래에 시트가 있다. 운전석 시트로만 보면 올라타는 SUV가 아니라 내려앉는 SUV다. 그래서일까. 차에 파묻히는 느낌과 더불어 무게중심이 밑으로 깔려있다는 느낌이 온다.

가속이 부담 없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의 속력이 별다른 저항 없이 급상승한다. 시트가 몸을 미는 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요란한 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다. 적당히 귀를 자극하는 괜찮은 소리가 들린다. 차체의 반응도 얌전한 편이다.

시속 80km에서 노면 타이어 마찰음 정도가 잔잔하게 들린다. 엔진소리는 들리는 듯 마는 듯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바람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편안하게 주행하기에 딱 좋은 속도다.

속도를 높였다. 무게 중심이 아래로 몰려 있어 운전자의 몸이 느끼는 차체의 흔들림이 훨씬 덜하다. 140전후 속도에서 바람소리가 제법 들린다. 차체의 높이가 있다 보니 조용하기는 힘들다. 고속에서 공기와 닿는 단면적이 넓어 바람소리를 피할 수는 없다.

가속을 하면 엔진소리가 듣기 좋게 들린다. 소리와 속도가 함께 올라간다. 소리만 먼저 앞서가는 ‘뻥카’가 아니다. 지체 없는 가속반응이 재미있다.

고속주행을 하게 되면 엔진소리와 바람소리가 함께 귀를 때린다. 엔진소리는 듣기 좋게 튜닝 했다. 고속에서도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으면 즉시 반응하며 소리와 속도를 높인다. 넘치는 힘은 아니다. 남지도 않는다. 저스트 파워로 고속주행을 이어가는 느낌이 딱 좋다.

계기판으로는 200을 넘기지만 GPS를 이용하는 내비게이션은 184km/h에서 가속은 끊긴다. 더 이상 가속은 어려웠다. 한계속도까지는 거침없이 속도를 높인다. 충실한 성능이다. 억지로 최대 속도를 높여잡는게 아니라 실용주행 영역에서 충분한 성능을 보이게 만들었다. 합리적이다. 억지를 부리지 않는 다는 점에서 그렇다.

패들시프트는 편하게 작동한다. 왼쪽은 다운 오른쪽은 업이다. 변속레버로는 수동변속이 안 된다. 수동변속은 패들시프트로만 해야 한다.

2.5에는 무단변속기, 3.6에는 5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무단변속기는 엔진 출력이 커지면 감당하기 힘들다. 고출력 엔진에는 무단변속기가 맞지 않아 5단 변속기가 3.6 엔진에 올라갔다. 변속은 부드럽다. 덜컥거림이 없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변속이다.

슬라럼을 해도 부담이 없다. 턴이 일어날 때 차체의 반응이 안정적이고 가볍다. 힘들어 하거나 피로해하지 않는다.

코너링을 강하게 하면 타이어가 비명을 지른다. 브리지스톤 225/50R17 사이즈의 타이어는 엄살이 심했다. 하지만 차체는 부담 없이 가뿐하게 코너를 돌아나간다. 아무래도 차의 거동이 불안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데 차가 안정적으로 잘 움직이면 운전자도 자신감을 갖게 된다.

시속 100km에서 알피엠은 1900이다. 필요한 구간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힘을 언제든지 발휘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한 만큼이 힘을 정확하게 끌어내는 저스트 파워에 가깝다. 무한성능보다 생활 속에서의 실질적인 성능을 추구하는 SUV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억지스럽지 않고 안정감 있게 달리는 맛이 돋보인다.

아웃백으로 떠날 만반의 준비를 갖춘 차가 바로 아웃백이다. 물론 도회지에서도 부족함 없는 차다. 안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웃백은 2009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서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별 다섯을 받았다. 최고의 안전 수준을 확보했다는 말이다. 스바루의 다른 모델들 역시 충돌 테스트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스바루가 안전에는 꽤 신경쓰고 있음을 이 같은 결과들이 말해준다.

오종훈의 단도직입뒷좌석 가운데 센터 터널이 솟아 있다. 저중심 설계를 위해 차체를 낮추다보니 센터 터널을 숨기지 못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센터터널로 인해 뒷좌석 가운데 자리는 불편해졌다. 마무리도 아쉽다. 지붕과 윈드실드 만나는 지점이 들떠 있다. 좀 더 세심하고 정성스러운 마무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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